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장윤규
인간의 산 III 102*82cm, 2019, 판화지 위 먹, 아크릴
장윤규
건축산수 II 120*120cm, 2024, 3D프린팅
장윤규
건축산수 Ⅱ 300x130cm, 3D프린팅, 2024
장윤규
백록담 Ⅱ 820x102cm, 판화지 위 먹,아크릴, 2015
장윤규
인간의 매듭 Ⅱ 300cmx130cm, 판화지 위 먹, 2021
운생동 건축가그룹의 대표 장윤규는 건축과 예술, 건축과 문화의 통합된 구조를 찾는 실험적인 건축가입니다.
이번 전시는 건축과 예술의 근본은 인간의 관계를 정의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건축적 작업과 동시에 틈틈이 그린 10여 년간의 기록입니다.
코로나 같은 전염병, 전쟁과 빈곤, 환경오염 등 세계에 만연한 갈등을 극복하고 치유하는 것도 인간의 관계를 회복하는데 해답이 있을 것입니다. 천산 천인의 끝없는 산수 구도를 통해 인간이 만들어 나가는 풍경을 그려냈습니다.
전시는 제1,2전시실에는 건축가로서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3D 작업으로 표현한 <건축산수> 10여 점과 제3전시실에는 인간의 모습을 붓으로 그린 <인간산수> 40여 점으로 구성되어 인간적 구축과 건축적 회화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서로의 정신세계와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하고 교류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작가의 글
인간은 혼자 생존할 수 없다. 지연, 공통된 생활 관념, 전통, 공동체 의식을 통하여 공동으로 인식하고 만들어가는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구조를 만들어내고 이를 유지하려 한다. 무작위의 인맥과 피상적인 대화가 현대인의 관계인 현상이 만연하다. 이제는 마을에서 형성되었던 지역적이며 물리적인 관계는 파괴되고 열린 구조가 되었다. 그런데 현대의 사회가 더욱 열리면 열릴수록 인간은 반대로 고립된다. 이러한 양면적 아이러니의 인간관계를 산수와 같은 그림으로 그려내려 하였다.
그림은 전시를 하기 위해 그렸던 것이 아니고 내면의 의지를 스스로 다잡고 성숙하기 위해서 시작했다. 조선 사군자가 꽃이나 식물 자체가 지닌 아름다움보다는 그들이 지닌 상징, 즉 지조와 절개, 고아함, 품격을 담은 것을 떠올렸다. 어떠한 고난과 악조건 속에서도 꿋꿋이 꽃을 피우는 사군자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지조와 절개를 덕목으로 여겼던 선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정신적, 영적인 일임과 동시에 그림은 노동의 기록이다. 한 땀 한 땀 수도하는 마음으로 시간과 체력과 싸움하며 인내한다. 막막하게 펼쳐진 캔버스를 긴 시간의 노동으로 채운다. 그동안만큼은 어떠한 방해에도 집중과 고요의 시간을 만든다. 한 치의 흐트러짐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고뇌하고 침묵한다. 주어진 시간을 통해 마음속의 생각을 지우고 오로지 붓의 터치만을 기억한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어진 획만이 내 공간과 시간에 존재한다.
평론 김나래
<인간산수>는 장윤규가 스스럼없이 건축가라는 이름을 벗어 던지고 회화 작업을 내보이는 첫 개인전이다. 작가는 자신이 오랫동안 체험하고 습득한 인간의 실존과 자연에 대해, 내밀한 사유를 통해 섬세하게 구성하고 조합하여 회화로 재현한다. 관찰자 혹은 전지적 시점에서 대상을 바라보며 소재로 삼은 것이 아니라, 장윤규 스스로가 참여자이자 동시에 작업의 대상으로서, 흡사 자화상을 그리는 작의를 담은 듯 작업의 일부로 들어가 있는 태도를 취한다. 몸을 바짝 기울여 면밀히 들여다보면 어디인가 쪼그려 숨어있는 그를 찾아낼 수 있다.
(...)
평론 심정택
‘무엇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는 작가들이 늘 고민하는 문제이다. ‘무엇’은 작품의 주제와 대상이다. 건축사사무소 운생동(韻生同) 대표 건축가 장윤규는 산수를 그린다고 말한다. ‘산수’(山水)는 동양적 풍경의 의미이다. <인간산수>전의 작품들은 오랫동안 마음에 품었던 상(象)이 겉으로 나타나는 외현(外現)을 조성하는 형(形)을 만나 표현된 의경(意境)이다.
(...) 장윤규의 창작은 붓, 펜과 아크릴을 이용해 평면 드로잉으로 표현한다. 컴퓨터 모델링을 거쳐 3D프린터로 만든 부조(浮彫)도 만들었다. 플라스틱을 재료로 사용한 아상블라주(assemblage·집적) 성질을 갖는다.
무채색과 유채색의 산의 형식을 갖춘 그림은 ‘본질을 완성’하기 위한 여정에서 만난 도상이다. 장윤규는 산을 단순 기하학적인 형태의 추상적 복합적 모티브만으로 구성된 매스(mass)를 가진 골격구조로 이해한다. 산의 모습은 나무줄기처럼 보이는 방사성 필획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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