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RETE ABSTRACTION 콘크리트 앱스트랙션
2024.10.23 ▶ 2024.12.29
2024.10.23 ▶ 2024.12.29
전시 포스터
구지윤
껌, 지렁이, 먼지 Gum, Earthworms, Dust 2016, 캔버스에 유채, 193.9 x 130.3 cm
구지윤
얼굴-풍경 Face-Scape 2019, 캔버스에 유채, 76 x 61 cm
김지선
Happiness Does Not Wait 2024, 캔버스에 유채, 오일스틱, 아크릴, 145.5x112.1cm
김지선
Do not Leave 캔버스에 유채, 오일 스틱, 193.9x130.3cm, 2022
구지윤
밤산책 Night Walk 2020, 리넨에 유채, 193.9 x 130.3 cm
김지선
Warm whispers in the dark 2023, 캔버스에 아크릴, 유채, 오일 스틱, 130.3cm x 162.2cm
김지선
Blue Light I 2019, 캔버스에 유채, 162.2cm x 130.3cm
구지윤
Useless Emotion 2009,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76 x 61 cm
김지선
Yellow Falling II 2019, 캔버스에 유채, 162.2cm x 130.3cm
김지선
Colourful Memories 2019, 캔버스에 유채, 162.2cm x 390.9cm
구지윤
시니어 Senior 2021, 리넨에 유채, 290.9 x 218.2 cm
구지윤
사라지는 사물 2024, 캔버스에 유채, 162.2x130.3cm
박광수
지평선(Horizon) 2024, 캔버스에 유채, 227.3x181.8cm
박광수
도마(Thomas) 2024, 캔버스에 유채, 193.9x130.3cm
박광수
직진(Straight) 2024, 캔버스에 유채, 162.2x130cm
박광수
검은 숲속 2015, 캔버스에 아크릴, 290.9x197cm
박광수
물의 언어(Language of Water) 2023, 캔버스에 유화, 162.2x130cm
CONCRETE ABSTRACTION 콘크리트 앱스트랙션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2024년 기획 전시로 「CONCRETE ABSTRACTION 콘크리트 앱스트랙션」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현재 한국 화단에서 활동 중인 회화 작가 중에서 대상의 본질을 정확히 표현하기 위하여 추상적인 시각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일면 구체적인 대상이 내재된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인 구지윤, 김지선, 박광수가 각자 독자적으로 연구하여 작품에 적용하고 있는 구체적인 추상 회화의 어휘를 살펴보면서 동시대 추상 회화 작가들과 구별되는 지점들을 짚어 보고자 한다.
구지윤은 도시를 그린다. 그 도시의 소음과 빠른 변화, 그것들을 감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풍경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미시적 감각과 생각에까지 도달한다. 김지선이 그리는 기억은 때로는 더 선명하고 때로는 덜 선명하다. 그 기억을 이루는 감각은 완전히 그려진 후에야 그 선명함을 얻게 되며 다채로운 추상으로 캔버스 위에 형태를 드러낸다. 박광수의 인물이 놓인 장소는 태고의 자연, 우주다. 그것은 코스모스와 카오스 사이의 장소로 인물의 외면인지 내면인지조차 불분명하며, 그렇기에 표현적으로 그 본질을 드러낸다.
창작자의 주관적인 영역인 추상적 표현은 타인의 관점에서 논리적으로만 이해하려 하면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난해하게 보이던 예술 작품을 이해하는 길은 관객이 작가의 생각과 감각의 방식에 공감하는 순간 갑작스럽게 등장한다. 전시장을 들어선 관객이 만나게 되는 세 작가의 그림들은 매 순간, 그리고 공간마다 다른 표정을 나타낸다. 이 그림들은 구체적이기도 하고 추상적이기도 하며 감각의 농도가 짙게 드러나다가 어느 부분 담담해지기도 하는 자연스러운 변주로 느껴질 것이다.
