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같은 밤 (Night Like Plants)

2017.11.21 ▶ 2017.11.26

팔레 드 서울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30 (통의동, 이룸빌딩) B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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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7년 11월 21일 화요일 06:3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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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 썸네일

    정윤영

    식물 혼합매체, 116.8×91c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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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영

    식물 혼합 매체, 116.8×91c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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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영

    식물 혼합 매체, 44×198cm, 2017

  • Press Release

    난(蘭)의 이중성
    꼭 식물 애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자신의 취향이나 미감에 따라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식물 한 종류씩은 있기 마련이다. 쫓기는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의 현대인들에게 식물을 유심히 들여다볼 시간적 여유는 부족하지만, 때때로 무심히 발견한 풀 한 포기, 야생화 한 떨기는 작지만 큰 위안을 주기도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화분 중에 특히 가장 격조 있는 것으로 여겨져 온 ‘난’은 우리에게 제법 익숙하면서도 낯선 식물이기도 하다. 우리의 선조들은 동양란을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여기며 수묵화의 대표적인 소재로 표현하였다. 하지만, 서구의 시선에서 바라본 서양란은 식물이지만 어쩐지 동물처럼 보이고 육체적이며 때론 성적인 뉘앙스까지 담고 있다.

    난 꽃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왠지 여성성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신체 성을 포착하게 되기도 한다. 정윤영 작가는 이러한 난의 이중적인 성격에 천착하여 작업을 진행하였다. 정 작가는 야생의 자연에 존재하는 것들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재현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에 열렸던 첫 개인전 <안에-있음>에서는 자신의 삶을 통해 느낀 절망을 바탕으로 삶과 죽음 등 자신의 내면적 갈등을 꽃을 통해 드러냈었다면, 두 번째 열린 개인전 <감각의 산책자>에서는 남미 여행에서 마주 한 야생 식물을 소재로 한 판타지와 여행에서 느낀 이국적 정취를 그려냄으로써 원시에 대한 향수를 자극했었다. 정 작가의 작업에서 식물은 지속적으로 모티프가 되어왔다.

    여러 겹으로 쌓여진 층위로 이루어진 작업에는 나의 삶이 켜켜이 묻어있다. 나는 순환적 자연, 기억의 층위, 경계 같은 것에 관심이 있는데, 작업의 출발 역시 개인적 경험에서 점화되었다. 때때로 겪는 신체의 식물 같은 느낌은 강렬했고, ‘식물성’과 ‘여성성’에 천착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식물이라는 생명체의 독특한 섭생과 신체의 일부를 연상시키는 몸 덩어리를 이종교배 하듯 겹쳐놓는 방식으로 진행한 작업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서 파생된 우연성과 계획성의 경계에 놓여진다. 중첩된 내 삶의 모습이 한 화면에 겹겹이 포개어 놓여진다.
    - <작가 노트> 中


    정 작가의 작품에서는 그가 살아온 삶의 흔적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경험하며‘의식의 비정상적인 흐름’과 ‘마치 식물 같았던 신체의 느낌’은 그의 작업의 모티프가 되었다. 이는 곧 역설과 모순이 포개어진 삶의 은유이며, 그 층은 우리 삶의 단면일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겹의 흔적
    정윤영 작가는 대학시절 비교적 독특한 전공인 불교미술을 공부했고, 대학원 과정에서는 서양회화를 공부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혼성적으로 드러난다. 불화에서 사용되는 반 투과성 소재인 비단이나 모시, 분채 등의 재료를 사용해 현대 평면 회화 작품에 접목했다는 점은 묘한 시각적 즐거움을 더해준다. 또한 동양적인 미감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한 불화의 채색기법인 배채법(背彩法), 필법, 문양은 서구적인 감각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한 색감, 형태와 함께 화면 안에서 뒤섞인다. 따라서 정 작가의 작품은 제작 방식이 익숙한 듯 하면서도 낯설다. 색채의 선으로 표현한 ‘식물 이미지’와 면으로 표현한 ‘신체이미지’는 배접된 비단이라는 뿌옇고 흐릿한 막에 여러 겹 덮인 채 환영처럼 아스라이 어른거린다. 배접을 통해 기억의 층위를 드러내는 방식은 모두 유사한 것들을 통해 다른 지점을 드러내려는 시도에서 출발하며, 이러한 화면은 곧 시간이자 반응이며 물질적인 흔적이 된다. 정 작가에게 ‘겹친다는 것’은 어떤 여지를 의미하기도 하고, 어떤 과정에 지속적으로 남겨져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동시에 이는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서양의 작업 방식을 융합하여 표현한 작품을 통해 작가의 자 전적 경험의 세계를 접하게 될 것이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고통에 대한 치유의 과정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며, 스스로의 삶을 위로 받을 수도, 또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는 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사색할 수 있지 않을 까. 살아가면서 불안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 까. 개인의 불안, 욕망에 대한 성찰을 비롯하여 남녀노소 불문하고 공감대가 큰 이번 전시는 작가의 삶에 대한 잔잔한 응시가 돋보인다. ■ 팔레 드 서울

    전시제목식물 같은 밤 (Night Like Plants)

    전시기간2017.11.21(화) - 2017.11.26(일)

    참여작가 정윤영

    초대일시2017년 11월 21일 화요일 06:30pm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월요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팔레 드 서울 Gallery Palais de Séoul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30 (통의동, 이룸빌딩) B1층)

    연락처02-730-7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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