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기억공작소Ⅰ 김미련展 안개의 그림자 Ⅱ

2023.05.03 ▶ 2023.07.09

봉산문화회관

대구 중구 봉산문화길 77 (봉산동, 봉산문화회관)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2층)

Homepage Map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아이콘
  • 작품 썸네일

    김미련

    안개의 그림자, 2022, VR 3D 영상설치, 4분 (협업 3D애니메이션:손영득) 모든 경계, 2023, 370x445x104cm, 황마실 커텐 still here, 2023, ø 90cm, 사운드 설치, 반복재생

  • 작품 썸네일

    김미련

    Grandmother’s period 2023 단채널영상, HD video, 1분

  • 작품 썸네일

    김미련

    2023 기억공작소Ⅰ 김미련展 안개의 그림자 Ⅱ

  • Press Release

    전시장 입구 네온 불빛이 야릇하게 반짝이고 내부에 “화이트 크리스마스”음악이 작게 귓가를 맴돌아 70년대 할리우드 영화 같은 익숙한 분위기를 마주한다. 핑크빛 네온의 ‘america’는 우리 근대사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나라 미국의 스펠링 대문자 A를 소문자 a로 고쳐 고유명사가 아닌 대명사로 변환해 네온 불빛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는 라이트 아트가 흥미롭다.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서면 높이 5m에서 내려오는 황마 끈이 커튼처럼 S자 형태로 전시장을 두 개의 공간으로 분리시켜 가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로 이어지는 인식의 경계를 지어 놓았다. 커튼 안쪽에서 체험하는 360도 VR 체험은 과거의 세계 어느 속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곳으로 인도하며 평범하고 익숙한 아버지의 목소리로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데올로기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작가의 할아버지가 동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월북했던 이야기를 들으며 생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불안함이 엄습한 안갯속 철책선속에서 할아버지의 시간에 몰입한다. 커튼에서 나오면 맞은편 현실의 공간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현실 속에도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난한 삶이 묻어나는 아카이브 작품들이 나타난다. 할아버지의 월북했던 좌표를 따라 식물 생태계를 기록한 스캐노그래피 작업, 공소장과 작가의 얼굴 이미지를 풀로 두껍게 제본하고 사포로 갈아낸 새하얗게 빛나는 입체작업, 그 이후로 힘든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남은 할머니들의 시간들을 고스란히 표현한 영상작업을 보여준다. 작가의 고향인 안동 내앞마을에서 내려오는 내방가사 “피란가”가 영상에서 한 서린 삶의 애환을 노래하고 있다. 이 모든 동선에 나타난 수많은 메타포 속에서 작가는 질문한다. 우리 민족에게 정치적 이데올로기는 무엇이며, 특정한 집단의 이익과 편향성이 사회적 삶 전체에 스며들어 어떠한 오해와 갈등의 문제를 야기하는지를...
    다시 한 번 초지향성 스피커 아래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 음악에 귀 기울이며 상상해본다. 바닥에 침묵을 강요하는 “still here”를 수놓은 카펫 위에 서서 다시 눈을 뜬다.

    역사와 장소, 그리고 사건을 기억하는 우리들의 자세까지 김미련 작가의 독특하고 날카로운 시선이 돋보이는 2023 기억공작소 두 번째 전시 “안개의 그림자 Ⅱ”이다. 작가는 과거를 소환해 현재의 삶과 미래까지 생각토록 한 섬세한 관람 동선으로 기존 역사적 서사를 개인의 서사가 주가 되어 비춰보고 이것이 누구나의 서사에도 포함되는 보편성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동양철학가인 류승완 박사와의 협업으로 개인 서사를 기록학적 측면에서 무명의 개인 서사와 역사적 사실과의 관계를 조명했으며, 애니메이터 손영득 교수와의 협업으로 서사의 초현실적 영상 구현을 통해 시지각적 몰입을 확장시켰다. 이렇게 인문학자와 3D 애니메이션 작가와의 학제간 협업으로 학문적 예술적 지평과 공감의 영역을 입체화시킴으로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명확하고 짜임새 있게 구현했다.

    작가 김미련은 ‘역사성과 장소성’을 기반으로 우리가 당장 현실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일상을 다원적으로 탐구하는 작가이다. 동인아파트 재개발을 둘러싼 이야기<나의 살던 고향은>, <동인동인 東仁同人>, 문화비축기지의 <기억을 걷는 시간들>, <녹색게릴라 자연>, 생명예술제 등의 국내 전시부터 독일에서 펼친 , , 등의 다양한 전시까지 사회, 문화, 정치, 생태를 역사 속의 한 맥락 안에 특정한 장소의 관계성을 연결하는 작업을 펼쳐왔다. 또한 사회 속 가려진 비가시적인 면을 가시화하는 일관된 시선으로 그것을 구체화하기 위한 최적화된 매체를 이용하기 위해 일정한 패턴을 구축하지 않는 다매체 작가이다. 이렇게 우리 주변의 삶과 세계의 흐름을 익숙한 시선이 아닌 깨어있는 시선으로 마주하기 위해, 작가는 자신의 신념을 실현하고 행동하는 태도로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역설하고 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에릭 호퍼(Eric Hoffer)는 “권력은 부패한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나약함 역시 부패한다. 권력은 소수만을 부패시키지만 나약함은 다수를 부패시킨다.”라고 말하며 권력에는 침묵하면서 약자를 향해서 내뱉는 증오나 악의는 당사자가 나약하고 깨어있지 못하기 때문에 힘 있는 자의 부당함에 눈을 돌리고 약한 자에게 필요이상으로 분노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면에서 김미련 작가는 예술이 삶과 이반되는 것을 경계하고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삶으로서의 예술’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사회적 문화적 배경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수용을 통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정형화된 예술에 무리지어 편승하는 나약함을 버리고 불합리에 대한 사회적 질문들을 쏟아내는 특별한 작가이다.
    이번 전시가 다소 무겁고 우리의 삶과 관계없는 과거의 이야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도 일상 속에서 겪고 있는 내용들이다. 우리민족이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냉전시절 이데올로기 갈등, 전쟁을 겪은 부모 세대에서 파생되는 아픔, 그리고 가까이 우리 주변 생활 속 불합리한 일들에 침묵하는 나약함까지... 익숙한 습관에서 머물지 않고 깨어있는 시선으로 나 아닌 타인에 대한 공감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단초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조동오


