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구
뜻없는 생각 73x61cm, 캔버스에 아크릴, 2019
공성훈
소년촛불 and 폭포 Acrylic on papar, 109x78.8cm, 2011
권여현
The pond of veiled Ophelia Oil on canvas, 162 x 130cm, 2018
김구림
음양 8-S.30 Digital print, Acrylic on canvas, 100 x 80.3cm, 2008
이동엽
Interspace-Musing Oil on canvas, 127x101cm
김기린
안과 밖 Oil on Canvas, 80호, 2008
송광익
지물 紙物 Paper things 한지, 140×110cm, 2022
김명희
마지막 학기 Oil on Chalkboard, 150x90cm, 2003
김종학
설악산 풍경 Oil on canvas, 65.2 x 53cm, 2009
박서보
Ecriture No.44-75 Pencil and Oil on Canvas, 130 x 162cm, 1975
서용선
도시 종이 위에 색연필, 아크릴, 파스텔, 114x65cm, 1986
이태현
SPACE 7857 Oil on canvas, 162x130.3cm, 1978
이만나
잔설 145 x 200cm, Oil on canvas, 2011
정복수
심판 Oil on canvas, 90.9 x 72.7cm, 2004-2009
통인가게는 고미술과 현대 미술, 현대 공예가 공존하는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올해 100주년을 맞이하였다. 통인화랑(1974 ~ 2024)은 지난 반세기의 역사 속에서 역량 있는 작가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현대 미술의 변천과 그 흐름을 담은 통인 백년의 고독 展을 기획하였다. 1900 ~ 1960년은 한국의 전통미술과 서구의 근대미술이 교차하는 시기였다. 일제 강점기, 6.25 한국 전쟁, 서구 문명의 유입 등 혼란과 격변의 흐름 속에서 한국 화단은 역량 있는 작가들을 다수 배출하였다. 특히, 1976년 박서보 화백의 묘법 첫 개인전은 한국 현대 미술사 흐름의 변곡점이 되었으며, 단색화의 단초가 된 중요한 전시로 기록되어 있다. 통인화랑은 지난 50년 동안 기획 전시를 묵묵히 실행해 왔으며, 한국 미술의 정체성의 확립, 한국 화단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TONG-IN 100 YEARS OF SOLITUDE 展은 통인만의 시각을 담은 전시로 현대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역량 있는 작가들과 함께 해 온 통인화랑의 지난 반세기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전시이다.
1976년 통인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한 대표적인 단색화가 박서보는 한국형 모노크롬 추상회화로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는 1960년 한국의 현대미술, 한국적인 앵포르멜 (화가의 주관적 감정으로 점철된 표현주의적인 추상 회화의 양식)을 한국의 모더니즘 미술로 토착화하는 데 성공적이라고 평가 받는다. 그는 1970년대 백색의 묘법 시리즈를 거쳐 그린다는 행위를 지운다는 행위로 역전함으로써, 작가의 행위와 화면 지지대의 바탕 및 표면 사이의 이원적인 구조를 제거했던 것이다. 1976년 통인화랑의 박서보의 개인전 서문을 쓴 이우환 화백에 따르면, “반투명 희뿌연 그레이의 톤으로 풍기는 분위기는 모든 것이 있고 없음을 다 하는 여백과 같은 바탕이라는 관념의 산물로서, 색의 개념에서 선택된 「희다」는 모노톤보다 더욱 본질적인 흰색을 느끼게 한다. 따라서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캔바스인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바탕으로서의 구조성을 띄게 될 때 그 승화도 만큼의 세계를 상기시킬 수 있게 되는 법”이라고 밝혔다.
