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방서연
투영 한지에 채색, 65×53cm, 2023
방서연
망각 한지에 채색, 60.6×72.7cm, 2024
방서연
몽환 한지에 채색, 34.8×27.3cm, 2024
방서연
비상하는 물결 한지에 채색, 50×65cm, 2024
방서연
서곡 한지에 채색, 41×53cm, 2024
방서연
요람 한지에 채색, 41×53cm, 2024
유기적 세계
최서원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색은 눈으로 파악되는 직관적이고도 감각적인 현상이다. 기본으로 구성되는 원색 외에도 수많은 종류로 세분화되고 이는 각각의 특유한 상징성을 갖춘다. 그중에서도 녹색은 자연과 매우 가깝고도 친밀한 느낌을 유발하면서 회복과 치유, 평화 등의 부드러운 정서를 수반한다. 그러나 이토록 안정된 고상함을 느낄 수 있는 이면에서 유독성, 유해, 생의 종말을 의미하는 어둠의 표상이 되기도 한다. 방서연 작가는 온기와 냉기를 중의적으로 가리키는 초록으로 작업의 전반적인 토대를 형성한다. 은은하게 뒷받침되는 푸른 색감은 정형화된 대상을 뚜렷하게 드러내기보다는 녹색의 본질에 초점을 두어 우리의 삶과 사회 어디에서나 존재함을 함의한다. 나아가 작품 속에서 일렁이는 에너지의 잠재성을 조명하여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첨예하게 다루고 시각적인 표면 너머로 비치는 기운을 미지의 형태로 구현한다.
델타(Delta)란 강이 바다와 만나기 전 누적되는 부산물로 인해 발생하는 접경 구간으로, 모래와 흙이 쌓여 형성된 자연스러운 지대이다. 여러 갈래의 줄기가 하나의 거대한 물로 통합되기 위해 자연스럽게 거치는 이 삼각주는 퇴적물의 양과 물길의 흐름, 깊이, 풍속 등 외부 조건에 따라 조금씩 모습을 달리한다. 인류가 터를 짓거나 생활을 유지할 수는 없지만 델타는 생태계 존속에 크고 작은 영향을 행사하며 지질학적으로 끊임없이 연구되어 왔다. 작가는 델타가 이루는 지형지물의 물리적 요건과 현실성만으로 파악할 수 없는 감각을 전부 아울러 작업으로 투영한다. 작품은 겉으로 쉬이 나타나지 않는 지점을 내포하기에 명백한 근거와 원리로 주장된 과학적 사실에서도 우리가 미처 확인하지 못한 부분을 두려워하듯 감추어진 신비로움에 주목한다.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비로소 보이는 작은 세포들, 자연의 섭리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꾀하는 풍경은 미학적으로 닮아 있다. 넓고 광활한 세계와 좁고 미시적인 세계는 서로 닿을 수 없는 평행선상에 있지만 사회적 정의를 뛰어넘는 초월의 관점에서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신체 내부의 유기적 매개체와 인간의 개입으로 탄생한 각종 건물들 그리고 거대한 자연 현상에서 긴밀하게 연결된 체제는 작품에서 핵심적인 기틀로 작용한다. 작가는 저마다 다른 양상을 띠는 소재들을 공통으로 포용할 수 있는 관점을 모색하며 관람자로 하여금 눈앞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한정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거시적으로 헤아릴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작품은 명확한 대상을 지칭하지 않으면서 경계 없이 자유로운 화면을 공유한다. 델타와 같이 어떠한 지대가 결과로써 구축되기까지, 그리고 그 대지가 무엇이라고 명명되기까지는 무엇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강에서 표류하는 이름 모를 산물들이 한 공간에 정착하여 굳어질 때 비로소 우리가 ‘무엇’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것처럼 모든 과정에서는 어느 정도의 겨를이 필요하다. 물길에 휩쓸려 으스러지고 걸러진 잔여물이 또 다른 덩어리를 생산하기를 반복하는 일련의 과정은 작업의 초기와 완성의 단계에서도 중요한 역할로 비유된다. 계속해서 칠을 보태어 덧대지는 층은 한 겹 한 겹 담백한 밀도를 만들고 맑고도 정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이상적인 어딘가에 자리할 것 같은 모습은 단적인 예시나 수식으로 규정되지 않는 무한한 감각을 지닌다. 익숙함과 낯선 인상을 동시다발적으로 부여하는 작품은 보편적으로 닿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으로 인도할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감각의 범위를 큰 폭으로 확장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작가 노트
유기적 풍경
뼈와 뼈 사이 텅 빈 구조 안에 무엇인가 가득 차 있다. 그 사이를 신경이 가로지르며 지나간다. 여러 질감이 맞물리는 틈 사이에서 미세하게 빛이 들어온다.
신체 내부와 같이 그 누구도 스스로 감각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해 상상한다. 단 한 번도 직접 마주한 적 없는 풍경은 유기체가 얽혀 이루어진 미지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뼈대와 같은 구조물이 세워지고 세포와 같은 미세한 단위가 모여 조직을 이루며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는 풍경은 그 자체가 생명체에 잠식된 공간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상상을 기반으로 미지의 영역에 존재하는 유기적 공간이 구축된다.
이때 신체 내부기관의 분포 및 구조 등을 의식하는 과정은 존재하지 않는 풍경을 구체화하는 시작점이 된다. 이와 더불어 무의식 속 선택적 기억의 결과물들은 마치 꿈에 나타나는 형상과 같이 어딘가 뭉그러진 이미지들로 나타난다. 이처럼 스스로에 침잠하여 신체를 감각하고 무의식 속 이미지를 포착함으로써 친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을 그려낸다. 건축물의 잔해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대상들이 혼재되어 있는 공간은 고요함과 생명력이 뒤섞인 에너지로 충일되어 있다. 여러 겹으로 중첩된 배경과 구불구불 이어지는 비정형적이고 반복적인 이미지들은 서로 융합하여 공간의 내·외부 및 상하좌우의 구분을 모호하게 한다. 비현실적인 시점과 빛의 설정에 기인한 원색과 파스텔 톤의 변주는 무의식 속에서 발광하는 유기체들의 뒤섞임 및 반사 정도에 의거한다.
이와 같이 생물학적 추상에 가까운 이미지들을 만들어내고 이를 구성하여 유기적 공간을 만들어간다. 미지의 영역에서 쌓아 올려지고 허물어지기를 반복하며 새로운 세계를 건설해가는 에너지의 흐름은 신비롭고 기이한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를 통해 우리가 감각할 수 있는 영역 밖에서의 또 다른 생성과 소멸의 가능성을 암시하고자 한다.
전시제목방서연: Green Delta
전시기간2025.02.19(수) - 2025.02.25(화)
참여작가 방서연
관람시간11:00am - 06: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 제1전시관(B1F))
연락처02-737-4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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