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供) 스튜디오
김탄학

인(人)과 공(共)이 합하여 이루어진 공(供)자는 ‘서로 어려운 일을 돕거나 나누어 협력하여 서로에게 이바지하며 갖추어 진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그대로 적용해 보자면 ‘공(供)아트스튜디오’란 작가들 간 서로 베풀고 협력하여 힘든 역경을 이겨내고 이로써 진정한 아티스트로 거듭나길 바라는 공동체를 말한다. 이는 오직 창작활동의 지속을 위해서 뭉친 단체이며 작업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작가 어느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다.

우리를 한 데로 묶어주는 것은 개인의 미적 취향을 넘어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한 작업의 지속 가능함에 있다. 우리는 매체나 장르의 구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선택된 매체를 통해 각자의 삶의 일면에 대해서 미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그것은 마치 ‘창조’라는 행위를 두고 고락을 함께하는 동반자와도 같다.

2015 부산, 2016 광주,,, 그리고 서울

이번 ‘2공1팟’전은 서울, 광주, 부산에서 각각 활동 하고 있는 공스튜디오 작가 총 15인이 서울 한 곳에 모여 접점을 만드는 전시이다. 우리는 지역기반이 다른 만큼 각자의 삶의 방식도 다르다. 각 지역의 작업 공간은 저마다 다른 공기를 내뿜고 있으며 때로는 이 공간이 작업을 결정지어주는 큰 요소로 작동하기도 한다. 우리는 항상 주변 환경과 공간에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그것은 스스로가 자각하지 못할지라도 분명 각자의 의식 속에 뿌리 깊게 내재되어 있으며 나와 다른 방식의 타인을 접하는 순간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우리는 각자 다름에도 서로를 인정하고 각 지역의 커뮤니티를 존중한다. 매년 일회 이상 지역을 바꿔가며 전시회를 갖고 정기적으로 작품 크리틱에 참여하는 이유는 이로써 그들이 나와 다름을 인지하기 위함이며 작은 공동체의 틀 안에서 정체되기를 거부하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그들로부터 배우고 소통하며 움직이려는 것이다. 공 스튜디오에 모인 우리들은 서로의 결과물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서로를 견지하고 비평한다. 또한 작업의 결과물 외에도 작업 자체의 은밀한 메커니즘을 들여 다 보며 성숙하게 된다. 즉, 서로에게 가장 직접적인 비평가이자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끊임없이 저 너머 무엇인가를 향해 변화와 가능성 그리고 자기반성을 도모하며 고통을 반복하는 행위이다. 그리고 작가로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방식이다.

이렇듯 나와 우리 그리고 작품 사이의 끊임없는 성찰만이 공(供)이라는 공동체를 유지시켜주는 단 하나의 조건이다. 작품의 부재는 곧 공(供)의 부재로 이어진다.

이 전시의 콘셉트가 무엇인지 묻는 관객에게는 다소 불친절하겠지만 우리에게 공통된 주제 같은 것은 없다. 공(供)이라는 틀 외에는 묶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각각의 작품은 각자의 삶이 다른 만큼 주제도 다양하고 그 형식과 매체도 다르다. 다만, 지난 일 년간 식구처럼 한 공간에 모여 동고동락하며 창작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함께한 우리의 변화이자 현재의 모습이다.

2018년의 새로운 시작이자 공의 또 다른 출발점인 이번 전시가 부디 우리 각자에게 남은 부족함을 조금이라도 채워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전시제목이공일팟

전시기간2018.01.03(수) - 2018.01.09(화)

참여작가 구성욱, 김정옥, 박주호, 방지영, 신혜진, 유명희, 장숙희, 김빛나, 김우중, 정다운, 허영아, 김래현, 김탄학, 김혜린, 정자영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일요일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토포하우스 TOPOHAUS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6 (관훈동, 토포하우스) )

연락처02-734-7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