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3

2015.01.21 ▶ 2015.03.15

갤러리 학고재

서울 종로구 삼청로 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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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5-01-21 1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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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준

    W3 64 monitors, Dimensions variable with specific installations,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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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준

    Charlotte Mixed Media, 236x180x38cm,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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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준

    Nostalgia is an Extended Feedback 165x78.74x34cm, 1991

  • Press Release

    백남준을 상하이에서 만나다.
    1959년 '존 케이지에게 보내는 경의(Hommage a John Cage)'에서 피아노를 부수는 백남준의 퍼포먼스는 본격적인 작가로서 백남준의 첫 무대였을 뿐 만 아니라, 서구 예술계의 매너리즘과 오만을 질타하는 중요한 퍼포먼스였다. 백남준이 활발하게 참여한 플럭서스(Fluxus)의 전성기는 1963년에서 1972년 사이에 걸쳐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 시기의 한가운데 1968혁명이 놓여 있다는 점이다. 백남준은 1917년의 러시아 혁명이 '전기화(electrification)'를 의미한다면 1968 혁명은 '전자화(electrofication)'을 의미한다고 단언한다. 백남준에게 있어서 전기 시대가 결국은 빅브라더의 지배로 귀결된다면 전자시대는 그에 대항하는 다중의 비결정적이고 자율적인 저항과 희망을 상징한다. 1984년에 전 세계에 위성 중계된 '굿모닝 미스터 오웰(Good Morning Mr. Orwell)'은 빅브라더가 미디어를 통해 인류를 감시하고 통제한다는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암울한 예견이 '절반만 맞았고' 기술의 진보가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을 열어줄 것이라는 백남준의 절박한 믿음을 잘 보여준다.

    정치-사회-문화적 연대를 통해 마르크스주의적 대안 조직을 꿈꾼 플럭서스의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백남준이 이 '전자시대'의 특징인 변동성과 비결정성의 개념을 받아들이고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동양의 샤머니즘과 선불교(Zen Buddhism)의 영향이 매우 컸다. 백남준에게 있어 선(Zen)은 무엇보다도 상대적인 것을 절대적인 것으로 체험하는 것, 현재를 유토피아로서 체험하는 것이다. 그것은 반(反)아방가르드적이며 반경제적이고 반기독교적이다. 하지만 이 반아방가르드적인 정신이 백남준에서는 아방가르드의 동력으로 기능한다. 이 동력을 토대로 백남준은 서구의 매너리즘과 오만과 대항하고 넘어설 수 있었다. 동양 사상을 통해 아방가르드를 느림과 결합시킬 수 있었고, 기술주의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기술의 인간화를 추구했고, '기술에 대항하는 기술로서의 예술'을 자신의 미학적 과제로 설정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 나온 중요한 작품 중 하나가 W3이다. W3은 World Wide Web을 의미하는데 1974년 록펠러 재단(Rockefeller Foundation)에 제작 기금을 신청하고 무려 20년 후인 1994년에야 제작된 작품이다. 1974년에 이미 인터넷을 예상하고 '일렉트로닉 슈퍼 하이웨이(Electronic Super Highway)'라고 불렀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총 64대의 모니터로 구성된 이 작품은 백남준의 천재성과 그가 꿈꾼 미학 세계를 대변하는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작품에서 백남준은 동양 사상을 노버트 위너(Norbert Wiener, 1894-1964)의 '개연성이 높은 메시지(The more probable the message)', 맥루한(Marshall McLuhan, 1911-1980)의 '차가운 매체(Cool media)'와 결합시킨다. 개연성이 높은 메시지나 차가운 매체는 정보 전달량이 낮아 수신자의 참여도와 관람자에 의해 오히려 완성도가 높아지는데, 이것이 바로 그가 얘기한 비디오 예술의 '비결정론적 변동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백남준이 꿈꾼 미래의 미학은 창조자, 관람객, 비평가가 일체화되어 수많은 존재자들이 발산하는 다양한 정보들을 받아들이고 재조직하면서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다. 그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자유를 향한 사랑을 진전시키는 것'이다.

    1932년 한국에서 태어나서, 홍콩에서 고등학교(Royden School)를 마치고, 일본의 동경대학교에서 미술과 음악사를 전공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미술을, 뮌헨 대학교에서 음악사를 전공하고, 뉴욕에서 생활하며 작업한 백남준은 아시아-유럽-미국을 잇는 최초의 진정한 코스모폴리탄이었다. 유럽과 미국의 동료들은 그와의 협업을 통해 전후 유럽의 암울한 현재를 극복할 대안을 보았고, 자아도취에 빠진 동양의 옥시덴탈리스트(Occidentalist)들에겐 항구적인 자기반성의 척도가 되어왔다. 그것은 21세기인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거의 모든 비평가들이 백남준을 1960년대 이후 가장 도발적이고 혁신적인 작가라는데 동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나의 천박한 지식과 재주 없는 글이 부끄럽지만, 나 역시 그를 무한히 존경하는 많은 이들 중 하나일 뿐이다. 살아생전 백남준은 상하이 전시를 열망했으나 끝내 이루지 못 했다. 2006년 뉴욕에서 사망 후 그의 육신은 서울-뮌헨-뉴욕 세 곳에 나뉘어 안장되었다. ■ 윤재갑(하우 아트 미술관 관장)

    전시제목W3

    전시기간2015.01.21(수) - 2015.03.15(일)

    참여작가 백남준

    초대일시2015-01-21 16pm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월요일

    장르미디어와 공연예술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학고재 Gallery Hakgojae (서울 종로구 삼청로 48-4 )

    연락처02-720-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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