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스 에릭슨: 인-비트윈스

2019.09.20 ▶ 2019.11.03

갤러리 학고재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9길 41 (청담동) B1 학고재 청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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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레아스 에릭슨

    한 Han 2017,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템페라 Oil, acrylic, egg-oil tempera on canvas, 80x6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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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레아스 에릭슨

    세마포어 가리왕산 Semaphore Gariwangsan 2019,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템페라 Oil, acrylic, egg-oil tempera on canvas, 195x24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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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레아스 에릭슨

    덧없는 #1 Ephemeral #1 2019, 판넬에 씌운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템페라 Oil, acrylic and egg-oil tempera on panel mounted canvas, 38x3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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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레아스 에릭슨

    덧없는 #5 Ephemeral #5 2019, 판넬에 씌운 캔버스에 유채, 템페라 Oil and egg-oil tempera on panel mounted canvas, 38x3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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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레아스 에릭슨

    덧없는 #18 Ephemeral #18 2019, 판넬에 씌운 캔버스에 유채, 템페라 Oil and egg-oil tempera on panel mounted canvas, 38x3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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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레아스 에릭슨

    덧없는 #19 Ephemeral #19 2019, 판넬에 씌운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템페라 Oil, acrylic and egg-oil tempera on panel mounted canvas, 38x33cm

  • Press Release

    안드레아스 에릭슨의 아시아 첫 개인전, 학고재와 학고재청담 공동 개최
    이번 전시는 안드레아스 에릭슨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다. 학고재와 학고재청담이 공동으로 개최한다. 학고재 본관은 《하이 앤 로우》라는 주제로 전시를 연다. 작가의 폭넓은 작품세계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세마포어 지리산〉(2019), 〈설악산〉(2019), 〈한〉(2019) 등 한국의 강산 이름을 붙인 대형 회화 연작을 선보여 의미가 크다. 수공예로 제작한 대형 태피스트리 〈바이젠시 no6〉(2019)도 출품한다. 2015년부터 지속해온 직조 작업을 충실하게 이어가는 면모다. 실크스크린, 에칭 등 다양한 판화 작품과 제54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일부 출품했던 청동 조각 연작을 포함해 전시 구성이 다채롭다. 학고재청담에서는 《인-비트윈스》라는 주제로 소품 회화 연작 〈덧없는〉 15점을 전시한다. 형상과 여백이 캔버스 안팎으로 균형을 이루며 특유의 정서를 표출한다.

    대자연에서 발견한 보편적 진리 – 음양의 조화와 우연의 미학
    안드레아스 에릭슨은 2000년대 초부터 스웨덴 북부 시네쿨레(Kinnekulle) 산에 머물기 시작했다. 매일의 일상에서 마주하는 소소한 사건과 현상, 주변을 둘러싼 자연 세계가 작업의 기반이 됐다. 안드레아스 에릭슨의 작업은 광범위하다. 회화에 기초하여 조각, 판화, 직조, 종이 작업 등으로 작업을 확장한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절묘한 미감을 이끌어낸다. 화면은 주로 정적이고 정제된 표현으로 드러난다. 작업이 내포한 시적 서사와 숨은 의미가 지속적인 여운을 선사한다. 재료와 표현이 다채롭지만 모든 작업이 개념적으로 긴밀한 연관성을 띤다.

    안드레아스 에릭슨의 화면은 빛과 어둠, 가벼움과 무거움, 실재와 환영의 양면성을 포용한다. 스칸디나비아 문화에 뿌리를 둔 작업이지만, 음양의 조화를 강조하는 동양 철학과 맞닿는 데가 있다. 작가는 자연을 중립의 세계로 인식한다. 매우 정확한 동시에 우연성을 포용하는 세계다. 작업 과정에서도 우연성을 자주 활용한다. 얼룩과 자국의 활용이 한 예다. 학고재 본관에 전시한 22점의 동판화 연작 〈러비아〉(2016)에서 그 특징이 돋보인다. 꿀을 섞은 산을 동판 위에 붓고 러비아 전기 선풍기를 이용해 건조한 뒤 그 흔적을 부식시켰다. 추상적이고 시적인 흑백의 형상이 다양한 명도로 드러난다.



    전시서문
    예술이 된 풍경


    사라 워커

    안드레아스 에릭슨과 친구가 된 것은 한 채석장에서였다. 지역색에 따라 다양한 빛깔을 띤 석회석이 있는 곳이다. 채석장에서 보낸 날들은 따뜻했다. 우리는 에릭슨의 집 앞에 낮은 돌담을 짓기 위해서 큰 석판을 잘게 부쉈다. 채석장은 광활했으며 색채의 변주가 아름다웠다. 그곳을 운영하던 두 형제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늘 먼지에 뒤덮여, 마치 두 개의 고전 조각상처럼 보였다. 진정 인상 깊었던 것은 형제의 영롱한 담청색 눈이었다. 그로부터 나는 안드레아스 에릭슨의 회화를 연상한다. 불현듯 터져 나오는 찬란한 색이 차분한 연갈색 색조와 충돌하는 화면. 이러한 대비는 완전히 새로운 색채를 창조해낸다. 시각적 환영일 뿐일지라도 말이다.

    이 글에 ‘예술이 된 풍경’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나는 안드레아스 에릭슨에 대한 글을 시작하며 케네스 클라크의 1949년 저서명을 차용한 것에 유감이 없다. (길지 않은 글이지만 고전의 참조가 더 등장할 예정이다.) 에릭슨의 작업에는 세월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다.

