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의 땅, 우리 함께 Landscape of Craft
2024.07.02 ▶ 2024.09.29
2024.07.02 ▶ 2024.09.29
전시 포스터
맑고 푸른 고물, 푸르름의 근원, 무엇을 형용하는 말일까요? 바로 우리가 밟고 걷는 이 땅의 이름, 청주청원입니다.
청주와 청원은 2014년 7월에 통합되어 지금은 통합 청주시가 되었습니다만, 먼 과거의 청주와 정원은 본래 '청주'라는 하나의 지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청주는 삼한시대 마한의 방으로, 지리적 중요성으로 인해 통일신라 때부터 지방행정의 중심지였고, 고려 태조 23년 40년에는 정주로 지명을 개칭하였습니다. 청주와 정원이 두 개의 지역으로 분리된 것은 광복 이후 1946년, 군정법령에 의해서입니다. 그러나 사실 행정적으로 분리되어 있었을 뿐, 경제·문화·생활권을 하나였기에, 청주와 정원을 다시 '청주'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건 우리에게는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1994년부터 4번의 오랜 시도 끝에 2014년 드디어 청주와 청원이 다시 통합되었습니다. 분리된 지 68년 만의 통합이며, 기초자치단체 간의 자물통합으로 큰 의미를 지닙니다.
그리고 2024년은 청주와 정원이 통합된 지 1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이에 청주시 한국공예관에서는 금속과 섬유를 중심으로 통합청주시 10주년 기념전 공예의 딸, 우리 함께를 준비하였습니다. 쇠붙이를 녹이고 갈아 아름다운 작품으로 완성하는 금속 공예의 모습과 가느다란 실이라는 재료를 아름답게 물들이고 엮어가는 섬유공예의 행위는 마치 공예의 땅을 다져 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특히, 세계 초유의 창안이며,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자 '직지'가 탄생한 청주는 단면 공예로 창의로운 도시입니다. 천질백 년 전 윗덩이를 녹여 인쇄 문화를 꽃피운 청주를 기억하며, 금속을 녹이고 두드려 새로운 형태로 탄생시키는 금속공예와 만을 한을 이어 나가며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는 섬유공예, 11인의 예술가가 보여주는 그 아름다운 공예적 행위를 이번 전시에 담았습니다. 서로를 녹이고 이어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을 완성해 가는 모습에서 공예의 땅, 우리가 원래 하나였음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단단하고도 부드러운 두 개의 물성을 하나로 녹이는 금속공예와 너와 나를 연결하며 포용의 태도를 지닌 섬유공예, 그리고 108명의 시민들과 함께한 시민 공예 프로젝트까지. 공예의 땅 청주에서 공예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지역과 지역을 하나 되게 하는 행위의 예술이자 포용의 언어입니다. 통합청주시 10주년 기념전 《공예의 땅, 우리 함께 통해 우리가 밟고 걷는 이 땅의 의미를 되새기며, 공예로 더 행복하고 풍요로운 청주라는 도시에 사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녹는점 Melting It
녹다'라는 의미는 서로 단단했던 것들이 하나의 결정체로 섞이거나 스며들어 하나가 됨을 조합니다. 강경하고 굳건했던 것이 부드럽게 녹아 보다 자유롭게 만들어져 하나로 흘러가고, 서로 간에 확고했던 저항이 점진적으로 침식되어 새로운 존재로 탄생하는 우아한 포용을 잘합니다.
철주 청원의 통합은 그런 의미를 지닙니다. 두 지역의 통합은 금속공예의 녹는점, 그리고 하나가 되는 행위를 닮았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됨의 행위에는 따뜻한 이해와 정체성의 공감, 변화를 심장의 자연스러운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그것은 내면의 장벽을 허물고 보다 더 큰 성장을 위한 여정이며, 그동안 분리되었던 경계를 해체하여 더 깊은 통찰과 발견을 가능하게 합니다.
첫 번째 파트의 <녹는점 Melting it>은 새로운 통찰과 발견을 꿈꾸며 서로 이질적인 다양한 금속을 아름다운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금속공예가 6인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뒷덩어리가 할자가 되어 현대의 인쇄 문화를 이룩하게 한 직지의 유산을 잇는 국가무형유산 김인호 금속활자장이 복원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불경 안해서 '월인천강지곡印千江之血。 부터 단단함과 섬세함을 동시에 지닌 현대 공예를 선보이는 오석천, 이준희, 전은미, 조성호 작가의 작품까지 금속을 다루는 작가가 전하는 치열한 열정의 온도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이음점 Connecting It
통합청주시는 서로를 연결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청주시민들의 바람이었 습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나누고, 공감한다는 건 오해와 편견의 장벽을 허물고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열어 서로를 지지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한 서로 간의 이름과 연결은 때론 우리에게 예기치 못하게 닥치는 불행을 만났을 때 용기와 희망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섬유공예는 오랜 시간을 들여 정성껏 한담 한담을 깁고 이어 아름다운 작품을 완성합니다. 고되지만 정성을 들여 옮륭한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듯 서로에 대한 존중으로 타인을 받아 들이기 위한 정성이 모일 때 우리는 우리가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이러한 진정어린 이음은 도시의 갈등을 해결하고 새로운 혁신으로 나아가는 밑바탕이 됩니다.
두 번째 파트 <이용됨 Connecting it>에서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공예, 포함과 존중을 담은 향유공예 작품이 펼쳐집니다. 엄마가 배 속의 아이를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 만든 배냇저고리, 그것은 아마 많은 사람들의 인생에서 처음 만나는 공예품일 것입니다. 씨실과 날실을 이어 완성되는 작물은 일상 속 다양한 공예의 모습으로 우리를 포근하게 감싸 줍니다. 이번 파트에서는 청주에서 활동 중인 박계훈 인영해 장연제 최윤희 4명의 작가를 통해 시간으로 빚어진 예술의 정수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 옷의 바느질 기법과 전통 한복을 연구하는 최윤희 작가가 재현한, 덕혜윤주가 돌 무렵 입었다는 당의를 비롯해 17세기의 아동 한복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박계훈 작가의 작품에서는 삼베를 한땀 한땀 바느질하고 한지를 오려 만든 콩나물이 밥상머리가 아닌 미술관에 옮겨지는 낯선 풍경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만드는 점 Dotting Dots
마지막 파트는 청주 시민들과 함께한 완성해 가는 시민 공예 프로젝트 <우리가 만드는 점 Dotting Dots> 입니다. 기후 위기의 시대 새로운 재활용의 소재와 핸드메이드 handmade 로의 회귀로써 공예의 역할을 재조명하며, 공예를 사랑하는 청주시민 108명이 함께 버려진 티셔츠와 유목을 활용한 마크라메 macramé 작품을 전시로 완성해 보았습니다.
특히, 이번 자원순환 공예 프로젝트는 자원의 새로운 쓰임을 고민하는 청주새활용시민센터와 그 입주작가들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져 더 의미가 큽니다.
버려지는 물건에 새로운 디자인과 쓰임을 더해 더 높은 가치의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은 앞으로 공예도시 청주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일 것입니다.
*새활용이란?
쓰지 않거나 버려지는 물건에 디자인과 쓰임새를 더하여 더 높은 가치를 지닌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자원순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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