2005년 11월 통인화랑에서 초대한 이동엽 작가 역시 1972년 한국미술협회 주최 제1회 <앙데팡당> 展에서 평면일석상 (평면회화부문 1등상) 을 수상하고, 이어 1975년 일본 도쿄화랑의 초대를 받아 권영우, 박서보, 서승원, 허황과 함께 <한국 5인 작가의 5가지 흰색> 展을 선보이며, 당시 한국 화단을 이끌던 단색화의 선두주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하였다. 마찬가지의 작업 방식으로 화면에 칠해진 안료 층이 채 마르기 전에 반복하여 덧칠함으로써 먹이 화선지에 스며들어 화면 안에서 대등한 하나의 층위를 형성하는 동양화의 화법을 따랐다. 이동엽은 이로써 사고의 장으로서, 즉 명상의 공간으로서의 화면을 구성한 동양의 전통 산수 또는 문인화에서 볼 수 있는 여백 묘사를 통해 공간을 규정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공간을 넘어서는 무차원의 공간을 제시한 것이다.
2012년 4월 통인화랑에서 초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은관 문화훈장을 수상한 김구림 작가는 초기부터 실험과 부정정신으로 부단히 자신의 작업을 해체함으로써 자신과 예술에 대한 근본적 질의를 지속해오고 있다. 관습적인 예술에 대해 회의하며 중층화된 시간과 공간적 상황 내에서 지속적으로 생성과정에 있는 사물의 현존과 흔적의 문제들을 제기해 왔다. 이러한 작업은 존재와 부재의 상호침투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시(不可視)의 세계와 차연의 세계를 제시해 온 것이다.
2008년 11월 통인화랑에서 초대한 김기린 작가는 단색화 작품들 간의 미적 유사성 때문에 종종 1970년대 한국 모노크롬 운동과 연관 지어지곤 한다. 그러나 단색화의 대표주자들의 백색 회화를 통해 미술계의 주목을 끌었던 반면 김기린은 흑색에 대한 색채적 탐구에 초점을 두었다. 당시 단색화가들은 국가가 선호하는 선전주의적 구상미술에 대한 거부로 권위주의적 체제로부터의 탈피에 목적을 두었으나 김기린은 시각적 환유와 은유에 대한 시적 성향을 한결 같이 유지하였다.
2022년 10월, 2024년 4월 통인화랑에서 초대한 이태현 작가의 연작
2009년 통인화랑에서 초대한 서용선은 국립현대미술관 2009년 올해의 작가상과 조선일보사의 이중섭미술상 제 26회 수상 작가이다. 그는 인물, 풍경, 역사, 전쟁, 신화 등 다양한 소재와 내용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 본질은 늘 일관되게 흐른다. 서술성과 형상성의 회복, 투박하고 거친 형태나 선연한 색채의 특징을 보이는 그의 작품은 신표현주의적 경향과 다양한 현대미술 흐름 속에서 그만의 독자적 특색을 갖추어 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사회 속의 인간군상을 그려내는 연작들과 역사 속 사건들을 시각화하는 역사화 연작들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독특하게 구조화된 화면배치를 바탕으로 강렬한 색과 질감을 통해 인간의 불안정한 실존과 부조리를 극적으로 표현한다.
2009년 5월 통인화랑에서 초대한 김종학은 국립현대미술관 2011년 올해의 작가상과 조선일보사의 이중섭미술상 제 23회 수상 작가이다. 그는 설악의 모습을 독자적인 심미안으로 재배열해 자연을 그린다. 그는 묘사를 통해 작품 속에 자신의 내면의 울림을 담는데, 자연을 객관적인 대상으로서만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작품 속 사물들은 마치 숨쉬고 있는 듯한 강한 생동감을 지니고 있다. 생명력을 부여 받은 만개한 꽃과, 산새, 기운차게 흐르는 개울 설악의 자유스러운 풍광은 작가의 삶 속에 체화된 자연의 모습인 것이다. 그는 매일 매시간을 자연과 함께 보내면서 사물 하나하나의 작은 움직임과 만남을 화폭에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2013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공성훈은 2018년 7월 통인화랑 <색의 충만> 기획 展에 참여하였다. 스펙터클한 풍경 속 무한한 구도로부터 장엄함과 숭고함 그리고 경이로움이 교차하는 작품의 화면을 확장시킨다. 여러 가지 매체를 자유롭게 다뤄 온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의 실존, 인간의 조건이며 그 방법은 은유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서 경탄해 마지않는 숭고함은 재현된 자연의 속성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 자연의 장관을 일거에 중층적인 의미가 풍부한 회화로 전환시켜버리는 화가의 화면 장악력 그 능력의 숭고함에서 비롯된다.
