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진
Providence 160cm.60cm.10cm, old papers, 2017 ⓒ Shin Hye-jin
신혜진
weep 2015. 6cm,10cm,6cm
신혜진
cloud 2013 .3.5cm,11cm,2.5cm
그녀 작품의 주 재료는 A 4 사이즈도 채 되지 않는 옛 고서에서 뜯어낸 낱장의 빛 바랜 종이들이다.
작가는 유년시절부터 현재의 시간과 그 시간이 소멸하는 순간에 대한 궁금증이 끊이질 않았다. 이러한 관심 때문에 여러 실험적인 재료들 (원초적인 재료인 돼지비계로 시간의 순환을 표현하는 등) 로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과 인간의 마음상태를 재료의 특성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들을 해왔다. 그러 던 중 나약한 인간과 가장 닮은 부서지기 쉽고 보잘것없는 고서의 낡은 종이를 마침내 자신의 주 재료로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인간의 새로운 생명이 창조되듯 고서를 잘게 자르고 이어 붙이기를 수 없이 반복해 작품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수 십 년 수 백 년의 시간이 담긴 고서를 재료로 나는 현재 시간에서 과거의 시간을 한 단위씩 조각 내어 말아 올린다. 어느 사이 찢어지고 낡은 종이는 나무처럼 단단해져 있다.
우리는 과거에서 현재 현재에서 미래로의 시간을 살고 있다.
나의 작업은 부서져 흐물거리는 풀 먹인 종이 조각들을 숨죽여 만져 쌓아 올린다.
시간의 간격을 두고 안쪽 바깥쪽 번갈아 그 통로를 햇볕이 지나가도록 바람이 흐르도록 조절해주며 종이가 단단해지기를 기다려준다.
그것은 응집된 시간을 암시하며, 나에게, 누군가에게, 미치지 못하는 시간에 대한, 어디론가 향해가는 우리들의 시간에 대한 기도이자 염원이다."
-작가 노트-
신혜진은 지난 2년 간 준비한 대형 조각을 통해 단색화에 관심이 많았던 자신의 회화적 성향을 입체화된 조형물로 표현했다. 작품의 조형적인 면은 작가가 기도 할 때 느껴지는 빛이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시각화 한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존재하는 현실의 차원과 신이 바라보는 영혼의 세계에 대한 상상을 하면서
평면을 채우는 회화방법과 공간에 존재하는 입체조형물을 조화시켜 작품을 완성하고자 했다.
“누군가 내 작품을 통해 좋은 영향을 받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요즘 시대는 피상적인 자극으로 내용물이 무엇이건 간에 받아들여지고 즐기는 시대죠. 관람객이 내 작품을 통해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영혼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생각해보기를 바랍니다. “ 라고 말하며 작가는 표면적이고 즉흥적인 현대인의 그릇된 가치관을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그녀의 작품에서 “영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세요 ~ “라는 메아리가 울려퍼지는 것 같다.
이번 전시회에는 3 점의 대형 조각 작품과 이 작품들이 탄생하기 까지 이전에 발표한 소형 조각 장신구 10여 점, 그리고 작가의 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함께 전시된다. 작품 가격은 100만원 – 2000 만원.
10월 추석 당일을 제외한 연휴기간에도 전시장을 개방한다. 연휴 동안 가족과 함께 관람해 볼만한 의미 있고 독특한 전시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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