    작가노트

    ‘그 숲에도 난대림과 온대림과 냉대림은 섞여 있었고 내 마음의 점이지대에도 상록활엽수와 낙엽 침엽수가 혼재해서 자라고 있다.

    모든 경계는 가시거리 제로의 허상이고 모든 한계선은 충돌선이자 오리무중의 안개였다.’

    황진혁 시인의 ‘線을 지우다’中에서


    경상도 안동의 유교 걸로 성장해 10여 년을 독일에서 예술인으로 활동하다 귀국해서 다시 대구와 서울, 해외 활동을 병행하며 지나온 지 15여 년이 되었다.
    독일 생활 동안에 생긴 습관이 항상 아침마다 일기예보와 뉴스를 듣는 것이다.
    햇빛 쨍한 날이 너무 귀한 날씨 탓과 독일어 학습에 대한 습관 탓이리라.

    내 삶의 경험에서 인지되는 상황을 여러 겹의 차원에서 바라보고 통찰하는 방법으로 기억과 시간, 장소를 키워드로 삼았다. 일상의 비가시적인 표면의 속살을 가시화하는 나의 방법은 여러 가지 매체를 활용하면서 기록과 협업의 형태가 주를 이루게 된다. 특히 개인적인 가족의 서사를 통해 안개처럼 뿌옇게 실체가 묘연하면서도 무겁게 드리워진 불안의 정서와 무의식의 세계를 VR영상을 통해 탐험하고 엿보며 심리적 공감 혹은 다른 감정 또는 질문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역사와 장소, 기억, 그리고 몸의 시 지각적, 다각적인 체험을 통해 <안개의 그림자 II>에서 우리가 당장 인지하지 못하는 일상을 다원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존재와 부재의 공존, 과거와 현재의 교차점에서 미래의 기억으로서의 한 단면을 이 전시장을 찾은 관객과 공유하고 싶다.
    작가 김미련

    전시제목2023 기억공작소Ⅰ 김미련展 안개의 그림자 Ⅱ

    전시기간2023.05.03(수) - 2023.07.09(일)

    참여작가 김미련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월요일

    장르설치

    관람료무료

    장소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 중구 봉산문화길 77 (봉산동, 봉산문화회관)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2층))

    연락처053.661.3521

  • Artists in This Show

봉산문화회관(Bongsan Cultural Center) Shows on Mu:umView All

  • 작품 썸네일

    2024 기억공작소Ⅰ 김용익展 후천개벽: 아나와 칼(Ana & Carl)

    봉산문화회관

    2024.02.14 ~ 2024.04.21

  • 작품 썸네일

    2024GAP(GlassBox Artist Project)展 - 자연으로부터

    봉산문화회관

    2024.03.06 ~ 2024.04.07

  • 작품 썸네일

    2024 유리상자-아트스타Ⅰ 신예진 : 열 명의 나무 가운데 한 아이가 있어요

    봉산문화회관

    2024.01.19 ~ 2024.03.24

  • 작품 썸네일

    2023 기억공작소Ⅳ 방정아展 죽는 게 소원인 자들

    봉산문화회관

    2023.10.25 ~ 2023.12.24

Current Shows

  • 작품 썸네일

    백윤조: Every Little Step

    갤러리조은

    2024.02.29 ~ 2024.03.30

  • 작품 썸네일

    올해의 작가상 2023 (Korea Artist Prize 2023)

    국립현대미술관

    2023.10.20 ~ 2024.03.31

  • 작품 썸네일

    갈라 포라스-김: 국보

    리움미술관

    2023.10.31 ~ 2024.03.31

  • 작품 썸네일

    2023 타이틀 매치: 이동기 vs. 강상우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23.11.23 ~ 2024.03.31

  • 작품 썸네일

    이력서: 박미나와 Sasa[44]

    서울시립미술관

    2023.12.21 ~ 2024.03.31

  • 작품 썸네일

    문신 모노그래프:비상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2023.03.07 ~ 2024.03.31

  • 작품 썸네일

    시적추상(時的抽象)

    전남도립미술관

    2023.12.20 ~ 2024.03.31

  • 작품 썸네일

    김한라 : 둥글게 이어진 사이

    갤러리 도스

    2024.03.27 ~ 2024.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