- 형다미 /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선임 큐레이터
1. 구지윤
1982년생으로,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예술사 과정, 2007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순수미술 전공 학사를 졸업한 후, 2010년 뉴욕대학교 스튜디오 아트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1년A.I.R. 갤러리(브루클린) 「But Nothing Happening」을 시작으로, 같은 해 갤러리175(서울) 「그림 뒤의 환영」, 2016년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서울) 「무거운 농담」, 2018년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서울) 「보라색 소음」, 2019년 63아트 미술관(서울) 「블루 바이닐 커튼」, 2021년 아라리오 갤러리(서울) 「혀와 손톱」, 2022년 갤러리 퍼플(경기) 「레이어즈」 개인전을 가졌다. 2017년 서울대학교 미술관(서울) 「예술만큼 추한」, 2018년 자하미술관(서울) 「Go Through-and then」, 하이트컬렉션(서울) 「올오버」, 2019년 두산갤러리(서울) 「아마도 멋진 곳이겠지요」, 2022년 원앤제이갤러리(서울) 「언덕 위의 바보」, 2023년 갤러리 누크(서울) 「어색한 낭만주의」, 2024년 뉴스프링프로젝트(서울) 「Abstract Gestures from Female Painters」, 아라리오 갤러리(서울) 「착륙지점」과 같은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2010년Santo Foundation 2010 Top Award Winner, 2014년 에트로 미술대상 금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13년 한국은행 신진작가 공모, 2014년 뉴히어로에 선정되기도 했다.
구지윤은 도시를 그린다. 무너지고 쌓이면서 큰 건물이 세워지고 한순간 사라지기도 하는 도시의 압도적인 힘을 처음으로 인식하면서 시작한 작업이다.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 거대한 도시, 그중에서도 작가의 유학 시절, 서울과 뉴욕을 빈번하게 오고 갔던 경험은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머물며 익숙해서 보이지 않았던 도시의 거대한 에너지와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의 심리적인 상태에 주목하게 하였다. 도시의 폐기물과 파편 더미가 쌓인 공사장을 모델로 하였음을 추측할 수 있는 「Useless Emotion」(2009)과 추상적 파편의 형태가 인물화의 구도와 중첩된 「소녀」(2009)는 구지윤의 초기 작품이 지금과 같은 완전한 추상의 이미지가 아니었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초기 작품은 궁극적으로는 현재 작품들과 맥락을 같이하기에 구지윤의 그림 안에서 도시와 연관된 조형 요소를 찾고자 하는 관객에게 힌트가 되기도 한다. 작가에게 도시는 관망의 대상이 아닌 본인이 그 안에서 살아가는 공간이자 시간과 경험이기에, 본인 혹은 그 안에 살아가는 인간들의 자화상과 같은 형태를 중첩하여 쌓아감으로써 유기체적인 도시의 면모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삼아 온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물화를 연상시키는 조형은 점차 해체되고 있지만, 작가가 시기마다 바라보는 것, 그리고 그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 변화는 그림의 색과 형태에 담겨 화면에 반영된다는 점은 한결같다. 작가가 최근 그림을 시작하는 시점은 좀 더 가까이 옮겨 왔다. 「껌, 지렁이, 먼지」(2016)와 「글래스 앤 그래스」(2021) 같은 작품에는 작가의 시선이 깨진 아스팔트 바닥, 그 사이에 시멘트 조각을 밀어내고 올라오는 식물과 같은 것들에 닿아 있으며, 제목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추측할 수 있어 추상 회화임에도 구체적이라는 인상마저 든다. 구지윤은 「사라지는 사물」(2024) 연작에서 도시의 시멘트 벽, 바닥 등 구조물의 틈새, 작은 구멍을 향한 시선과 그로부터 비롯되는 연상을 그려 낸다. 이를테면 미시적인 관점에서 틈새 공간으로 차원의 이동을 하듯 들어가 보면 부스러진 시멘트, 모래, 먼지 입자 들이 떠다니는 비정형의 상태가 펼쳐져 있고,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까지도 존재하고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이 그것이다. 구지윤이 그리는 추상의 이미지는 구체적이지 않지만 구체적이기도 하다. 즉, 구체적 형상을 그리지 않는 작가가 고도로 집중하여 공기의 떨림, 미세한 소음, 진동과 같은 순간적인 감각을 잡아내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불안정함과 미묘한 불안까지 감지하고 그려 내기에 결과적으로 대상은 구체적인 상태가 된다.
