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 WRONG MOOD
2019.05.09 ▶ 2019.06.02
2019.05.09 ▶ 2019.06.02
이은영
Landscape 2019, Photograph
이은영
Square Space -ll 2019, Photograph
이은영
Square Space-l 2019, Photograph
이은영
The face that I can't remember 2018, Video
이은영
Stone & Rock 2018, Photograph
이은영
Wrong Mood-l 2019, Photograph
이은영
Wrong Mood-ll 2019, Photograph
작업노트
나는 작가의 눈으로 사회를 바라보며 새로운 시스템을 발견하고 문제제기를 해온다. 그러한 사유의 과정으로 작가로서 답안을 찾기보다 태도와 방향성을 제시한다. 나의 작가적 태도를 ‘몸’에 비유하자면 손가락 중 약지와 새끼정도 되겠다. 손가락 자체의 실용성과 기능적인 면은 다소 부족해보이지만 손과 손바닥 전체의 기능에서는 중요한 요소로, 전체의 효율성을 향상켜주기에. 쓸모와 가치가 비례하는 사회에서 기능, 그 이면에 담긴 무엇을 상징하기에 그와 닮은 작업을 하고자 한다.
나에게 있어 '관계'는 가장 중요한 주제이며, 가장 큰 도전이다. 나와 나, 나와 가족, 친구, 사회, 타인, 국가 등 점점 더 큰 범위와 나의 관계를 생각하고 나름의 정의를 내리는 것이 내가 하는 작업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내 작업에서 나의 '몸'은 미디엄으로 자주 이용되는데, 몸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까지 담은 나의 역사이며, 영혼의 표면이기 때문이다. 죽을때까지 나는 그 안에 갇혀 있어야 하며, 그와 관계를 이루고 살아가는데에 있어서 매 순간 부족함과 벅참을 느낀다. 가장 익숙하지만 가장 낯설고, 유일하게 내가 주체인 몸 이지만,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몸 이기도 하다. 나는 나의 몸을 조각조각 파편화 하여 낯설게 보고, 통상적으로 인식되어진 그 몸의 역할을 넘어 새로운 상징적인 의미를 발견한다. 살면서 이룬 관계의 의미를 몸의 일부에 담는 과정을 통해 나의 혀에, 입술에, 눈동자에 손바닥 등에 이야기와와 생각을 담고 내가 그 신체와 새롭게 관계를 맺으며, 나를 이해한다.
점차적으로 나의 '몸'은 나의 피지컬적인 몸의 범위를 넘어선다. 나는 나와 어떠한 인연을 맺은 사물도 신체의 일부로 인식,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다.
몸의 기억으로 관계맺기
‘관계’에 대한 이야기의 출발점은 언제나 ‘나‘에서 기인할 수 밖에 없다. 한자의 ‘사람인’처럼 관계란 둘 이상이 존재해야 존속하는데 그 시작은 ‘나’를 중심으로 너, 그리고 가족, 친구, 사회, 국가로 확장하기 마련이다.. 물론 평소에 우리는 이런 관계맺기에 결정적인 문제를 느끼지는 않는다. 그러나 주변이나 환경의 변화 또는 고립감과 소외감이 클수록 우리는 ‘나‘라는 개별적인 존재가 소멸하는 순간을 맞닿드린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자신의 ‘몸’을 자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은영 작가는 물리적인 실체로서 ‘몸’을 자신의 작업 소재로 삼는다. 그녀의 고백처럼 최초 몸의 자각은 가족의 트마우마에서 시작했지만 정작 개인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진 계기는 해외 유학시절 자신의 몸을 보는 ‘낯선 시선들’에서 비롯되었다. 일반적으로 여성주의 미술에서 여성작가들의 이러한 ‘신체의 자각’과 ‘개인의 역사성’을 시각화시키는 시도는 여럿 있었다. 주로 남성의 권력적 시선에 반하여 자신의 몸을 표현의 주체이자 대상으로 활용하는 행위예술이 대표적이다. 아나 멘디에타(Ana Mendieta, 1948-1985), 피렐레이 바에즈(Firelei Baez, 1980-) 같은 여성작가들은 물질로서의 몸을 자연이란 대지에 등가시킨다던가 혼혈이란 전통적 의미의 혈통주의를 과거 역사와 사회적인 상관관계 속에 두고 비판했다. 그들에게 신체는 여성주체로서 표현의 매개체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은영의 신체는 어떠한가?
이은영의 작업세계는 큰 틀에서 앞서말한 트라우마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심리적, 물리적 기억으로서 ‘한국인’이자 가부장제의 ‘한국여성‘에 대한 경험이며, 이를 자각하게 만든 ‘트리거(방아쇠)’는 타인의 시선이다. 작가는 자신의 본질을 신체를 해부하듯이 혀, 입술, 눈동자, 털, 손가락으로 조각내버린다. 그리고 해체된 신체의 조각들을 ‘관계의 치유’라는 틀로 이어붙인다. 연인의 양 혀끝에 매달린 물건의 무게를 관계로 형상화한
■ 김정은 | 더레퍼런스 디렉터, IANN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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