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선의 미학; 시대를 긋다

2010.05.01 ▶ 2010.08.31

박수근미술관

강원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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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근

    고목(古木) 종이에 연필, 15.1x7.4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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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근

    과일파는세여인 종이에 연필, 9.6x17.6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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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근

    아이업은소녀 종이에 연필, 25.9x18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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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근

    앉아있는여인 종이에 연필, 19.5x12.7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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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근

    이층집풍경 종이에 연필, 18[1].7x25.5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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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근

    초가집 종이에 연필, 19x25[1].8cm, 2010

  • Press Release

    올해는 박수근 화백(1914~1965)이 작고 한지 45년째 되는 해다.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리고자 애썼던 박수근 화백, 그의 삶과 예술적 가치를 기리고자 설립된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에서는 <박수근 선의 미학 시대를 긋다>전시를 통해 소장품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드로잉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1950, 60년대 일반 서민들의 일상풍경들이 담겨있는 드로잉에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수없이 많이 그리고 지우기를 여러번 반복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박수근 화백이 작업에 임하는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대원(서양화가), 오광수(미술평론가), 윤범모(근대미술사학자)가 박수근의 드로잉에 대한 가치에 대해 서평한 기록물들도 함께 전시된다.

    "그 충분치 못한 지질 위에 그의 결정적인 선을 남기게 되기까지 그가 몇 번이고 지운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가 있으며 겸손하고 시종일관 진지하며 성실한 그의 성격의 일면을 볼 수가 있다. 그 하나의 선을 남기기까지 그 노력에 그저 숙연해질 따름이며 종래의 생각대로 데상이 밑그림의 성격을 떠나서 그 나름대로 하나의 작품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고 보는 근래의 미술사조로 볼 때 그는 이미 그러한 경지에 이르렀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985. 열화당)" ■ 이대원 서양화가 [朴壽根 1914~1965] (1985. 열화당)에서 발췌

    박수근의 드로잉, 시대를 긋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고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의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물론 어린 아이들의 이미지를 가장 즐겨 그린다."
    박수근 어록의 하나이다. 편안하면서도 간단명료한 고백이다. 이 고백 속에 박수근 예술세계의 특성이 온전히 담아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박수근이 지향했던 예술의 원형은 진선미의 세계임을 이해하게 한다. 작가 자신은 평범한 견해라고 말했지만 진선미의 추구야말로 가장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가 아닌가. 진/선/미의 세계는 결코 화려하거나 다채롭지 않다. 알맹이로서 결정체만 남기는데 무슨 군더더기가 필요할까. 때문에 진선미의 세계는 단순하다. 단순미, 이는 박수근 세계의 외형적 특징을 함유하는 표현이다. 나는 박수근 세계에서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부치(華而不侈)의 경지를 읽는다. 백제 건축을 일러 표현한 말이지만 검소하기는하나 누추하지 않은 경지(검이불루)는 한국인의 마음이고, 이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있는 화가 박수근의 마음이기도 하다. 거기에 진과 선의 세계가 있고, 단순함의 아름다움이 있다.

    박수근이 즐겨 그린 소재는 아낙네와 나목이다. 전쟁을 겪은 궁핍한 사회상의 반영이기도 하다. 피폐했던 시대는 나무조차 무성한 이파리를 용인하지 않았다. 그것도 생존의 어려움 때문에 직립으로 꼿꼿하게 자라지 못하고 몸부림을 치면서 어렵게 성장했다. 박수근의 나무가 필요 이상으로 가지치기가 되어 있고 구부러져 있는 것은 시대상의 반영이리라. 비록 곤궁한 나날이지만 박수근의 겨울 풍경은 봄의 도래를 꿈 꾸게한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 했던가. 박수근 예술에 등장되는 인물들은 평범하면서도 삶의 현장에 있는 생활인들이다. 대개 중년층의 아낙네들이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 이 역시 전쟁을 겪은 시대의 사회 단면을 일러준다. 생활을 담보하고 있기 때문에 아낙네들은 시장을 왕래하는 옷차림을 보여준다. 비록 시장이라 해도 들뜬 풍경이라기보다 조용하기 그지없다. 인고(忍苦)의 여인상이다. 박수근 인물에는 청장년층의 남자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가장(家長)부재의 시대를 의미한다. 노동력이 있는 젊은이들의 부재, 역시 50-60년대의 전후(戰後) 사회, 가정의 유고(有故)를 상징한다. 전후의 시대는 무채색의 시대요, 농경사회적 단순함의 시대였다. 우리네 어머니의 옛 모습이다. 물질문명의 사회로 진입할수록 그리워지는 인간성 추구의 원형 세계이다. 박수근 예술이 대중적 사랑을 받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이다.(졸저, 『박수근의 예술세계와 민족미의 구현』, 『한국근대미술-시대정신과 정체성의 탐구』, 한길아트, 2000, 참조)

