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청년 2024
2024.07.12 ▶ 2024.10.27
2024.07.12 ▶ 2024.10.27
전시 포스터
미술과 청년이라는 타이틀은 각각 외딴섬처럼 존재하는 개별의 항들이다. 기존의 권력, 혹은 고정된 것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틀을 부숴온 것이 미술의 역사라면, 청년이야 말로 미술을 닮아줄 것을 요청받는 존재일 것이다. 전북이라는 지리적 범주 역시 개별의 항에 불과하다. 국경이 사라지거나 강화되기를 반복하는 국제적 흐름 속에서 '지역(local)'이 갖는 의미는 어디서부터 발생할까. 지역은 계급화된 수도권-비수도권 논쟁 속에서 주변부로 분류되는 지정학적 맥락일 수도 있고, 문화 지방분권을 이야기하는 공론장일 수도 있고, 조금 더 나아가면 '중심에서 탈피한 낯선 것'을 발견할 가능성의 공간이기도 하다.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 우리 스스로가 낯섦의 대상이 되는 경험을 떠올려보면, 낯선 것은 때때로 불편하다. 청년은 때마침 그러한 낯섦에 한껏 노출되고 어쩌면 그것을 반기는 시기일지도 모른다. 사전적 의미로 보아도,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정도로 요약되는 청년은 무수한 변화를 경험하며 낯섦과 마주하는 시간의 한복판에 서 있다.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지, 그들 스스로와 타인에게 묻고 답하며 더듬더듬 자신을 뒤덮은 안개를 걷어낼 것이다.
네 명의 작가는 전북청년 2024 프리뷰 《한낮의 탈주》에서 선보인 작업으로부터 변주를 시도하고 낯섦에 대해 질문하며 각자의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이보영은 이질적 존재들의 공생을 염원하는 비관주의자의 기억을, 문민은 익명의 현대인이 마주한 동시에 처해있는 시공간적 감각의 중첩을, 김연경은 캔버스를 벗어나는 실험으로 '이질적 동질감'이라는 형용모순을, 홍경태는 노동집약적인 원소의 끝없는 결합을 통해 물리적 공간에서 상상의 시간으로 이행을 언어로 삼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청년이라는 단어 위로 교차하면서도 접점 없는 탈주를 시도하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세대와 장르 구분이 무의미해진 동시대의 청년 작가는 모호한 경계인에 가깝다. 《전북청년 2024》는 각기 다른 경계인들의 현실과 형식이 교차하는 장소로서 이질적 접점이며, 봄날의 청량함을 가장하기보다는 서슬퍼런 무기력을 낯섦에 다가가는 에너지로 치환하는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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