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선희의 조신스럽고도 거침없는 행보가 만만치 않다. 조신하다는 것은 스스로 설정한 회화와 불교의 경계를 허물지 않음이요, 거침없다는 것은 광대무변의 경개에 욕심껏 뛰어도 불법佛法을 거스르지 않을 만큼 내공이 탄탄하다는 뜻이다. 그렇게 53선지식善知識이 주제가 되었다.

40화엄경華嚴經 입법계품立法界品에서 선재동자善財童子는 보리심을 일깨운 문수보살의 권유로 53선지식을 역참 끝에 보현보살을 만나 보현행원을 듣는다. 극락왕생의 자리행自利行에서 왕생한 후에는 다시 중생제도를 서원하는 이타행利他行으로 회귀하는 무진설법이 이루어진다.

자리행은 모든 부처님께 예로써 공경한다. 여래의 공덕을 칭송한다. 널리 닦으며 모든 부처님께 공양한다. 죄업과 업장을 불전에 참회한다. 육취사생의 공덕을 함께 기뻐한다. 모든 부처님의 설법을 구하며 이 세상에 머물러 주십사 청한다. 불법을 배우고 따른다 로 요약된다.

이타행에서 수순중생隨順衆生은 모든 중생의 근기에 따라 공양하는 것이다. 공덕행功德行은 모든 공덕을 중생에게 베풀어준다는 것이다. 대승불교의 진수라 할 수 있는 자리自利와 이타利他, 다른 말로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 사상이 보현행원에 집약되어 있다.

양선희의 자리행은 소신공양燒身供養만큼이나 절절切切하다. 투철한 자기완성의 바탕위에서 이타행이 이루어진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53선지식은 그간 누적된 회화적 성과와 자재로운 도상의 폭넓은 재해석을 선보일 예정으로 보인다. 무진구도無盡求道의 알찬 역참歷參이 기대된다. ■ 미술사상가 철학박사 김영재

전시제목양선희 개인전

전시기간2017.11.29(수) - 2017.12.05(화)

참여작가 양선희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이즈 galleryi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 )

연락처02-736-6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