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해리: 무세에부츠도오에 無生物動畫 Eccentricities of Inanimation

2018.10.25 ▶ 2018.12.08

챕터투

서울 마포구 동교로27길 54 (연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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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해리

    토끼의 뿔, Rabbit horn 실크에 채색, 먹, 펄 피그먼트_79.5×58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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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해리

    거북털과 이끼점, Turtle hair and moss dots 캔버스에 유채_145×112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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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해리

    무세에부츠도오에展_챕터투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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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해리

    무세에부츠도오에展_챕터투_2018

  • Press Release

    협곡1)의 아쿠스마티크
    최해리의 「무세에부츠도오에 無生物動畫, Eccentricities of inanimation」에 놓인 세계는 '아쿠스마티크(Acousmatique)' 와 관계가 있다. 우리는 전시장에서 이미지를 따라 어떤 이야기들을 듣고 있지만 그 이야기는 하나로 합쳐지지 않은 채로 여러 다른 시대를 산다. 영화평론가 미셀 시옹(Michel Chion)은' 아쿠스마티크'라는 단어를 통해 영화 속에서 들리는 소리, 그러나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리에 대해 말한 바 있다.2) 입모양을 가진 이가 화면에 등장하지 않으며 누가 어딘가에서 어떤 포즈로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소리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여기에 그는 '아쿠스마티크' 라는 이름을 붙인다. 출처를 모르는 목소리는 화면 안의 인물을 또 다른 장소로 계속하여 이끄는 힘을 행사한다. 때로 아쿠스마티크한 사운드들은 동그란 입 안에서 나오는 확정적 목소리보다 강력하고 오래 주변을 맴돌며 스산하기까지 하다. 최해리의 작업에서 작가가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욕구는 미셀 시옹의 단어를 빌려, '아쿠스마티크' 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기'로 이야기하는 그의 화술과 화법은 개별적 그림 안에서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림들 사이의 이야기들로 협곡을 지나 이야기의 전환점을 즐기는 상태가 된다. "최초의 기원을 영원히 또는 명확히 증언할 수 없는 인장이" 박힌 뒤 인쇄되어 종이라는 물질 위에 안착하여 있다가 다른 세대의" 신원이 불분명한 소유자를 거치는 개별적 아카이브"의 이미지들과 중첩되며 사실 상 여러 겹의 이야기를 두른 채 회전하는 상태가 된 이미지들이 작가의 작품에 새로이 기거한다. 이 이미지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기록된 출처를 거느리지만 다시 알 수 없는 곳으로의 전향을 시작하고자 하는 듯하다. 그의 이미지들은 과거와 미래, 있었던 일과 있었던 것들을 전유하는 것들이 서로의 시간적 위치를 박제하지 않고 입체적인 "외피를 가진 기벽(Eccentricities)"을 만들어낸다.3)
    작가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탐구하는 이미지의 역사와 그러한 역사의 중층적 구조를 여러 각도로 말하고자 하는 욕구를 뛰어넘어, 무수한 소스(Source) 들의 데이터 베이스들을 적극적으로 전유해 나간다. 이미지의 '바다'라는 종종 데이터 베이스를 묘사할 때 사용되는 단어는, 최해리에게 은유가 아니라 물질적인 것이 된다. 그의 신작을 들여다보자. 반짝이는 안료들과 위로 점프하는 듯하지만 박제된 듯 안착한 붓의 궤도, 개인이 남긴 기록의 흔적들, 대량 인쇄된 이미지의 일부 속에서 무엇이 보이는가. 우리는 작가가 쓴 작업에 대한 기술(Description) 을 무척 흥미로운 해제이자 작업 과정에서 사용되는 과정에 대한 관찰로서 귀를 세우고 들어볼 필요가 있다.

