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2018.06.06 ▶ 2018.06.18

갤러리 한옥

서울 종로구 북촌로11길 4 (가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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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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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은아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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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나와 함께 워터코인을 보며 좋아했던 젊은 남자는 머리숱이 많이 빠진 평범한 중년의 아저씨가 되었다.
    나는 7살과 10살의 두 딸의 엄마이다.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에게 일어나는 변화들은 내게 너무 당연한 일이었지만 평범한 일상은 그리 쉬운 게 아니다.
    나는 오늘도 평범한 삶을 지내고 있다.
    알아도 모르는 척, 일이 있어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 2018.5 작업노트 中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자기암시의 기적-


    우리는 매일을 살아간다.
    직장인들은 동료들과의 아침인사로 긴 하루를 시작하고 가족들의 저녁식사를 챙기며
    주부들은 반복되는 매일을 정리하기도 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기 다른 하루의 기준점을 정해
    순환의 기준으로 삼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화가이기 전에 11년을 기원에 따라 자라나는 두 딸의 엄마와 아내로 살아낸 전은아 에게는 하루 속 일상의 경계가 무엇이었는지 근 10년만의 전시를 통해 보여주는 그녀의 그림 속에 나오는 서술로써 추측해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2007년 ‘내 나이 계란한판’
    그녀가 갓 시집온 새댁이었을 때와는 또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있구나 하고 빠르게 느낄 수 있는데,
    과거 계란 한판을 보며 본인 나이하고 같음을 풀어내던 30살의 장난끼 넘치는 순수새댁의 아름답고 흥미 진지한 삶에 대한 관조만을 풀어낸 것만은 아니다.
    신혼 초부터 수년간 열고 닫음을 무한 반복해서 가족들의 식사를 챙기던 냉장고를 화면 가득 노골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칙칙하고 퀭한 얼굴을 마스크팩 한 장으로 처녀시절 투명한 피부로 돌아갈 수 없을까 하여 거울 앞 멍하게 서있는 그녀의 자화상을 보면서 주부로서의 역할을 보낸 그녀의 11년 삶에 관해 유추 해 볼 수 있다.

    기법 적으로는 원하는 색채를 도포하고 사포를 이용해 닦아내기를 무한 반복하며 그녀가
    원하는 느낌의 기점에서 멈추는 아주 정교한 작업이 바탕이 된다.
    그런 후 그녀의 생활 속의 기물들을 형상화하면서 이야기를 서술 했다.
    예술가들은 예민한 감성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각기 풀어서 내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구름의 움직임, 계절의 오고감, 사람들 간 감정에 예민하고 민감하다.
    즉 사물 간에 연결고리가 아주 민감한 사람들인데 그녀 역시 다르지 않다.
    고구마에서 자라나는 초록의 기운, 피곤한 몸에 아이들 저녁 먹거리를 어김없이 준비하려고 또 다시 여는 냉장고 문을 화면 속 입면을 크고 가득 채우며 노골적으로 차지하는 압도감으로 생활 속 육체적 정신적 피곤함을 기술하기도 하였다.
    우리가 항상 작가들의 작품에서 감상하는 것은 늘 결과물이지만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작가는 많은 삶의 경험들을 한다.
    전은아가 보여주는 작업 속에 등장하는 빨간 고무장갑, 잘 길들어진 라면 냄비, 아이들의 책가방, 정리 안 되어서 동적으로 나열되어 있는 신발들을 보면, 그저 겸손하게 솔직한 감성을 드러내려는 그녀의 자연스러운 의도가 보여 진다.
    어설픈 무작위는 지저분하거나 부조화적인 반면, 아주 솔직한 그녀의 이야기에서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사람들은 누구나 크고 작은 삶의 어려움을 겪어 내며 살아가고 있다.
    같은 어려움을 사람들마다 받아들이는 정도나 푸는 방법 또한 다 다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 지나가는 과거가 된다.
    그랬을 때 받아내고 겪어 내는 태도에 대해 유연하고 싶은 그녀의 서술 방법을 우리는 관심 있게 볼만하다.

    너무나 일상적인 형상의 기물들을 통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을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다. 그런 그녀의 행위는 단순하게 유한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자기 계획적 암시도 아니고 나는 날마다 좋아 지리라 라는 의식적인 욕망도 아니다.
    세상일에 온화하고 유연하고 싶은 그녀의 갈망이고 그저 수용하려는 태도이다.
    그 끊임없는 반복적 수용의 태도가 현실적인 기적을 아주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내 마음에서 이루어지는 스스로의 치유가 먼저 선행되기에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다가오는 삶의 순간들에 관해 긴장감이 없는 긍정적인 수용이 따라오고, 소망에 관해 시각적으로 인지하게 되며 잠재의식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긍정적 에너지가 발현 되면서 비로소 점점 날마다 모든 면에서 더 나아지는 기적이 따라 오는 것이다.

    우리는 바쁘게 살아야 함을 강요받는 의무 속에 살고
    또 타인에게 상처 받아 처절하게 아프기도 하다.
    그런 우리가 잠시 그녀처럼 자기 주문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 2018.5 김태진

    전시제목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전시기간2018.06.06(수) - 2018.06.18(월)

    참여작가 전은아

    관람시간11:00am - 06: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한옥 GALLERY HANOK (서울 종로구 북촌로11길 4 (가회동) )

    연락처02-3673-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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