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춘
행복이 머무는곳 116.8x80.3cm(50P), Oil on canvas, 2015
장희춘
행복으로의 초대 100x100cm(60S), oil on canvas, 2015
장희춘
기도하는 마음 91.0x116.0cm, Oil on canvas, 2015
장희춘
화가의 꿈 91.0x116.0cm, Oil on canvas, 2015
50대 여류화가인 장희춘 선생은 친숙하고 일상적인 삶의 정경을 그리는데 자신의 삶을 작품에 투영하며 꿈과 행복의 감정을 유도한다. 소박하지만 밝고 행복한 동화 같은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작업은 가장 작은 사회적 단위인 가족이 삶을 공유하고 영위하는 평온, 다복하며 꿈으로 가득 찬 생활 공간을 주제로 한다. 그녀의 작업은 실내라는 공간을 우리 눈에 보이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조형 공간의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는 구성 및 구도를 탐색한다. 공간을 채우는 일상적인 소품들은 실재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조형적 구성을 위해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조형적 해석이 가능하다. 작가와 사람들이 지향하는 이상적인 삶의 공간이 되는 장희춘 선생님의 작품들은 치유의 수단이자 꿈과 행복을 유도하는 메신저가 된다.
장희춘 선생은 물감을 많이 섞어쓰지 않는 경향으로 색의 채도를 감소시키는 것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그림이 밝다. 노랑, 분홍, 초록, 빨강이 중심을 이루는 부드럽고 정감넘치는 색채의 톤은 따뜻한 유희를 불러오며 치유와 힐링의 힘을 내재한다. 최근의 원색적이고 명료한 이미지의 작품들은 아크릴 작업으로 선보여 경쾌하고 쾌적함을 유도한다. 또 공간 속 빛과 그림자의 대비, 그라데이션 등 다양한 구성을 이용하여 생기를 더해준다. 그녀는 과감하고 다양한 표현. 붓과 물감의 성질을 활용하여 나무 의자 등 다양한 질감을 표현하며 좌우대칭을 사용하거나 대칭을 무너뜨리고, 색감의 대비를 통해 운동감과 긴장감을 주기도 한다.
은행잎이 떨어지는 가을의 끝자락 11월, 수북히 쌓여가는 낙엽길과 함께 장희춘 선생의 행복한 작품 25점을 장은선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장희춘 선생님은 장은선갤러리에서 초대전외 다수의 개인전과 상하이국제미술제, 아시아국제미술제, 하와이 한국현대미술관축전 등 여러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및 대한민국 회화대전 특선등 다수의 수상을 했으며, 동대문 문화재단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와 강남미술협회 이사를 역임했다.
■ 장은선 갤러리
장희춘의 작품세계
신항섭(미술평론가)
우리의 일상적인 삶의 정경은 그림에서 흔치 않게 볼 수 있는 주제 가운데 하나이다.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이나 실내 풍경으로 요약되는, 친숙한 일상이야말로 오랜 그림의 소재 및 주제였다. 화가가 아니더라도 그림에 관심이 있다면 때로는 자신이 생활하는 실내 공간을 그림으로 그리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바꾸어 말해 생활 기물을 배치하는 일도 미적인 감각이 필요한 것인지라, 여기에 신경 쓰는 이라면 미적인 감수성이 예민하다고 보아도 좋다. 그런 감수성과 관심이야말로 누구에게나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표현 충동을 일으키는 동인이 된다.
장희춘의 그림 대다수는 실내 정경이다. 가족이라는 가장 작은 사회적 단위가 삶을 영위하고 공유하는 실내라는 공간이 그림의 소재가 되고 주제가 된다. 그렇더라도 눈에 보이는 사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방식은 아니다. 그림이라는 조형공간에 합당한, 즉 시각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소재 및 구성 그리고 구도를 탐색하는 방식이다. 그러기에 실제와는 다른 공간 구성을 모색한다. 현실과 그림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환기케 할 만큼 다양한 조형적인 해석이 이루어지는 것도 이에 연유한다.
가정과 그에 관련한 일상적인 소품으로 채워지는 그의 그림은 모든 사람이 지향하는 이상적인 삶의 공간이 된다. 무엇보다도 그에 의해 선택된 일상의 소품은 실재하는 것일 수 있는가 하면, 그림다운 실내 정경을 위해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아니면 그 둘 다이든 아름다운 실내 공간이라는 이상적인 목표를 실현하는 데 적합하다. 그가 지어낸 실내 정경은 오롯이 그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삶의 공간일 수 있기에 그렇다.
식사나 차를 마시는 탁자와 의자를 비롯하여 소파, 안락의자, 벽을 장식하는 그림, 책, 꽃과 화병, 찻잔, 각종 병, 과일, 이젤, 와인, 조명등, 벽난로, 크리스마스트리 그리고 반려동물로 이어지는 다양하고 다채로운 기물이 등장한다. 이들 소품을 이리저리 짜맞추어 구성하는 화면은 그대로 평온하고 다복하며 꿈으로 가득한 이상적인 생활공간을 연출한다. 이처럼 다양한 소품들을 어떻게 배치하고 구성하는가에 따라 내용이 결정된다. 다시 말해 그가 그림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 또는 메시지가 담기는 셈이다.
특히 순수한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을 주는 반려동물들이 함께 하는 구성은 무한의 사랑과 행복 그리고 꿈을 지어낸다. 아이들과 반려동물은 천진무구한 무원죄의 세상에 닿아 있다. 현실과 격리된 듯싶은 유토피아를 상정하는 것이다. 그림이라는 조형공간은 현실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희망과 꿈을 가능케 하는 마법의 세계이다. 그의 최근 작업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어린이가 주인공이 되는 소소한 일상이 가지고 있는 힘은 다름 아닌 순수성에의 동화이자 회복이다.