    박수근미술관에서 박수근 드로잉전시를 마련한다. 전시제목은 『박수근 선의 미학; 시대를 긋다』, 얼마나 멋진 제목인가. 박수근의 고향 양구는 군립박수근미술관을 설립하여 관객을 맞고 있다. 강원도 외진 곳, 주민 숫자도 많지 않고 예산 또한 넉넉하지 못한 지역이다. 박수근의 삶 또한 넉넉함과 거리가 멀었다. 생전의 그는 경제적 여유와 무관한 일상을 살았다. 백내장이 와 눈이 멀어도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 하지만 청빈(淸貧)은 예술로 승화되었다. 그가 국내 최고의 작가로 대우 받기 시작한 것은 작가 사후의 일이다. 미술시장의 스타로 부각된 박수근, 현재 그의 그림값은 국내 최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제대로 된 그의 그림 한 점이라도 살려면 지방 미술관 서너 군데의 일년 예산을 합쳐야 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작가는 비록 가난하게 살다 갔지만 그의 작품은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것이다. 박수근미술관의 문제는 작가의 유화 작품이 별로 없다는 것. 군립 단위의 예산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상식에 가까울지 모른다. 하지만 어디 첫 숟갈에 배 부를 수 있으랴. 박수근미술관의 역사는 일천하지만 그래도 드로잉만큼은 내세울 정도의 소장품 내역을 가지고 있다. 드로잉과 판화 등의 작품은 1백점이 넘는다. 개관 10년도 되지 않은 미술관, 물론 갈 길은 멀다. 올해는 박수근 타계 45주년을 맞는 해이다. 이를 위해 서울의 한 화랑에서는 명품 유화 중심의 기념전을, 그리고 양구의 미술관에서는 드로잉 작품의 기념전을 마련한다. 소장품의 확충도 과제이지만, 양구의 박수근미술관이 박수근연구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를 기원하면서 드로잉 전시에 축하의 꽃다발을 보낸다.

    일반적으로 드로잉은 본격 작품을 위한 기초 작업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드로잉에 대한 독자성을 부여하지 않으려는 세태를 의미한다. 하지만 드로잉처럼 매력적인 미술 장르도 많지 않다. 드로잉에 커다란 비중을 두는 작가들일수록 좋은 작품을 제작할 가능성이 많다. 나는 오지 여행 전문가로 많은 시간을 지구의 외진 곳에서 보낸 바 있다. 한동안 히말라야와 타크라마칸 사막 혹은 중앙아시아는 나의 '놀이터'였다. 실크로드 미술기행이라는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참으로 많은 미술가들과 오지 여행을 동행한 바 있다. 오지 여행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일정 관리의 차질이라는 점이다. 예고도 없이 스케쥴이 바뀌게 되는가 하면 대책도 없이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생긴다. 문제는 이같은 짜투리 시간, 기다리는 시간에 미술가들은 무엇을 할까. 상당수의 작가들은 그냥 시간을 죽이면서 보낸다. 하지만 몇몇 작가들은 짜투리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활용한다. 그들은 스케치 북을 꺼내들고 드로잉을 하거나 메모를 한다. 역시 스케치 북을 꺼내든 화가는 '그림을 잘 그린다'라고 느끼게 한 작가들이 대부분이었다. 평소 그림 잘 그린다고 생각하게 한 작가들은 무엇인가 달라도 달랐던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드로잉에 대한 중요성을 체득하고 있다는 점이었고,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드로잉을 열심히 하는 경우에 해당되었다. 화가들과 오지여행을 다니면서 나는 드로잉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드로잉은 절대로 유화 작업을 하기 위한 보조수단만은 아니었다. 드로잉 자체가 하나의 완결성을 갖는 훌륭한 장르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여, 스케치 북이 두툼한 작가치고 그림이 시원찮은 작가를 보지 못했다. 드로잉은 하나의 수행이었고, 그 나름대로 완결성을 갖는 장르였다.

    박수근의 드로잉 작품을 보면 작품성이 높다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즐겨 다룬 소재는 유화 작품에서 선 보인 원형의 모습이기도 하다. 어떤 경우는 유화 작업을 위한 밑그림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유화와의 관계는 별도의 문제로 치고, 박수근의 드로잉 작품은 독자성을 갖는 별개의 작품이라고 믿고 싶다. 박수근의 드로잉 작품은 간결하면서도 견고한 구도 그러면서도 선(線)이 갖고 있는 맛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박수근이 추구한 예술세계의 원형은 진선미의 세계이고 그것도 단순미라고 축약했다. 이같은 어록과 드로잉과 비교하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박수근 세계의 원형은 바로 드로잉에도 내재해 있는 것이다. 단순명료한 연필 드로잉은 박수근의 회화적 특징과 상통한다. 군더더기를 삭제하고 핵심적 부분만 부각시키는 묘법, 거기에 연필 드로잉의 맛과 멋이 있다. 그야말로 '시대를 긋다', 이같은 표현과 부합되는 작품들이다. 선의 미학을 음미할 수 있다. 선으로 시대를 그은 박수근의 드로잉, 거기에서 박수근 예술세계의 원형을 만끽하게 된다. 하기야 선으로 시대를 그을 수 있는 화가가 몇 명이나 될까. 박수근의 드로잉을 보면서 새삼 느끼는 자문(自問)이다.
    윤범모 (미술평론가)

    전시제목박수근 선의 미학; 시대를 긋다

    전시기간2010.05.01(토) - 2010.08.31(화)

    참여작가 박수근

    관람시간9:00am~18:00pm

    휴관일일요일 월요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박수근미술관 Park Soo Keun Museum (강원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

    연락처033-480-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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