    우리는 우리가 만들지 않은 것들에 둘러싸여 있다. 클라크의 문장을 옮겨 쓰자면, 우리와 다른 생명과 체계, 그러니까 구름과 나무의 형상이나 색채에 의해서다. 이러한 자연 경관을 통해 우리는 자연과 예술,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힌다. 안드레아스 에릭슨은 무엇을 그리는 것일까?
    화가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는 자신의 작은 풍경화 몇 점에 〈에뛰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쇼팽의 음악적 에뛰드와 연관한 것일 테다. 에릭슨의 소형 회화는 코로가 그랬듯 회화에 대한 심미적 접근 방식이 주는 자유에 대한 자각을 드러낸다. 코로는 예술의 사실성에 대한 고찰을 포기하는 대신 감각을 전달할 수 있었다. 에릭슨의 회화는 크기에 상관없이 마치 아무 곳도 아닌 데에서 시작해 아무 곳도 아닌 데에서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견고하다. 소형 회화의 한정된 화면은 정원 안에 자연을 길들여둔 것 같다. 대형 회화는 공중에서 내려다본 듯한 화면을 선보인다. 확장된 관점이며, 미지의 무언가에 대한 지도다. 회화를 보는 일이 꼭 정답에 대한 추측을 동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의도는 모든 이가 볼 수 있도록 화면 위에 자리해 있다. 바라보자. 이 특별한 회화적 언어와 친밀해지자.

    이 글을 쓰며, 우리 여름 가옥의 입구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지붕 아래로 분주하게 집을 짓는 두 마리의 새를 본다. 사람이 만든 구조물이 둥지를 트는 새들에게 목적의식을 부여했다. 새들의 건축이 건물의 틈새를 흉내 낸다. 다만, 안전은 환상일 뿐이다. 우리는 매일 수차례 집을 드나들고 그때마다 어미 새는 급히 달아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둥지는 멋지게 지어지고 있다. 마치 사람이 가장 소박하고 작은 조각을 만들고자 노력한 결과물 같다. 우리는 정말이지 우리가 만들지 않은 것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새들도 그렇다. 안드레아스 에릭슨의 새 조각은 둥지를 트는 새들에 관한 작업이다. 새이자 곧 조각인 이들은 에릭슨의 작업실 유리 문과 창문에 충돌해 생을 마감했다. 유리 위에 반사된 공중의 환영이 수많은 새들을 죽도록 만들었다. 창문은 내부의 채광을 위한 것이고, 작업실이 산골에 위치하다 보니 안팎의 경관을 최소한으로 차단하도록 설계한 탓이다. 이 청동 새들에 자연과 문명의 관계가 내재해 있다. 새들은 운명을 다했고, 에릭슨은 그들을 고전적인 청동 조각으로 부활시켰다. 순교자를 기리듯이.

    존 러스킨이 말하길 “구성이란 곧 불균등한 것들을 나열하는 일”이라고 했다. 에릭슨의 두더지 둔덕 연작은 불균등에 관한 감각을 일깨운다. 실제 두더지 둔덕을 모아 석고로 뜨고 청동으로 주조했다. 승리와 패배를 동시에 나타내는 조그만 산이다. 잔디밭에서 두더지는 늘 승자다. 두더지가 판 복잡한 구조의 지하 땅굴은 굽이치는 강줄기를 연상시킨다. 두더지가 땅굴을 파듯, 에릭슨은 회화의 화면 위를 유랑한다. 두더지 둔덕 조각을 완고한 고집, 즉 지속적인 예술 창작의 필요를 형상화한 기념비로서 해석할 수도 있다. 바닥에 놓인 두더지 둔덕들은 원본과는 다른 개념을 함축한다. 정원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지만, 작가에 의해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한다. 갤러리 공간에서 두더지의 노동은 저항적 오브제로 재해석된다. 흙에게 영구적인 맥락을 부여한 것이다.

    에릭슨은 스스로의 설치 작업들을 굳이 구분 지으려 하지 않는다. 매체의 변주는 한 공간에 다수의 서사가 공존한다는 믿음을 주기 위한 요소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에릭슨은 태피스트리와 두더지 둔덕 조각, 회화와 판화의 재료적 상이함을 수용한다. 그리고, 개념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에 이들이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도록 유도한다. 그의 작업은 모두 같은 맥락으로 통한다. 삶과 예술의 무계획성에 대한 것이며, 모든 것이 빛과 어둠의 관계, 때로는 우연으로 연결되어 있음에 관한 것이다. 절묘한 미감을 조율하고, 재편성하는 작가의 역할이 태피스트리 작업에서 두드러진다. 이 복잡한 작업은 형태, 지형, 그리고 단번에 섬세하고도 투박한 모든 것이 될 수 있을 법한 구조적 양상을 포괄적으로 드러낸다. 재료 자체로서 리넨은 전통 회화 캔버스와 직접적인 연관을 띤다. 한편, 태피스트리 재료로서의 리넨은 표현의 지지체로 남아 침묵하기보다 스스로 목소리를 낸다. 대형 회화들은 은밀한 회화적 실험의 과정을 거쳐 왔다. 그러나 회화 연작의 시작부터 끝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된 것은 단 하나의 드로잉이다. 각각의 회화에서 실재의 형상은 축소된다. 새로움이 탄생한다. 새들의 죽음마저도 새로운 무언가를 낳았다. 새롭고도 영원한 것 말이다. 에릭슨은 스스로 터득하고 발전시켜온 예술 언어를 사용하는 동시에 그것을 면밀히 탐구한다. 이 실재하는, 지속적인 연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존재들 사이의 연관성과 새로운 관계들을 발견하기 위하여, 그의 두 눈은 활짝 열려 있다.

    전시제목안드레아스 에릭슨: 인-비트윈스

    전시기간2019.09.20(금) - 2019.11.03(일)

    참여작가 안드레아스 에릭슨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매주 월요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학고재 Gallery Hakgojae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9길 41 (청담동) B1 학고재 청담)

    연락처02-3448-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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