2. 김지선
1986년생으로, 2010년 런던대학교 슬레이드 미술대학 회화과 학사 졸업, 2012년 동대학원 회화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8년 대구예술발전소(대구) 「반복, 리듬, 차이」, 2020년 이유진갤러리(서울) 「Somewhere, No-where」, 2021년 송은아트스페이스(서울) 「White Wind and Brighter Shadows」, 2022년 새공간(서울) 「따듯한 바람, 너에게 닿다」, 김희수아트센터(서울) 「밤의 후렴구」, 아트스페이스 보안2(서울) 「머물다 사라지는」, 2023년 오브제후드(부산) 「Dancing with the Sun and Moon」, 2024년 드로잉룸(서울) 「We Sang a Song Together」 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국내외 주요 단체전으로는2018년SeMA 창고(서울) 「보기-운동Eye Movement」, 2019년 신한갤러리(서울) 「Cold Frame」, 송은아트스페이스(서울) 「Summer Love」, 나카노조 비엔날레(나카노조) 「Nakanojo Biennale 2019」, 2021년 우양미술관(경주) 「감각의 숲」, 2023년CNK(대구) 「나도 나만의 작은 숲을 찾아야겠다」, CDA(서울) 「Paintingness: Basis & Dimension」 등이 있다. 2018년Shinhan Young Artist Festa, 송은아트큐브 선정작가로 채택된 바 있으며, 2015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18년 예술공간 이아, 2019년K’ARTS 미술원 창작스튜디오, 2020년 송은 아티스트 스튜디오, 2021년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등을 거쳤다.
김지선은 기억 속 공간을 그린다. 작가들은 일반적으로 기억을 다시 떠올려 그리기 위하여 사진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김지선은 단순히 그 장소의 모습을 재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기에 사진을 직접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소리를 녹음해서 현장의 상황과 그때의 감정을 감각적으로 소환한다. 「Do not leave」(2022)는 해 질 녘 한강 공원을 그리는 것을 사전 계획한 프로젝트 성격의 작업으로, 지나간 기억을 환기하는 방식을 작가가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적용한 출발점이 되는 작업이다. 해 질 녘 한강 공원을 같은 시간대에 지속적으로 찾아 현장에서의 감각을 입체적으로 수집하고 그려 낸 이 작품은 이미지 안에 그때의 시간, 공간, 소리, 움직임 등이 압축되어 캔버스에 담겨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토록 그림에 기억의 순간을 다원적 감각으로 담아낸 작가는 작품이 실제 공간과 멀어지기를 계속해서 추구한다. 그에게는 기억 내면의 공간과 현실의 공간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억의 생생함 정도에 따라 때로는 그림의 시작점이 되는 장소가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경우, 표현된 그림이 그 장소 자체에 수동적으로 묶여 버리기에 작가는 이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자 아주 다른 감각의 <레이어>를 덧입혀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Night Lights」(2022)처럼 넓은 공간을 점유하는 작품은 마음껏 평면으로 펼쳐내어 관람자로 하여금 압도적 규모로의 몰입을 유도하여 작가가 기억 속 공간에서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자 하는 의도를 반영한다. 2차원의 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회화의 숙명은 돌아갈 수 없는 기억의 특성과 유사하기에 안타깝고 안전하다, 창조된 평면의 이면에 선 작가는 그 안에서 느낀 장엄하고 아름다운 경험과 공존하는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의 어두운 감정을 홀리듯이 풀어놓는다. 이렇게 자유로워진 작가는 또 다른 기억을 붙잡아 그림 안에 계속 가둔다.
