김인경(Kim In-Kyung)

1953년08월24일 출생

서울에서 활동

작가 프로필 이미지

소개말

조각가 김인경은 그의 외모에서 풍기는 맛 그대로 세련된 언어나 깔끔한 사치와는 거리가 멀다. 날카로운 예기로 주변을 긴장시키거나 무서운 테크닉을 자랑하는 성격 또한 아니다. 그렇다고 그에게 섬세한 감성이나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얘기는 물론 아니다. 오히려 그는 누구보다도 침착한 표현과 그 밀도를 추구하는 바탕 좋은 감각의 작가라고 해야 옳을 것이 다. 언제부터인가 김인경은 참선을 공부하고 있었다. 그냥 해보는 정도가 아니라 그 자신을 몰이하는 수준을 넘어서 거의 도에 가까운 사유를 획득하려했던 것이다. 그의 참선공부가 조각과 어떻게 구체적으로 연결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나도 아는 바가 없다. 그러나 최 근에 이르러서 그 동안의 작품에서 발견되곤 했던 장식적인 요소들이 과감하게 버려지고 있 다는 점만은 주목해야 할 일이다. 보다 단순해진 형태와 함께 보여주는 매스의 충실한 용적 은 김인경의 변화를 예고해주고 있다고나 할까? 전혀 자잘한 취미하고는 거리가 먼 삶의 방 식을 가누고 지켜온 그로서는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김인경은 그의 작품을 통해 조형에 대한 의지가 정면돌파 외에는 다른 길이 없는 참선공 부처럼, 아니 그 수준을 넘어서서 스스로 자유로운 조각언어를 구사하고자 노력한다.

<b>말라버린 나뭇잎이...</b>
말라버린 나뭇잎이 차가운 바람에 쓸려 다니니
모두다 떠나는 계절인가, 삼라만상이 그대로 다 반듯한 것을
무엇을 찾아 꾸미고 떠돌면서 바람없는 파도를 일으키며 살아왔는지.
어머니의 죽음 앞에선 애처로이 울부짖는 한 마리 어린 송아지가 되고
친구를 산에 묻으면서 가득차 넘치는 슬픔 그것이 되고
새 자전거를 타며 즐거워 웃는 어린 딸자식 앞에서는
어느새 환한 한송이 꽃이 되는데--

돌아눕는 내머리 맡에 주춤거리며 다가와
친구야 네가 날보고 뭐라 하느냐
본래 가고 옴은 없는 것
자 받아라. 日日是好日, 日日是好日--

산이 깊은 것 같아도 한꺼풀 벗기면 붉은 흙무더기일 뿐일세.
갈가마귀 몇 마리 잿빛 허공을 쏘아보고
산은 마른 낙엽을 덮고 누워 깊은 잠에 들었다.
작가노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