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설계

2017.09.21 ▶ 2017.10.19

스페이스 캔

서울 성북구 성북동 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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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7년 09월 21일 목요일 05: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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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포스터

  • Press Release

    《자연-스러운 설계》전시는 자연을 교묘하게 설계하는 인간의 행위에 대한 탐구로부터 시작된다. ‘자연’이라는 단어는 세상에 스스로 존재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자연스럽다’는 자생하는 자연의 속성에서 파생하여 억지로 꾸미지 아니하여 이상함이 없고 순리에 맞고 당연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 두 단어를 통해서 우리는 스스로 존재하는 자연의 법칙들을 선망해왔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은 자신만의 생명력을 지닌 자연을 영적대상으로 보고 끊임없이 이를 숭배하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투영해왔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오래 전부터 자연의 속성을 연구함으로서 법칙을 정의하려고 노력해왔다. 자연의 생명력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통제하려는 인간의 의도는 자연스럽게 자연에 개입하게 된다. 우리는 자연이 원형을 보존하고 있으며 종의 생명력을 확장해나간다고 믿지만 우리 주변의 자연은 인간에 의해 설계된 경우가 대다수임을 인지 못하고 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이로움과 이를 인간의 시각 안에 담아보려는 시도와 현상을 보여주게 될 이번 전시는 자연과 자연스러운 단어 사이의 간극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박물관의 아카이브부터 현대의 미생물 배양 방식까지 긴 역사동안 이어져온 자연에 대한 인간 탐구는 어떤 방식으로든 시각예술과 밀접한 관련을 맺어 왔다. 이렇게 자연을 선망하면서도 자연을 설계하고자하는 인간의 개입의 과정을 보여주게 될 이번 전시에는 김준, 김태연, 이소요 작가가 참여한다.

    ‘자연’이라는 단어 속에는 이미 인간의 시선이 내재되어있다. “자연은 위대하다” 혹은 “자연보다 뛰어난 예술가는 없다”와 같은 말은 자연이 인간을 넘어서는 대상이며 숭배의 영역임을 내포한다. 이러한 자연을 인간은 꾸준히 탐구하며 거리를 좁히고자하였다. 식물원의 조성부터 최근 유행하는 가드닝까지 자연친화적인 현상들이 그 예이다. 그러나 자연친화적인 현상을 만들기 위해서 인간은 자연을 통제한다. 자연을 선택할 때는 해당 자연이 공간과 목적에 부합해야한다. 예를 들어, 국가 홍보 행사에서는 국가의 이미지를 잘 드러내는 꽃을 선정해야한다. 두 번째는 자연이 시각적인 볼거리로서 기능해야한다는 것이다. 1851년 영국의 수정궁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서 열대식물 또한 중요 볼거리 중 하나로 이집트의 진귀함을 대변하였다. 세 번째는 자연물이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자리를 지켜야한다는 것이다. 식물원, 동물원 혹은 박물관은 각 자연물들을 한 자리에 고정시킨다.

    이러한 조건들을 보았을 때 우리가 자연을 가까이하며 자연친화적이라고 명명하는 행위들은 사실은 자연을 적극적으로 구상, 배열, 배치하는 등 인위적인 개입의 결과이다. 인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여러 목적 하에 품종을 개량해왔다. 따라서 자연이라는 명확한 영역이 존재하며 자연의 법칙 그대로 우리 곁에 가지고 온다는 점은 환상이다. 인간의 내부에 자연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배양할 대상을 선별하는 과정부터 그것을 구성, 배치, 분배하고 유통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자연의 형태에 개입한다. 이러한 행태들을 세심하고 교묘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우리는 우리가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도 쉽게 깨닫지 못한다. ‘자연’이라는 말의 명확한 실체가 없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고자하는 욕망이 시각예술에서 어떻게 나타나는가?

    1층에는 김태연 작가의 <가상 공간 1-3각>이 전시된다. 김태연 작가는 가상생명 이미지에 대해 탐구하며 회화와 조각으로 이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가상 공간 1-3각>은 자연생명과 인공생명의 경계에서 자연발생적 이미지의 기원을 찾고자 하는 작품이다. 우리가 자연발생적이라고 기대하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그것은 자연의 본래 형태인가? 작가는 홍차버섯 종균으로 생성되는 셀률로스 박테리아를 특정 형태의 이미지로 배양한다. 미생물이 자라는 환경을 인공적으로 조성하면 원하는 모양으로 배양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점을 이용하여 미생물이 자연 발생적인듯한 이미지의 형태로 자라게끔 형태를 구획하고 균을 배양해냈다. 이 구획된 이미지의 박테리아는 수조 내에서 다시 자신의 생명력을 통해 가상적인 형태에서 확장해나간다. 우리가 기대한 자연의 이미지를 설계하는 동시에 그로부터 자연스러움을 형성해나가는 박테리아를 보면서 ‘자연발생적’이미지의 애매모한 지점을 탐색할 수 있을 것이다.

    2층에는 이소요 작가의 <관상용선인장디자인>이 전시된다. 이소요 작가는 생물학적 유기체 혹은 ‘생명’을 지닌 대상을 미술의 매체로 사용하면서 이에 따르는 기술과 윤리 문제를 실험하는 미술가이자 독립연구자이다. <관상용선인장디자인>은 복잡한 교배와 접목재배 과정을 거쳐 개량된 한국의 컬러접목선인장에 대한 연구이다. 작가는 접목선인장의 역사, 기원, 전파 과정, 산업, 미학, 윤리 등을 폭넓게 조망하면서 접목선인장이라는 특정 자연물에 얼마나 많은 담론과 기제들이 얽혀있는지 글, 사진, 설치물을 통해 제시한다. 접목선인장에 대한 설계는 방대하며 총체적이고 동시에 교묘하게 여러 구성원에 의해 이루어진다. 관객은 자신의 눈앞에 놓인 컬러접목선인장에 얼마나 많은 설계가 이루어졌는지 글과 사진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그 순간 자연스러운 자연에 대한 의심과 함께 관객은 자연스럽게 설계된 상품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2층 안쪽에는 김준 작가의 <굳어진 조각들>이 전시된다. 김준 작가는 사회의 각종 현상들을 소리로 채집하고 아카이빙하는 동시에 이로 공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굳어진 조각들>은 지구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뉴질랜드 남섬을 조사연구하여 특징적 암석과 지형들을 시청각적으로 아카이빙한 작업이다. 이 작품은 흔한 박물관의 아카이브 방식을 따르면서도 차별화한다. 박물관의 자연은 그 종을 대표하는 표본으로 고정된 결과물이다. 박물관이라는 체제 속에서 자연은 하나의 표본으로 전시 되고 설계된다. <굳어진 조각들> 또한 돌들을 전시하지만 특정 시공간의 소리를 담으면서 개별성을 내세운다. 박물관과 비슷한 방식으로 자연을 설계하지만 인간이 개입하지 못하는 지점을 소리로 드러냄으로서 표본에 대한 저항을 이루어낸다. 자연을 일반화하는 방식의 설계가 아니라 자연의 법칙들을 드러낼 수 있는 가능성을 선보인다.

    전시제목자연-스러운 설계

    전시기간2017.09.21(목) - 2017.10.19(목)

    참여작가 김준, 김태연

    초대일시2017년 09월 21일 목요일 05:00pm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일요일, 공휴일 휴무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스페이스 캔 Space Can (서울 성북구 성북동 46-26 )

    주최(사)캔파운데이션

    후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연락처02-766-7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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