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 해외 순회 기념전 《소산비경(小山祕境): Sublime Beauty of Sosan》
2024.02.02 ▶ 2024.03.24
2024.02.02 ▶ 2024.03.24
전시 포스터
박대성
삼릉비경 Unexplored View of Samneung 2017, Ink on paper, 446.7 x 792cm, 175.9 x 311.8 in. (in 4pcs)
박대성
금강설경, Mt. Geumgang - Winter 2019, Ink on paper, 199 x 1001 cm, 78.3 x 394.1 in.
박대성
신라몽유도 Dream Journey to the Kingdom of Silla 2022, Ink on paper, 197.4 x 295.3cm, 77.7 x 116.3in.
박대성
불밝힘굴 Cave of Light 2024 Ink on paper 100 x 80cm, 39.4 x 31.5 in. 115 x 93.5cm, 45.3 x 36.8 in. (framed)
박대성
인왕산 Mr. Inwang 2022 Ink on paper 125.5 x 100.5cm, 49.4 x 39.6 in. 133.5 x 108 x 5.5(d)cm, 52.6 x 42.5 x 2.2(d)in. (framed)
박대성
만월 2022, Ink on paper, 125.5 x 100.5cm, 49.4 x 39.6 in.
한국화, 한국 현대 수묵화와 박대성
김성림 | 다트머스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
소산 박대성(小山 朴大成, b.1945-)은 수년간 세계 각지를 누비며 유명한 산천과 전통 시장, 유적지, 시골 마을, 대도시 등을 찾아다녔다. 어디를 가든 펜과 붓을 챙겨 그곳의 풍경, 사람, 동물, 건축 등을 끊임없이 종이에 옮겼다. 한국화를 현대화해야겠다는 생각이 움튼 1994년, 박대성은 서양 현대 미술에 대해 배우고자 현대 미술의 메카인 뉴욕으로 향했고, 아트스튜던트리그에서 수학하며 소호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났을 무렵, 그는 불현듯 뉴욕에서는 현대 한국화에 한 획을 긋지 못하겠다 판단했고 가장 한국적인 곳으로 가야겠다고 결심하는데, 그때 떠올린 곳이 한국 전통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도시 경주였다.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중국 북경을 자주 다녔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수 없이 해외를 다니며 세계 곳곳의 예술을 탐구했고, 그로써 내가 갈 길을 결정했다. 내가 선택한 것은 가장 ‘한국적’인 것을 현대화하는 것이었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경주는 박대성에게 제2의 고향이 되었다. 그는 주로 경주의 역사, 문화 유적지를 그렸다. 작가는 작업실 주변에 즐비한 유적지의 진수를 포착하는 동시에 그에 담긴 역사적 의미나 중요성을 담으려 했다. 중요 유적지를 방문하고 이를 여러 번 그린 후에는 그에 깃든 정신성을 발견했고 자신만의 구도로 재구성했다.
2000년대 들어 박대성은 서예 탐구에 열을 올렸다. 1988년 이가염(李可染, Keran Li)과의 만남에서 그가 먹과 서예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박대성은 마음에 새겼다. 실크로드 여행을 떠났을 때 박대성은 바위에 새겨진 암각화와 상형 문자를 여럿 보았고, 그대로 스케치북에 옮겨 그렸다. 그는 암각화가 글의 원형이라고 여겼고, 글이 그림으로부터 발전했다고 생각했으며, 따라서 그림을 그리는 것과 글을 쓰는 것에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금강산(金剛山)은 박대성의 주요 화재(畫材)다. 대표작인 〈현율〉에서 작가는 금강산의 기암절벽 일만 개가 연출하는 장관과 경이로움을 그리는데, 그 표현 방식이 관객을 압도한다. 그는 독수리가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부감법을 사용해 강렬하고 장엄한 산봉우리들을 표현한다. 화폭에 수직으로 서 있는 거대 봉우리들은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으며 숭고함을 자아낸다. 하늘 높이 치솟은 금강산은 마치 깊은 협곡으로 빠지는 듯한 어지러움마저 느끼게 한다. 그의 참신한 상상이 가미된 대담하고도 독특한 시각은 현대적인 산수화 양식을 만들어냈고,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박대성의 호를 따 ‘소산 산수’라고도 한다.
박대성의 그림은 작업실 주변 풍경에서 탄생하기도 한다. 땅의 기운과 그를 둘러싼 풍경은 그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런 연유로 그의 화실은 늘 밤낮과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산과 숲, 물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왔다. 화실에서 보이는 뜰을 그린 작품으로 2017년 작인 〈삼릉비경〉을 들 수 있는데, 밝은 보름달이 석탑과 뜰의 곳곳을 비추고 있다. 이 거대한 작품이 자아내는 서정적이고 몽환적이며 환상적인 분위기는 마치 고요한 뜰에 있는 듯한 평온함을 선사하며 단숨에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1945년 경상북도 청도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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