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할머니 Oil on canvas_50cmx50cm_2023
권오준
고뇌 Oil on canvas_40.9 x 53cm_2023
권오준
어둠의 터널 Oil on canvas_177x100cm_2022
권오준
몽환적인 저녁 Oil on canvas_165x110cm_2022
권오준
여인과 창 Oil on canvas_110x165cm_2022
권오준
그리움 Oil on canvas_145.5x145.5cm_2022
권오준
고독 Oil on canvas_145.5x145.5cm_2022
권오준
희망 Oil on canvas_145.5x145_2022
권오준
작별 Acrylic on Canvas_61cmx46cm_2021
권오준
남자와 창 OIl on canvas_160x120cm_2023
작가노트
예술이란 작가가 삶의 경험을 통해 현실을 인식하고, 세상에 표현하고 싶은 것을 정해진 형식으로 나타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의 작업은 내가 살아온 과정과 분리될 수 없다.
대학시절 자신의 꿈과 무관한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현대인들의 소외된 삶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당시에는 그저 내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여기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노동자들이 자기 노동 생산물로부터 소외되고, 자기실현의 매개가 되어야 할 노동은 오로지 생존을 위한 수단이 됨으로써 인간이 소외된다는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한참 지나 그 시절 내가 고민했던 문제들이 스펙터클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주체가 아닌 수동적 객체로 살아가고 있는 지점에 닿아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현대인은 기술문명이 비추는 환상의 세계와 자신의 노동을 교환함으로써 소외되어 가는 것이다. 소외된 사회경제적 관계들은 스펙터클의 이미지로 대체되고 도시 자체가 상품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소외된 나 자신과 현대인의 삶에 대해 고민하던 중 예술에서 작은 희망을 보게 되었다.가 나의 그림을 감상할 때, 인간의 내면을 이해하는 과정의 주체가 되고, 아울러 그러한 체험이 사람의 실존적 의미 또한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
예술은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으로부터 소외된 존재에게 잃어버린 세계를 제시 할 수 있는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또한 예술은 현실의 수많은 비합리적 고통을 체험으로 나타낼 수 있다.
소외되어 절망하는 현대인, 고뇌하는 현대인, 사회 속에서 유리되어 자연 속에서만 위안을 찾을 수 있는 현대인에게 관심이 간다.
그것은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어린아이 때부터 우리사회의 이념에 따라 스펙터클을 좇아 살아온 내 삶의 어두운 면이기도 하다.
때로는 세상의 모든 것을 벗어나 형이상학적 세계에서 절대 평안을 얻고 싶어지다가도 결국 다시 내가 발 딛은 현실 , 나 자신의 처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삶의 가장 진실 된 면, 본질적인 면을 회화에 담고 싶다.
이미 20세기 초에 뭉크는 삶의 본질적인 주제를 모두 다루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1980년대에 출생한 내가 바라본 삶의 모습을 회화로 담아내는 작업은 아직 내게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삶의 경험으로부터 현대인을 소외된 존재, 우울한 존재, 불안한 존재라고 규정한다.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해 자기 자신뿐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까지 물리적으로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을 회화적으로 제시하는데 집중해 보았다.
나의 작업은 직접 찍은 사진자료를 바탕으로 하지만, 사진의 사실성보다는 사진에 담긴 느낌과 기억에 중점을 둔다.
롤랑 바르트가 고안한 푼크툼(사진 이미지를 볼 때 탈코드로서 ‘감상자를 찌르듯이 엄습하는 우연의 것';문화적 전통과 관계없이 응시자의 주관적 시각에 의하여 감지되는 사진의 메시지)의 개념을 적용하여 내게 푼크툼의 경험을 주는 사진을 선별하여 현대인의 소외와 우울, 불안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런 점에서 나의 회화는 사적이고 내성적이며 자기 성찰적이다.
나의 작업에서 소외된 현대인을 드러낼 때, 해체되고 탈 인간적인 도시환경 속에서 다루지 않는 것은, 인간이 자신의 상황을 인식하려면 매몰된 현실 공간을 훌쩍 떠나 다른 공간에 놓여져야 한다는 아이러니 때문이다.
또한 19세기 리얼리즘 화가들이 내러티브를 통해 주제를 표출하려고 했던 것과 달리 나는 화면구성과 인물의 포즈를 통해 주제를 함축하려고 한다. 따라서 많은 경우 인물은 광활한 자연 속에 외롭게 존재하거나 자연을 응시하고 있다. 막막함 속에서 갈 길을 잃은 듯 보이는 인물은 자기 자신과 타인으로부터 소외된 작가 자신과 현대인을 표상한다. 광활한 자연과 배경을 연출하기 위해 강조된 원근법이나 수평구도를 활용한다. 수평구도에 자주 등장하는 하늘과 바다는 낭만주의 사조와 마찬가지로 관람자에게 그리움의 정서를 유발하기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근대적 주체가 해체된 지금 자연과 인간의 교류 속에 발생하는 다층적인 의미와 감정을 관객이 재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외롭게 돌아서있는 인물은 고독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인물이 자아 성찰의 시간 갖는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다.
실내풍경에서 직선을 활용한 화면 분할은 자연과 대비되는 인공물이나 도시문명을 나타내며 그 안에 갇힌 현대인의 삶을 표상하기도 한다.
비록 나의 회화가 사적인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는 관람자와 소통하여 보편적 기억으로 확장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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