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기 개인전: Save My Friend!

2018.05.11 ▶ 2018.06.10

대안공간 루프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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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8년 05월 11일 금요일 05: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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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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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rmuring tree do the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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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idd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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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기

    paradise

  • Press Release

    작가 김무기에 대하여

    김무기는 1963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서 일민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아트포럼 뉴게이트, 아트사이드 베이징, 뒤셀도르프 미술관 등지에서 개인전과 그룹 전시회를 가졌다. 작가의 주제는 나무이다. ‘중얼거리는 나무Murmuring Tree’라는 시리즈에서 나무를 집중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나무를 추상적으로 변형시켜 인간과 자연의 관계, 신화와 역사의 관계, 초월적 시간과 일상적 시간의 구분이라는 주제를 피력해왔다. 2012년부터 시리아 내전 사태에 충격을 받고 적극적으로 사회 문제를 성찰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산출된 드로잉 연작이 이다. 현재 이 드로잉을 3차원 입체로 재현하는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로 올해 5월부터 대안공간 루프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김무기 개인전: Save my friend!에 부쳐: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사이에서

    김무기는 10년 만에 「Save My Friend!」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갖는다. 작가는 그간 나무를 주제로 조각 작업을 꾸준히 진행했다. 자연스럽게 구부러진 나무 형상을 조형 세계에 이식했다. 목재에서 금속으로 물질의 형질이 변경되거나 자연계의 구체적 나무가 추상적 형상으로 개념화되면서 인간과 나무(자연계)는 조금씩 소통되었다. 이 미묘한 기류 속에서 교감이 극적으로 싹트곤 했다.

    김무기는 1963년 “바람이 맑게 불고 달이 밝게 뜬다[淸風明月]”는 고장 제천(堤川)에서 태어났다. 예부터 우리나라 풍경은 두 가지를 제일로 쳤다. 하나는 해악 승경(海岳勝景)이고 또 하나는 강산
    승경(江山勝景)이다. 해악 승경의 제일은 동해안의 금강산이며, 강산 승경의 제일은 사군(四郡)이라 했다. 사군은 청풍(淸風) · 단양(丹陽) · 영춘(永春) · 영월(寧越)을 일컫는다. 오늘날로 말하면 김무기가 태어나 뛰놀던 고장이다. 푸른 물과 맑은 바람과 깊은 숲이 작가의 친구들이었다. 작가가 모든 자연 대상에 애틋하고 그윽한 감정을 놓지 않았다. 진정한 예술가라면 누구나 원형(原型)을 지니고 있다. 원형은 예술가가 어렸을 때부터 몸으로 체득하고 그윽한 느낌으로 세계와 만나면서 쌓이기 시작한 총체적 깊이와 넓이의 감수성이라고 할 수 있다. 김무기에게 원형은 바람이었고 숲이었고 물 속이었다. 작가에게 나무숲은 바람으로 산들거렸으며 청신한 향기로 가득했다. 나무숲 사이로 흐르는 개울물은 작가의 끌어 오르는 몸을 식혀주었고, 알 수 없는 미래의 문으로 인도해주었다. 작가가 나중에 나무 조각에 천착한 연원이 여기에 있다.

    작가는 처음에는 문인이 되고자 했다. 시를 읊었으며 이야기를 모아서 소설을 구성하기도 했다. 어느덧 나이가 들고 청풍에서 제천고등학교로 몇 시간씩 걸어 등교하다가 문득 밤길 호수로 비춘 달빛이 너무 그윽해서 그림을 그렸고, 그 길로 미술의 길에 안착하게 되었다. 작가는 청소년 시절부터 ‘가깝게는 자기 몸에서 진리를 찾고 멀리는 각각의 사물에서 진리를 찾는다[近取諸身, 遠取諸物.]’는 공자의 말이 좋아서 가슴속 깊이 아로새겼다고 한다. 인체 드로잉, 소묘를 꾸준히 했고 주말에는 여러 산들을 찾아서 올랐다고 한다. 따라서 인간과 산과 숲(자연) 사이의 온갖 교감과 소통이 작가에게 첨예한 관심이었다.