가족 구성원에 따라 실내 정경은 달라진다. 아이가 있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의 실내 장식은 확연히 다르다. 아이가 있으면 그 아이의 일상이 중심적인 이미지가 된다. 따라서 그림의 구성이나 구도는 복잡성을 띠게 마련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장난감을 비롯하여 다양한 장식적인 소품이 등장하면서 풍부한 시각적인 이미지로 채워진다. 아이가 꿈꾸는 세계에 근사한 시각적인 이미지와 정서로 가득한, 따스하고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꾸민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자신이 먼저 아이와 같은 시각을 가져야 하는지 모른다. 어쩌면 그가 지어내는 실내 정경은 딸과 함께 해온 즐겁고 행복한 순간에 대한 추억의 단편들이 아닌가 싶다. 그 순간들이 그의 머릿속에 박제되어 있기에 캔버스에 불러들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이와 함께한 행복한 순간들을 뒤돌아보면서 회화적인 이미지로 변환해 낸다. 그러고 보면 막연한 상상의 조합이 아니라 경험했던 소중한 추억이 바탕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나간 시간, 즉 아름다운 추억에의 반추일 수도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고 보면 아이의 시각으로 꾸며지는, 또는 아이를 위해 꾸며지는 아기자기한 실내 정경은 체험적인 사실의 변환이자 변주일 수 있다. 한마디로 아이와 공유했던 그 순간순간을 재현하고 싶다는 열망의 소산이지 싶다.
그래서일까. 그의 그림은 전체적으로 밝은 빛과 화사한 색깔의 향연처럼 다가온다. 색깔이 지어내는 시각적인 이미지 및 정서는 그 자신의 심사를 반영하기 마련이다. 최근에 원색적인 색채이미지가 주도하는 상황으로 바뀐 건 무언가 강렬한 색채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시각적인 호소력에의 관심에서 비롯되었으리라. 따라서 이전까지는 그 자신의 체험적인 시공간에 대한 반추였다면 이제는 제삼자가 즐길 수 있는 그림에의 관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 자신이 경험한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제삼자와 공유하고 싶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전의 작업을 잠시 되돌아보면 치밀한 묘사를 기반으로 한 사실적인 공간개념에 근사한 작품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견고한 형태 감각에다 잘 짜인 구성 그리고 온화하고 평온한 분위기에 사로잡힌 대작이 많았다. 여기에는 밝고 화사한 빛과 색깔이 주도함으로써 누구나 그림이 이끄는 정서에 동화되기 십상이었다. 대체로 색채의 톤은 부드럽고 따스하며 정감이 넘치는 시각적인 이미지를 지어낸다. 이러한 시각적인 이미지는 사랑스럽고 행복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노랑, 분홍, 초록 빨강이 중심을 이루는 색채이미지는 파스텔 톤을 지향함으로써 달콤한 감정의 유희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들 작업에서는 무엇보다도 빛에 대한 이해와 감각이 남다르다는 인상이었다. 이 시기의 작업은 실내 정경뿐만 아니라 빛으로 충만한 아름다운 정원을 배경으로 놓인 탁자와 의자 그리고 거기에 놓인 꽃병과 과일, 찻잔 등이 어우러지며 꿈같은 정경을 지어내는 작품도 보인다. 이런 정경과 마주하면 누구나 거기에 있고 싶다는 욕구와 함께 사랑과 행복한 감정에 빠져들게 된다. 이는 모두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삶의 공간이기에 그렇다. 분주한 일상에 찌든 심신에 아늑한 휴식을 가져다주는 힐링의 정경인 것이다.
이와 같은 형식의 작업은 이상적인 풍경에 대한 꿈과 동경을 심어주게 마련이다. 각박한 세상과 절연된 듯싶은 포근하고 아늑하며 평화로운 공간적인 이미지가 안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꿈에 사로잡히게 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는 그림이 가지고 있는 호소력이자 영향력이다. 그의 그림은 치유와 힐링을 유도하는 힘을 내재한다. 그림이 가지고 있는 정서를 감염시킬 수 있을 만큼 매혹적인 정서로 꾸며지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원색적인 성향의 작업은 주로 소품이지만 구성은 대작을 전제로 한다고 해도 좋을 만큼 치밀하게 짜여 있다. 소품이라고 해서 간단한 구성으로 끝내는 게 아니다. 언제나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구성이다. 다만 원색적인 작업은 아크릴을 사용하는 데다 평면적인 기법을 활용함으로써 단순하고 간결해서 시각적인 흡인력이 한층 크게 느껴진다. 달리 말해 시각적인 이미지가 명료하여 미적 쾌감이 증폭하는 성향이다. 세부 묘사를 지양하여 단순하고 간명한 이미지로 인해 경쾌하고 쾌적한 기분을 감지하게 된다.
원색은 감정의 비등을 유도하게 된다. 순색일 때 그 정도는 더욱 심하게 된다. 그러나 원색을 조합하여 전체적인 조화를 모색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서 작가적인 색채감각을 엿볼 수 있다. 중간색 중심이었던 걸 생각하면 파격적인 변신인 셈인데, 이는 원색을 선호하는 최근의 경향을 반영한 선택일 수도 있다. 어떻든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우리에게 삶에의 희망과 열정 그리고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원색적인 이미지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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