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민선(HaeMinSun Lee)

1977 출생

서울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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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말

서울에서 경기도로 빠져나가는 고속도로는 산업화의 공간적 타임라인 같다.
그 동안의 작업들은 이 궤적과 변화를 함께 한다.
강남역의 빌딩들을 거쳐서 양재역을 빠져 나와 고속도로를 타기시작 하면서 보이는 건설현장들은 좀 전 강남역의 그 견고한 빌딩들이 옷을 하나씩 벗듯이 속살을 드러내는듯하다 . 마치 하나의 타임라인이 작동하듯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처럼. 부서지고 다시 중력을 거스르며 높이 쌓아지고 다시 무너뜨리고 이러한 풍경은 ‘건축도면 ’ 이 움직이는 도시의 생명체처럼 보이기 시작했다(작업2001-2007). 고속도로 가림 막이 시야를 끊임없이 꼴라주 하면서 서울을 어느 정도 빠져나오면 사이사이로 건축물들은 점차 왜소해지고 정체 모를 더미들 과 황량한 땅들이 펼쳐진다. 이제야 드러내는 민 낯 처럼. 그 흙더미 사이사이로 배치된 기계들이 보이는데 마치 나무들과 흙더미들을 계속 ‘자연’ 일 수 있도록 유지시켜주는 ‘장치’와도 같았다 ( 장면 패키지 2008, 기계와 기예 2009 ). 그 안에는 종종 누군가의 개인적인 물품이 풍경의 어느 한 자락에 꽂혀져 있거나 동여매어져 있다. 예를 들면 황량한 흙 밭에 빨간 고무대야와 훌라후프 또는 입던 옷가지와 아이스 바를 먹고 남은 나무 막대기가 어느 나무줄기와 함께 묶여져 있거나 하는 방식이다(직립식물 2010 ,2011 )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경기도 소도시에 들어설 때쯤 버스가 정차하는 정류장에 따라 속도에 따라 방향에 따라 그 흙더미들은 멀리서 또 아주 가까이에서 정지하며 또 스치며 여러 각도로 ‘관람’하게 된다. 그 중 한 정류장은 바로 팔만 뻗으면 닿을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잘려진 산 단면이 정면으로 온 시야를 덮는다 .이젠 내장을 깡그리 드러낸 것이다. ( 물과 밥 2012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