    작가는 스위스의 인류학자 바흐오펜에 관심이 많다. 바흐오펜은 『어머니의 권리Das Mutterrecht』라는 책을 썼다. 이 책에서 인류의 태초의 혼인 형태는 헤테리스무스Hetärismus라고 했다. 이는 잡교(雜交)를 뜻한다. 원시인류의 혼인 형태는 헤테리스무스였다. 당시에 인구수는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인구수가 많을수록 살아남을 확률이 컸다. 따라서 아이의 아버지가 모르는 상황에서는 어머니가 생존을 좌우하는 권력이었다. 차츰 산에서 내려오고 마을의 부족이 생기면서 집단혼(集團婚), 대우혼(對偶婚)이 생겼다. 이 두 가지는 문명이 분화되고 세밀해질수록 일부일처제로 바뀌게 된다. 아버지는 언어가 생기면서 태어난 말이다. 언어는 학습을 낳았다.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본능이지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학습이다. 잡교에서 일부일처제로 가는 길에 발생된 사건은 언어이다. 언어적 사고는 역사적 사고를 낳는다. 언어는 주어와 술부로 서사가 결정된다. 주어는 나이며 술부는 나 이외의 대상에 대한 형용적 느낌과 객관적 사실을 포함한다. 역사는 주어와 술부가 결합되어 만난 인간사의 기술이다. 따라서 아버지의 권리는 역사의 힘이며 어머니의 권리는 역사 이전의 힘이다. 즉 신화이다. 신화는 마을에서 빚어지지 않았다. 마을 밖 산속에서 빚어졌다. 역사는 마을 안의 일이다. 신화는 산속의 일이다. 김무기가 조각으로 포착하려 했던 것은 신화이다. 신화는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다. 신화는 무의식 속에서 엄연히 흐르고 있는 살아있는 이야기다. 그것은 인간의 원초적 기억이다.

