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김라현
Root merberry textile and silk, stone installation, variable installation, 2015
김라현
창밖의심연4 acrylic on felt, 324.4x65cm, 2018
책상과 침대의 모서리가 맞물리는 작은 고시원에서 밥만 주는 하숙집으로. 햇빛만은 잘 드는 월셋방으로 이주했는데 몇 몇의 기간을 두고 이사 하는 것은 도시를 유목하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 세상에서 확고하게 자기만의 공간을 가진 이는 얼마나 될까?
공간이란 내가 살아가고 몸을 눕히는 자리일 뿐 아니라 내가 삶을 살아가는 시대·사회적 무대도 공간이며 나의 재산으로 누릴 수 있는 자유의 범위도 공간이다. 그리고 너와 내가 연결되어 있는 사이 또한 공간이다.
공간은 그 자리에 박혀있는 듯 하지만 끊임없이 표류한다.
표류하는 것은 자유와 함께 불안과 허무함도 가지게 된다.
땅 속에서 튀어나온 뿌리는 땅 위를 떠다니는 섬이다.
흙이 날리고 땅이 움직여 드러난 뿌리는 반은 박혀있지만 반은 튀어나와 피부가 벗겨지고 밟힌다. 뿌리로서는 땅 속에 안전하게 있는 것이 쾌적하겠지만 드러나 툭, 불거진 뿌리가 더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은 그것이 삶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표현하는 뿌리는 원뿌리에 달린 곁가지로 뻗쳐 가는 수목형 이라기보다 넝쿨줄기 같은 리좀형이다.
나와 세상, 나와 사회, 나와 너의 사이가 연결된 모양이 눈에 보인다면 구근이나 덩이줄기의 연속처럼 보일 것이다. 나의 자리에 누군가를 넣는다면, 어떤 이는 가늘고 실낱 같이 몇 몇만 연결되어 있고 어떤 이는 상어가 걸린 것처럼 크게 덩어리지고 굵고 촘촘한 줄기로 짜여 있다. 또 어떤 이는 아무 연결된 덩어리나 줄기 없이 해파리나 개복치 같이 바다를 떠돌 것이다.
그 위상(位相)은 언제나 변한다.
내가 흩어질까 무서운 밤이 있다. 내 몸에 붙어있는 심장과 팔과 다리가 붙어있을 힘을 잃고 바람에 날리는 연처럼 떨어질 것 같이 느껴질 때면 손과 발 끝에 찌르르 전기가 온다. 그럴 땐 필사적으로 나를 붙잡아 줄 수 있는 뿌리를 찾는다. 어떤 뿌리는 나도 모르는 새 연결이 끊어져 있고 어떤 뿌리는 여전히 견고하다. 또 어떤 뿌리는 나도 모르는 새에 내 꼬리뼈에 붙어 있었다.
확대된 뿌리의 피부에는 주름이 있다.
매끄러운 공간에 두껍고 얇은 줄기를 걸쳐 놓는다. 선의 반복은 차이를 만든다. 그 차이는 주름을 만든다. 주름의 위에는 고원이 생긴다. 이 고원이 내가 영위하는 공간이다. 공간은 반투명하게 겹쳐지고 스스로 규정한 타자로서의 위치를 흐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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