3. 박광수
1984년생으로, 2008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를 졸업, 2010년 동대학원 조형예술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 인사미술공간(서울) 「맨 온 필로우」, 2015년 신한갤러리(서울) 「검은 바람, 모닥불 그리고 북소리」, 2016년 금호미술관(서울) 「좀 더 어두운 숲」, 2017년 두산갤러리(서울) 「부스러진」, 2018년 두산갤러리(뉴욕) 「흩날리는」, 2019년 학고재(서울) 「영영 없으리」, 2021년 스페이스 카다로그(서울) 「크래커」, 2023년 학고재(서울) 「구리와 손」 등의 개인전을 가졌다. 또한2019년 금호미술관(서울) 「금호영아티스트: 16번의 태양과69개의 눈」, 2020년 덕수궁(서울) 「아트 플랜트 아시아2020: 토끼 방향 오브젝트」, 2021년 페이지룸8(서울) 「진동하는 숲, 또 하나의 그림자」, 송은(서울) 「송은미술대상전」, 2022년 제주도립미술관(제주) 「제주비엔날레-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 2023년 주홍콩한국문화원(홍콩) 「꿈에」, 두산갤러리(서울) 「마니에라」, 2024년 페이스갤러리(서울) 「어느 시간에 탑승하시겠습니까?」, 스페이스 카다로그(서울) 「손금 너머 선」 외 다수의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6년 제5회 종근당 예술지상, 제7회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부터2015년까지 금천예술공장, 2017년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등에서 활동했다.
박광수의 그림에는 어떤 인물이 있다. 그 사람은 혼돈의 정글, 동굴, 원시림처럼 느껴지는 장소에 홀로 있다. 그는 그곳의 구심점이 되어 응축된 단단한 조각상처럼 존재한다. 「공격적 중력」(2024)에서는 고대 조각 같은 정면성의 견고함으로 미지의 호수에 마치 다트같이 꽂혀 있다. 태초의 인간이 홀로 셀 수 없는 시간을 살아 낸 것처럼, 박광수가 그리는 인간은 한 개인의 차원을 넘어선 시간의 화석처럼 다가온다. 오래 살아서 조각처럼 단단하게 굳은 상태의 이 인물을 둘러싼 배경은 그의 정체성을 추측하게 해주는 혼란스럽고 비현실적인 추상의 공간이다. 나체로 원초적인 공간에 존재하는 상황은 이 인물에게는 고난의 환경일 테지만 관객의 눈에는 극적이고 아름다운 추상화로 보이기도 한다. 「구리인간」(2024)에서도 잘 드러나듯, 투명도가 있는 얇은 물감이 밀리고 번지고 지워지고 그 흔적이 남아 겹쳐 그려진 그림에는 여러 겹의 층위와 배경의 흰 면이 드러나는 가벼운 산뜻함이 공존한다. 밀린 자국이 주는 원초적인 느낌은 손가락으로 동굴 벽에 최초의 인류가 흙이나 동물의 피로 그리는 행위를 하는 것을 연상케 하며, 번들거리는 금속성 안료의 질감은 광물과 동식물의 유기물로 만든 색채를 날 것 그대로 쓰는 듯한 야성적인 인상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인공적인 형광과 같은 색감이 이 그림이 존재하는 시대를 더욱 광범위하게 만들어 주며 진지하면서도 만화적인 양면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작가의 초기작은 흑백으로만 그려진 원거리의 풍경 혹은 조감도와 같은 작품이 주였는데 최근에는 좀 더 근거리의 장면으로 변화된 것으로 보인다. 인물의 큼지막한 손과 팔의 털, 얼굴의 묘사가 생생하게 표현된 「직진」(2024)을 「검은 숲속」(2015)과 같은 초기 작품에 비교해 보면 화면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림 속 인물에 가까워졌음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또한 박광수의 작품에는 구상과 추상, 표현주의적 드로잉이 구분 없이 담겨 있다. 작가의 고향에 흐르는 한탄강과 그 강가에 전해져 오는 사연과 인물, 지형을 작가만의 상징 기호로 그려 낸 「큰 여울의 깊이」(2019)에는 이와 같은 박광수의 복합적인 작업 방식이 잘 드러난다. 원초적인 인간의 감정, 호기심, 두려움, 연약함, 아름다움 들을 정리하지 않은 미확정 상태로 그리는 이와 같은 화면의 구축 방법은 결과적으로 박광수의 회화가 새로운 종류의 추상 회화로 나아가는 길을 연다.
1986년 출생
1982년 출생
1984년 철원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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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9 ~ 202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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