    바흐오펜 사상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문장이 있다. “신화는 무언가를 표명하는 상징에 대한 주석이다.” 태초에 인간은 세계에 대한 지식을 갖추지를 못했다. 다만 외부세계와 만나면서 막연하고 그윽한 느낌만을 받았는데, 그 느낌을 발화와 노래, 몸짓으로 표현했을 것이며, 이 표현을 공동체가 공통적으로 이해하고 전승시키길 바랬을 것이다. 공통의 전승을 위해서 상징의 체계를 구비했다. 그리고 이 상징이 정당한가 아닌가 해석하기 시작했는데, 이 해석이 바로 신화이다. 따라서 신화는 인간이 세계와 만나면서 대처했던 삶의 가장 원천적인 방법이다. 김무기는 숲이야말로 인간의 원초적 삶에 대해서 해석할 수 있는 근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작가에게 숲이라는 다차원의 개체, 즉 주인공은 당연히 나무일 수밖에 없었다. 나무는 땅에 서있는 인간이 하늘에 다가갈 수 있는 매개이다. 나무는 수직적이다. 수평적인 대지와 반대 이미지를 이루고 있다. 수평적인 대지는 인간이 비교적 나중에 뛰쳐나온 무대이며, 태초의 인간의 무대는 숲 속과 나무 위였다. 수직적인 나무 위에서 살던 인간에게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대지로 내려오면서 인간에게 시간이라는 개념이 주어졌다. 태양 · 밤낮 · 사계절 · 절기 · 농경은 인간에게 시간을 생각하게 한 현상이었다. 따라서 수평적 시간은 일상적 시간이고 수직적 시간은 초월적 시간이다. 우리는 지금도 일상을 벗어나서 신을 만나고 초월하고 해탈하기 위해서 나무나 산, 혹은 숲에 의지한다. 나무나 산, 숲은 우리의 원초적 무의식에 기입되어 있는 수직적 시간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김무기의 초기 나무 작품은 크게 두 개의 시리즈로 나뉜다. <중얼거리는 나무Murmuring Tree> 시리즈와 <말하는 나무Talking Tree> 시리즈가 그것이다. 굴곡을 이루면서 뻗어나가는 나무 형상을 캐스팅하고 깎아내 공간 내에서 팽팽한 긴장을 이루는 가운데 외부 모니터에서 숲 속의 소리와 자연의 소리, 숲 속의 모습과 자연의 모습이 중얼거리고 울렁였다. 숲이 바람에 흔들려서 나는 소리는 신화였다. 세계에 반응하는 태초 인간의 시적인 대응이 신화였다면, 그 신화적 삶에 대한 예찬과 그리움이 바로 김무기의 주제였다. 신화가 지배하던 인간 본연의 모습은 무질서의 포악과 남을 속이는 기만이 아니었다. 스스로 선하고 원만구족(圓滿具足)했던 자연스러움이었다. 강요와 규칙으로서의 도덕이 없었다. 해가 뜨고 물이 흐르는 것이 당연하듯, 인간 역시 착하고 행복했다. 언어가 분화되고 수평적 사유가 생기고 시간에 대한 인식이 태어나면서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떨어져 나왔다. 이를 ‘탈존ex-sist’이라고 한다. 탈존은 자연으로부터 떨어짐과 동시에 내가 남과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이때부터 문명화는 가속화되고 이때부터 나의 영달이 공동체의 안정보다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다. 평화는 투쟁이 되고 공심(公心)은 사욕(私欲)이 되었다. 김무기는 인간사의 흐름을 직시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보여주었던 ‘중얼거리는 나무’ 시리즈로 인간이 세계와 대립과 화합을 거듭하다가 진행시켜온 역사를 상징화시켰다면 작가는 2012년부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김무기는 아이들을 사랑한다. 아이들을 바라보면 작가는 웃는다. 그런데 2012년 시리아 사태에서 다수의 아이들이 상처를 입고 보금자리를 잃었던 사실을 바라보면서 작가는 적극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다루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이번 전시회의 타이틀은 「Save my friend!」이다. 친구는 시리아 난민 어린이로부터 촉발된 마음의 각성을 상징한다. 마음의 각성이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모든 문제들을 정성스럽고 진지하게 바라보려는 태도를 뜻한다. 김무기는 매일 드로잉을 남겼다. 전쟁 · 기아 · 질병 · 생사 · 사랑과 미움 · 지구 생태 · 민족 · 자유 · 영혼 · 우주 · 신 등 거의 모든 문제를 드로잉으로 다루었다. 김무기는 이 드로잉을 5년 동안 작업하면서 두 가지 대원칙을 찾아낸다. 하나는 우주의 본체, 즉 신의 원리는 현상계와 분리되지 않는다[體用不二]는 원칙이다. 또 하나는 우주의 이치는 반드시 인간사에 펼쳐진다[理事雙融]는 원칙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눈에 띄게 많이 보이는, 벗겨진 인간의 마스크와 까마귀는 다층적인 의미를 품고 있지만, 가장 멋진 해석은 이렇다. 우리는 누구나 현실 살기를 버거워한다. 매사 기쁨만 있을 수는 없다. 슬플 때가 더 많다. 그렇다고 쉽게 해결되지도 않는다. 이 해결을 우리보다 강력한 무언가에서 구한다. 권력이나 자본과 같은 힘에서 위안을 구한다. 그러나 우리는 권력과 돈보다도 항구적인 것을 요구한다. 대표적인 것이 신과 과학이다. 서구 문화의 근원적인 특성은 외재적 초월이다. 신과 과학이 그것이다. 동양 문화의 근원적인 특성은 도덕과 선이 인간에게 이미 주어졌다는 내재적 초월에 있다. 그런데 그 사실은 나 스스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 까마귀는 외재적 초월을 상징한다. 벗겨진 마스크는 습기(習氣)에 물든 자아로부터 근원적 자아를 찾아가는 내재적 초월을 상징한다. 김무기는 동서양의 문명의 차이 속에서 서로의 장점을 극화시킬 때 미래를 이끄는 새로운 모델이 생긴다고 말한다. 작가가 굳이 잘 다루는 연필 대신에 동양적 매체인 붓과 먹을 든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에 등장하는 나무 조각과 인간의 조각, 그리고 고양이의 조각은 3D 프린터로 구축한 것이다. 필라멘트와 실리콘으로 만든 것인데 순백의 이미지를 부각한 것이다. 인간사의 다층적인 의미와 부침을 겪었던 우리 역사를 순백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인간도 자연도, 동식물도 모두가 애초에 깨끗하고 청정무구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가스통 바슐라르가 이야기했듯이 나무는 수직적 시간을 상징한다. 수직적 시간은 초월적 시간이다. 인간과 고양이는 수평적 시간, 즉 일상의 상징들이다. 일상의 시간은 두 차례 초월적 시간으로 변용될 수 있다. 신을 만날 때가 그렇고 예술을 만날 때가 그렇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이 두 개의 계기는 절대로 외부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의 내면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의 내면 속에서 신적 시간을 찾을 수 있고 예술적 시간과 만날 수 있다. 「Save my friend!」라는 구호는, 타이틀은 결국 세계의 모든 문제를 풀자는 말이기도 하지만 참된 나를 찾자는 의미로서 더욱 섬세하며 현묘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예술가의 미래의 작품이 더욱 기다려진다.

    ■ 이진명, 미술비평

    전시제목김무기 개인전: Save My Friend!

    전시기간2018.05.11(금) - 2018.06.10(일)

    참여작가 김무기

    초대일시2018년 05월 11일 금요일 05:00pm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없음

    장르조각

    관람료무료

    장소대안공간 루프 ALTERNATIVE SPACE LOOP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11 )

    기획이진명

    주최대안공간 루프

    주관대안공간 루프

    연락처02-3141-1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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