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수
목욕하는 꼬마영수 acrylic on canvas, 91x117cm, 2009, 개인소장
이영수
배달가는 꼬마영수 acrylic on canvas, 112X145, 2008, 개인소장
이영수
빗겨갈 수 없는 것 acrylic on canvas, 91X117, 2008
이영수
잠자리에게 코를 빌려줘요 acrylic on canvas, 130X162, 2009
이영수
선생님 꼬마영수 acrylic on canvas, 91X117, 2008
정희와 영수는 사이좋은 친구 사이였다. 정희는 어려서부터 총싸움, 공놀이 등을 좋아 했고 영수는 소꿉놀이와 고무줄놀이 등을 즐겨 했다. 훗날 정희는 한 국가의 원수가 되었고 영수는 그의 영부인이 된다. 이 짤막한 문장에서도 우리는 보편성으로 점철되어진 고정관념에 의한 수많은 오해가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대가 변하고 다원화된 삶의 형식이 개개인을 설명한다하여도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보편을 가장한 역할상이 뿌리 깊게 존재하고 있다. 작가 이영수의 ‘꼬마 영수‘ 시리즈는 바로 이러한 구조 속에서 영수로 살아가는 작가 자신의 성장기이자, 우리시대 ‘영수’들의 고단한 삶을 대변한다. 퇴근 후 맥주를 마시는 영수부터 지각으로 허둥지둥 뛰는 영수, 배달하는 영수, 노년의 영수 까지 영원히 퇴색할 것 같지 않은 꿈을 간직한 순수 표정의 영수는 어느덧 쳇바퀴 돌 듯 흘러가는 일상에 몸을 맡긴 가장이 되어있다.
그러나 그들의 이름이 언제까지나 ‘꼬마‘영수 일수 있는 것은 그 시절의 꿈을 안고 갈수 있는 희망과 순수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이렇듯, 특정의 장르나 사조를 떠나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시대의 흐름 속에 잘 녹아들게끔 표현하는 그는 가장 한국적인 팝아트를 구현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과거 점묘를 통한 적묵으로서 유년의 아련함을 표현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컬러와 매끈한 느낌으로 좀 더 현재로 온 영수를 표현한다. 또한 간간히 등장하는 엄마 ‘영희’는 꼬마영수 시리즈의 다양한 내러티브와 가능성을 보여준다.
흐르는 강물이 자유롭다지만 물의 예측 불가한 소용돌이 속에서도 자유로웠노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쩌면 커다란 흐름 속에 떠 밀려가면서도 각자의 제한된 자유와 노력으로 새로운 물길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시대의 수많은 ‘영수’들이 그렇게 각자의 자리를 만들 듯 작가 이영수 또한 자신만의 세계를 곤고히 하며 그 유속을 더해가고 있다. 이제 그는 형식의 변용을 통해 회화와 사진,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날로 다양해지고 풍요로워지는 이야기를 전한다. 추억의 불량식품처럼, 일상의 시계를 한 박자 쉬게 하는 그의 그림은 여전히 웃음과 감동으로 세상의 모든 ‘영수’들을 응원한다.
고 경
1974년 경기도 성남시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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