2020년 3월 통인화랑에서 초대한 강경구는 조선일보사의 이중섭미술상 제 12회 수상 작가이다. 그는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체험을 그려낸다. 이 주관적 체험은 일반화되면서 진정한 객관성을 얻게 되는데, 그의 그림은 그림이 아닌 그림이다. 자기의 삶, 자기의 얼굴, 자기의 궤적을 담는다. 아름다움을 절실하게 추구하지 않으나 의도적으로 추함에 매달리지도 않는다. 그는 삶과 생의 자연적 무의미, 환희와 절망, 고뇌와 고독, 아픔과 희열을 결코 담담하지 않게, 왜 하필 그래야 하느냐고 절규하는 심연을, 그러나 너털웃음 터트리듯 그려낸다. 그는 그림을 통해 깊이 사색하고 조화롭게 묘사해 낸다.
2010년 11월 통인화랑에서 초대한 정복수는 조선일보사의 이중섭미술상 제 31회 수상 작가 이다. 그는 몸을 통해 근본적으로 인간의 본능과 욕망, 감각의 의미를 적나라하게 탐구한다. 인간의 욕망과 양면성을 신체의 단절 및 분리됨과 같이 독특하게 표현하는데, 보여주는 반복적인 형상은 단순하지만, 관념적이고 이중적 해석은 확장된 사고를 갖게 만든다. 그는 인간에 대한, 정확하게는 인간의 본능에 대한 집요한 질문과 그것의 수용과 부정을 통해 인간의 참모습을 발견하고자 한다. 그의 작품은 야만적인 인간성을 공격하는 것으로 집중되고 있으며 그것은 대체로 성적 침탈, 동물적 본능에의 집착, 무자비한 노출에 의해 폭력적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특징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2018년 4월 통인화랑에서 초대한 권여현은 한국평론가협회 제 9회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과거와 현재, 신화와 대중문화, 고귀한 것과 일상적인 것들의 혼용된 콜라쥬를 철저한 철학적 담론 속에서 숲의 테마로 풀어내고 있다. 그의 회화 속 숲은 마법, 꿈 그리고 유희의 공간이자 수난과 망각의 장이며, 우리를 정직한 자기 반영의 길로 이끄는 장이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 (아르테미스, 올빼미),우리나라의 전통회화 (소나무), 뒤샹의 기성품 (자전거는 마르셸 뒤샹의 자전거바퀴를 연상시킨다) 등 기존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방법은 패러디이자 패스티시(pastiche)라고 할 수 있다.
김명희 작가는 버려진 칠판에 자연과 인간, 예술과 삶의 가치를 담는다. 칠판의 질감 위에 얹혀진 분필과 오일 파스텔의 물성은 여느 캔버스에 그려진 회화와는 확연히 차별된 이미지를 제시한다. 또한 그의 작품에서는 거의 대부분 영화 혹은 연극에 쓰이는 무대 조명의 효과를 원용하고 있는데, 무대 위 주인공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부여하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그의 일련의 작품들에는 무한한 시공간과 문화의 잠재력을 실험하고 잃어버린 시간을 극복하고자 하는 작가의 끈질긴 생명력이 녹아 있다.
이처럼 동시대의 미술과 함께 호흡하는 통인 백년의 고독 展은 박서보, 이동엽, 김구림, 김기린, 이태현, 서용선, 김종학, 강경구, 정복수, 권여현, 공성훈, 이만나, 송광익, 김명희 외 40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며 통인화랑 전관 (B1, 3F, 5F) 에서 8월 7일부터 9월 25일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1952년 출생
1965년 인천출생
1961년 경상남도 합천출생
1936년 경상북도 상주출생
1936년 함경남도 고원출생
1949년 서울출생
1937년 평안북도 신의주출생
1931년 경상북도 예천출생
1951년 서울출생
1950년 대구출생
1946년 전북 정읍출생
1971년 출생
1940년 출생
1955년 경상남도 의령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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