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정: 그 경계에서

2017.08.12 ▶ 2017.09.02

문화공간 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거로남6길 13 (화북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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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7년 08월 12일 토요일 03: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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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정

    정물화-안정화시키기 디지털 C 프린트, 76.2×114.3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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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정

    나와너의지점 흙, 나무, 가변크기,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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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정

    대피소 종이에 잉크, 가변크기,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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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정

    정물화-안정화시키기 혼합재료, 가변크기,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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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정

    아무 일도 없습니다 의자, 시트 커팅, 가변크기,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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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정

    정물화-안정화시키기 혼합재료, 가변크기,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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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정

    사다리 나무, 250×85cm, 2017

  • Press Release

    경계에서 질문하는 오브제들

    설치할 장소가 갖는 사회성, 역사성, 공간성 등을 고려해 작가가 미술 작품을 제작하고 설치할 경우, 우리는 그 작품을 장소특정적 미술이라고 한다. 장소가 갖는 맥락에 따라 작품이 제작되었기 때문에 장소특정적 미술은 설치된 장소를 떠나면 원래의 의미를 상실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작품의 이동을 ‘죽음’이라고 표현한다. 장소특정성의 개념에서 본다면 김서정은 자신의 작품을 장사지낸 셈이다. 군인들이 떠나 방치된 파주의 미군 부대 ‘캠프자이언트’에 몰래 들어가 설치했던 작품들, 제주도 위병소에 거의 매달 전시했던 작품들은 미군 부대와 위병소라는 특정한 장소가 갖는 의미 때문에 탄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작가의 의도에 따라 그 작품들은 버려졌다. 남은 건 컴퓨터 속 사진과 영상 파일이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전시되었던 작품들이 문화공간 양에 다시 설치되었다.

    문화공간 양에 설치된 작품들은 엄밀하게 말하면 미군 부대와 위병소의 작품과 같은 작품은 아니다. 이전 작품들은 이미 버려졌기 때문에 같은 작품이 설치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같은 행위가 반복되었다는 측면에서 같은 작품이다. 오늘날의 시대에 작품은 작품을 구성하는 물질보다 개념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질이 아닌 개념을 이동시킴으로써 누군가는 죽음으로 보는 작품의 이동이 김서정의 작품에서는 새로운 의미를 발생시킨다. 즉 작품이 새로운 장소에서도 장소특정성을 갖도록 만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어떤 장소든 사유지와 공유지로 나누고 사유지를 확장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자본주의 사회는 모든 공간을 동질화시킨다.

    “안녕, 자이언트”는 금지된 장소에서 진행되었다. 작가는 일종의 불법을 행했다. ‘너의 지점’에 ‘나의 지점’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또 다른 침입자에 의해 ‘나의 지점’은 ‘너의 지점’이 되었다. 나의 공간이라 믿고 안정을 추구했는데 갑작스러운 침입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불안정한 장소이기도 했다. 언제까지 침입자로 드나들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위병소미술관 프로젝트”는 곧 철거될 버려진 장소에서 진행되었다. 기능을 상실한 장소인 위병소는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장소였지만 누구도 찾지 않았던 장소였다. 그곳에서 작가는 또다시 ‘나의 지점’을 만들었으나 이번에는 네가 올 수 있도록 열어두었다. 그런데 방문객이 때로는 쓰레기를 버렸고 때로는 담배를 피웠다. 미군 부대와 위병소에서 작가가 동일하게 고민했던 부분은 안정과 불안정 그리고 그 경계에 관한 부분이었다.

    거로 마을에 있는 문화공간 양은 미군 부대와 위병소와 비교하면 안정화된 공간이다. 얼핏 생각하기에 이곳에서 미군 부대와 위병소에서 했던 고민을 이어갈 수 있는 지점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문화공간 양 역시 주변의 변화에 불안정해지고 있다. 거로 마을은 제주도의 전통적인 공동체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마을이었다. 제주도 공동체는 ‘나의 지점’과 ‘너의 지점’이라는 경계가 모호하다. 대문은 언제나 열려있고 사람이 집에 없어도 편하게 들어간다. 모든 곳이 ‘나와 너’가 함께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제주도가 점차 개발로 건물이 들어서면서 나와 네가 함께했던 공간이 나만의 공간으로 변해간다. 거로마을에서도 이제 대문을 잠그는 집이 늘어난다. 작품 ‘나와 너의 지점’에서 보여주듯 서로가 서로의 땅을 빼앗는 땅따먹기를 우리는 계속해간다.

    버러진 물건들이 서로 기대어 있다. 그러나 곧 쓰러질 것처럼 아슬아슬해 보인다. 이 작품의 제목은 ‘정물화-안정화시키기’다. 작가는 거로마을 주변을 돌아다니며 버려진 물건을 주워서 전시했다. 버려진 오브제는 새로운 상품을 소비하도록 부추기는 자본주의 사회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 시대의 욕망 그 자체다. 나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망이 가득하고, 그러한 욕망으로 공동체가 파괴되어 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작품의 오브제처럼 서로 아슬아슬하게 기대어 살아간다. ‘대피소’와 ‘아무 일도 없습니다’는 작가가 만들어 놓은 대피소다. 그런데 그 속에 들어가 보지만 어딘가 불편하다. 의자는 있지만, 너무 작거나 망가져 있어서 앉기 힘들다. 이 시대에서는 우리에게 주어진 안식처도 불안정할 따름이다. 전시된 오브제들은 우리에게 질문한다. 나와 네가 함께하는 지점을 만들 수는 없는지를 말이다.
    ■ 김연주(문화공간 양 기획자)

    전시제목김서정: 그 경계에서

    전시기간2017.08.12(토) - 2017.09.02(토)

    참여작가 김서정

    초대일시2017년 08월 12일 토요일 03:00pm

    관람시간12:00pm - 06:00pm

    휴관일일,월요일 휴관

    장르설치

    관람료무료

    장소문화공간 양 CULTURE SPACE YANG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거로남6길 13 (화북2동) )

    후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문화예술재단

    연락처064.755.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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