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홍수
집으로 가는 나무 25×18cm, Acrylic on wood with engraving, 2016
경홍수
둥지 35×25cm, Acrylic on wood with engraving, 2016
경홍수
겨울 길목 25×25cm, Acrylic on wood with engraving, 2016
경홍수
순환(循環) 25×18cm. Acrylic on wood with engraving. 2016
대학시절 단지 물감 살돈이 부족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겁도 없이 색(色)을 내려놓고 단색화인 연필그림을 시작했다.
20여 년간 종이와 연필 하나에 만족하며 작업을 해왔지만, 10여 년 전 어느 날 문득 연필화 그 세밀함에 지쳐 무언가 활동적인 작업을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목판에 그림을 그리고 여백을 조각칼로 새기는 지금의 목판그림이다. 작업 스타일과 재료는 바뀌었지만 한 가지 놓지 않고 있는 것이 있다면 두 작업 모두 흑백그림에 여백이 있다는 것이다.
흑백그림을 그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촌스러운 복장에 눈 찡그리고 옆구리에 팔꿈치 딱 붙인 차려 자세로 입 굳게 다문 흑백 그림속의 내가 번지르르하고 가식적인 표정의 컬러풀한 요즘의 나보다 훨씬 더 나다운 생각이 든다.
하루 종일 무언지 모르는 힘에 의해 끌려 다니는 오늘의 나보다 흑백 그림 속에 촌스럽게, 한가하게 서있는 내가 더 편하다.
편한 마음으로 산책삼아 ‘동네 한 바퀴’돌아보자.
남들처럼 그림 속에 복선(伏線)을 깔아놓은 그런 영악한 재주는 부리지 못했다.
작가는 그림으로 말한다. 그냥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다.
다만
작품 속 검은 색으로 붓질한 형상보다 여백의 칼질을 한 번 쯤은 눈여겨보자.
여백을 표현한 잔잔한 바람결을, 물결을, 서툰 황톳길을 느껴보자.
온화해지는 봄날의 기운으로, 칼바람 겨울바람으로, 물결로, 땡볕아래 포장되지 않은 흙길에 들어서보자.
천천히 동네 한 바퀴 돌고나면
어쩌면
잔잔히 새겨진 여백, 마음속에 들어와
돈으로만 가치를 가늠하는 이 시대의‘공간’을 밀쳐내고
순수했던 그 시절‘장소’로 당신을 이끌어 줄지도 모른다.
2018. 1
화가 경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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