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정(lee hoon jeoung)

1950 남원 출생

남원, 서울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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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말

어떤 시인은 ‘대지는 가슴뿐인 신체’라고 했다. 대지는 ‘헤아릴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돌출부와 모난 부분이 다 마모되어 한 덩어리의 둥근 가슴만 남은 것’이라고 했다. 어쩌면 세월에 씻기고 깎여 엇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네의 자화상도 그것과 닮아가고 있는 것이리라.
시골에 살자면 자연스럽게 계절의 변화에 따른 식물들의 생장과정들을 이해하는 계기를 얻게 된다. 촌가와 나무와 들꽂을 계절의 변화를 통해 예전에는 하찮아 보였던 미물들이 시간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정서적인 충만감을 얻을 수 있어 좋다. 자연적 생명력에 심취하고 교감하면서 계절의 순리를 따르는 생명력의 에너지 앞에서 비로소 나 자신도 그 흐름속의 일부분으로 살아가고 있었음을 지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금을 막론하고 자연의 원초적 에너지와의 소통으로 감응하고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은 대상을 물질성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력의 생성을 좌우하는 근원적 원리를 찾아가고자 사물을 큰 덩어리로 거칠게 요동치게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