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신종민
Deus ex machina steel, cement, silk, magnet, acrylic_dimensions variable_2024
신종민
신경승 Charater1,2,3,4 〈ragdoll_asset〉 steel, cement, silk, magnet, acrylic_300×70×50㎝_2024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은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2024 OCI YOUNG CREATIVES 선정 작가인 신종민의 개인전 《Add-on》을 7월 4일부터 8월 10일까지 OCI미술관 1층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가상 세계에 입장한 듯, 오래된 디지털 게임을 연상하게 하는 이번 전시는 신종민이 그의 삶에 존재하는 인물과 공간, 상황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조각들이 모여 구축한 또 다른 세상이다.
전시실의 모든 존재는 현실 속에서의 정체성은 까맣게 잊은 채 작가로부터 낯선 맥락을 부여받았다. 아버지의 형상을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메시아로 묘사하고, 군 면제를 받은 친구에게 군복을 입혀 입대를 은유한다. 자신의 페르소나에 승리의 여신 니케의 날개를 붙이고 한 손에는 권총, 다른 손에는 기다란 검을 장착시켜 전지전능한 능력을 부여한다. 이 모두가 다음 전시에서는 한없이 미약해질 수도, 혹은 세계를 제패할 힘을 얻어 우주를 지배하는 존재로 탈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각들은 그 자체로 현존함과 동시에 다음 작업 제작을 위한 작가의 데이터베이스에 예속된다. 그 자체가 원본이며 재료이다. 원본은 영원히, 끊임없이 증식되며 완성의 순간은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을 알린다.
더해지고 덧대어지며 무한한 형상과 내러티브를 얻는다. 폴리곤의 뼈대가 그대로 드러난 부분으로 보이는 텅 빈 내부, 낮은 해상도를 연상케 하는 얇고 찢어진 면, 빛바랜 색채 모두 한없이 가벼운, 그러므로 언제든지 쉽게, 얼마든지 다르게 조립할 수 있는, 끊임없이 재창조가 가능한 가변적 조각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골조 위에 붙은 외형을 개조하며 영구히 변화하는 이 조각들은, 마치 게임 속 캐릭터에 새로운 아이템을 부여하며 모습을 바꾸고 능력을 강화하는 방법과 유사한 듯 보인다.
디지털 환경 속 대상의 존재와 증식의 생태를 창작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 흥미롭다. 가상 세계를 구축하는 시스템을 조각 제작 방식에 녹여낸 셈이자 물성 없는 존재들에 작품이라는 형태의 물성을 부여한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램 등에서 발생하는 부분적 한계를 수정, 보완하기 위해 사용자가 직접 특정 기능을 추가하거나 변환시키는 방식을 일컫는 '애드온(Add-on)', 특히 게임 환경에서 유저들이 기존 요소를 재료로 새롭게 만든 2차 창작 콘텐츠를 일컫는 '모드(MOD)' 등의 논리를 작품 제작 방식에 적용하여 새로운 조각론을 구축하였다. 현실을, 나아가 자신의 작업을 2차 창작하는데 이른다.
그의 조각은 변화를 마다치 않는 속성 덕에 아이러니하게도 영속을 얻어 내었다. 찰나의 순간에 조각은 스스로를 다시 전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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