    " '토끼의 뿔' 은 능엄경( 楞嚴經) 의 토각귀모(兔⻆角龜⽑毛): 토끼의 뿔과 거북이의 털이라는 불교 우화로 ' 이 세상에 없는 일' 을 이르는 말이다. 원래 사자성어의 문자로만 존재하던 이 종교적 우화는 현대 회화에서 두 개의 물성으로 거칠게 분리되는 장르 회화인 동양화와 유화로 갈라지면서 각각의 이계(異系)를 생산한다. 가는 세필로 그려진 이 영모화는 토끼가 마침내 자신의 뿔을 찾을 수 있을지 아닐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과정을 포착하며 이는 양자물리학의 슈레딩거의 고양이의 운명을 연상케한다. 그리고 토끼의 흩어지는 짧은 털들은 유니코드(Unicode) 로는 존재하지 않고 세상에서 가장 긴 획수를 지닌 한자 중 하나인 "뱡" 을 외치고 있다. 유화 연작 「거북털과 이끼점」 은 에도시대 화가 마루야마 오쿄(Maruyama Okyo,1733~1795) 의 「등나무 Wisteria 1776」 를 인용하며 유화물감을 녹이는 테레핀으로 동양화의 선염법을 실험하는 구역(Zone) 이 된다. 여러 층위에 위치해 있는 색색의 이끼점은 실제로 출입이 엄격한 교토 산사에서 보고 왔던 이끼와 동양화 기법 중 태점을 문자와 이미지를 교환하며 다원적으로 기록한다."4)

    토끼의 털을 표현했던 선들이 반대의 의미를 가진 언어가 되고, 장식적으로 등장했던 새와 식물들은 고딕적 이상주의를 따르던 윌리엄 모리스의 고결한 의식으로 향한다. 동양 회화에서 그림의 숙련된 기술을 익히기 위해 사용되어온 '인용'은 최해리에게 있어서 두 가지 이상의 세계를 착시하고 반대로 이해하는 굴절의 방식을 통과한다. 이 통과의 동굴, 즉 작가가 통과하면서 새로 길을 뚫고자 하는 변화무쌍한 협곡의 시공간에서는 '제한'과 '자유'의 시각 생산 기술이 병행한다. 특정 시공간 위에 대상을 착지시키는 제한의 프레임과 무한 반복 팽창 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선택의 자율성이 공존하며 이때 과거와 미래는 순차적인 것이 아니다. 아카이빙 하고자 하는 오래된 충동은 아카이브의 무거운 물질성과 역사적 깊이를 흡사 기체나 온라인에서의 아이디 로그아웃과 같이 가벼운 것으로 둔갑시켜버리는 의지와 호기롭게 만난다. 암묵적 질서들을 가진 시공간을 탐방한 작가는 시공간의 흔적을 지닌 물질들을 자신의 새로운 화면에 배치하며 원전의 출처를 비가시적이고 비역사적으로 만든다. …………(중략) ( * 현시원 글의 전문은 전시 기간에 발간될 아티스트북에서 공개됩니다.) ■ 현시원

    1) '협곡'은 2016년 11월 시청각에서 열린 『디셈버』 전에서 전시되었던 최해리의 작품 「협곡벽」에서 인용한 제목이다. 숭어를 그린 금박회화 2점, 벽지, 2개의 벽등, 금박과 은박 버섯 등이 작품을 이루는 작가의 장치였다.
    2) 미셀 시옹은 그리스의 고어 '아쿠스마티크'를 '소리의 본래 원인을 보지 못한 채 듣는 것'으로 정의하며 스크린 표면을 떠돌고 방황하며 전적으로 자유로운 소리로 개념화한다. 온라인에서 Pdf 파일 (Chion Michel The Voice in Cinema)이 떠돌아 다니는 미셀 시옹의 이 책은 『영화의 목소리』 (박선주 역, 동문선, 2005)로 번역되어 있다.
    3) " " 부호 안의 표현은 작가와의 대화에서 기반한 메모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들은 작가의 표현이다.
    4) 작가의 글.

    전시제목최해리: 무세에부츠도오에 無生物動畫 Eccentricities of Inanimation

    전시기간2018.10.25(목) - 2018.12.08(토)

    참여작가 최해리

    관람시간10:00am - 06:00pm
    토요일 11:00am - 06:00pm

    휴관일일요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챕터투 CHAPTERⅡ (서울 마포구 동교로27길 54 (연남동) )

    연락처070.489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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