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태 : 자연을 담은 오브제, 오브제를 담은 자연

2025.03.07 ▶ 2025.03.30

가나아트센터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8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가나아트센터,스페이스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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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포스터

  • Press Release

    가나아트는 유선태(b. 1958-)의 개인전, 《자연을 담은 오브제, 오브제를 담은 자연》을 2025년 3월 7일부터 3월 30일까지 가나아트센터 ‘Space 97’과 ‘공예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유선태가 가나아트에서 5년 만에 갖는 개인전으로, 회화와 오브제 작품 총 40점을 선보이고 <말과 글>의 새로운 시리즈인 ‘우연과 필연’을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1980년대 파리 유학 시절부터 평면과 입체를 동시에 시도한 유선태는 매체의 경계를 허무는 조형 실험을 거듭한 끝에 2006년 <말과 글> 연작을 시작하며 그림과 오브제가 순환하는 작업 세계를 만들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40년 간 이어오고 있는 그의 오브제 이야기가 앞으로 전개될 방향을 새롭게 조망하고자 한다.

    “자연은 ‘새롭게 태어난다‘라는 언어학적 의미를 갖기도 하며
    ‘시작도 끝이 없는 상태‘라고 그 의미를 규정하는 독일의 문학가도 있다.
    어쩌면 자연은 그 자체로 이미 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 유선태


    자연과 오브제는 유선태 작업의 주요 재료이자 소재다. 그동안 작가는 동양과 서양, 자연과 건축, 찰나와 영원, 과거와 현재, 안과 밖, 평면과 입체와 같이 상반된, 혹은 긴장 관계에 있는 개념들을 하나의 화면에 배치함으로써 두 요소 간의 간극을 무색하게 하고 서로 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작업의 목표로 삼았다. 애초에 예술이란 것도 인간이 규정한 것일 뿐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드러냄과 표현만이 있다는 그의 말처럼, 기성의 관념이나 위계, 범주를 거부하는 작가의 태도가 작업에서 엿보인다. 그의 작업 속 요소들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동시에, 조화를 추구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상태에 있다.

    이 같은 주제 의식은 자연과 오브제의 관계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 유선태의 예술에서 주로 풍경으로 제시되는 자연은 다양한 구성물들의 조화를 기반으로 하고, 시작과 끝이 없이 순환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작업의 의미를 잘 대변한다. 유선태는 풍경 안에 자연과 대비되는 장치로서 인간의 산물인 오브제를 그려 넣어 서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고, 때로는 이러한 보통의 설정을 뒤집어 오브제에 풍경을 덧그리기도 한다. 푸른 하늘과 숲이 울창한 풍경이 그려진 첼로, 세계지도 대신 단풍으로 물든 산이 그려진 지구본 등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처럼 그림이 조각이 되고, 조각이 그림이 되는 모양이다. 작가는 이를 두고 ‘동시적인 풍경’이라고 표현한다. 언뜻 생경해 보이는 대상들의 조합으로 화합과 조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에서 유선태는 동시적인 풍경을 반복적으로 제시한다.

    “나의 작품에 있어서 풍경은 대략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 불변(不變)하는 것, 변화(變化)하는 것, 그리고 둘 사이의 중간적인 상황이다.
    첫째로 내가 불변하는 것으로 규정짓는 풍경은 자연과 같은 상태로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놓여 진 풍경이다. 둘째로 변화하는 것은 인간에 의해서 자연과 대립되는 상황으로
    이루어진 일시적인 풍경들이며, 셋째로 그 중간의 영역에 속하는 상황은 이 두 가지 영역을
    재구성하거나 재조합 혹은 변형하여 이루어진 풍경들이다. 세번째 상황의 풍경에서는 첫번째와
    두번째 풍경의 적절한 긴장과 공존이 동시에 가능하다.”
    - 유선태


    유선태의 동시적인 풍경은 크게 <말과 글>과 <문>에서 나타나며, 이번 전시에서 두 시리즈 모두 감상할 수 있다. 2006년 시작된 <말과 글>은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의 저서 『말(Les Mots)』에서 영감을 받아 이름 지어진 것으로 작가가 우연히 본 창밖 풍경에서 출발하였다. 작업을 하던 어느 날 유선태는 앞뜰의 나무 주위에 나뭇잎이 가득 떨어진 모습을 보았다. 이때 작가는 나무에 달린 잎은 말, 떨어져 낙엽이 된 잎은 글씨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잎이 떨어져 거름이 되고 다시 새잎이 돋아나는 것처럼 말은 글이 되고 글은 다시 말이 된다. 이러한 발견 이후 유선태는 말과 글의 관계처럼 끊임없이 순환하는 것을 찾아서 작품으로 옮겼다.

    <말과 글>에서 유선태는 다양한 상징물들을 활용해 동시적인 풍경을 그린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책이다. 책은 인쇄활자, 즉 글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초기 <말과 글>에서부터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침묵하는 듯이 닫혀 있거나, 때로는 활짝 펼쳐진 채로 날개 단 듯 부유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신작을 보면 수십 권의 책이 차곡차곡 쌓여 마치 개선문처럼 하나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말과 글>, 그 중에서도 ‘우연과 필연’이라 이름 붙였다. 이 시리즈에서 유선태는 자연과 오브제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논한다. 작가가 보기에 책은 자연과 가장 대비되는 오브제다. 인간의 곁에 오랫동안 존재하면서 인간에 대한 것들을 기록한 문명의 결과가 책이다. 스스로 존재하여 우연적인 자연과 달리 책은 필연적이다. 작가는 각각 우연과 필연을 상징하는 자연과 책을 하나의 화면에서 다룸으로써 약간의 긴장을 만드는데, 이와 동시에 책과 자연은 모두 인간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책을 통해 자연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통하는 면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하나의 문처럼 쌓여 있는 책의 기둥들 사이로 자연의 풍경이 보이고 그 사이를 자전거를 타고 통과하며 자연으로 향하고 있는 작가의 모습은 두 대상 간의 조화를 이루려는 표현이다.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말과 글>의 ‘온실 시리즈’도 출품된다. 자신만의 아뜰리에를 꿈꾸며 ‘나의 아뜰리에’ 시리즈를 그렸던 유선태는 그 희망대로 독립적인 아뜰리에를 갖게 되었고, 이제는 나만의 온실을 상상하며 그림을 그린다. 작가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화폭 속 온실을 꾸미는데,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온실 속 풍경은 바깥의 진짜 자연이 만드는 풍경과 함께 제시된다. 마찬가지로 동시적인 이 풍경은 나만의 작은 자연을 가꾸며 자연에 대한 갈망을 잃지 않는 상황과 그럼에도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즐기지 못하는 현대인의 아이러니를 담았다. ‘온실 시리즈’가 유선태의 개인전을 통해서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선태의 동시적인 풍경은 가능성의 공간이다. 자전거를 탄 작가의 모습은 가로막힌 것처럼 보이는 두 대상을 오가며, 소녀상이 보고 있는 거울에는 소녀의 얼굴이 아닌 풍경이 비쳐 입체와 평면의 순환이 이뤄졌음이 드러난다. 이러한 매개체를 통해 그의 화폭에서 기성의 관념이나, 위계가 가진 힘은 약해지며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던 것들이 실현된다. 작가는 이러한 동시적 공간 안에서 시작과 끝도 없는 여행과 유희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가나아트는 이번 전시가 무한한 여행과 같은 시간을 선사하기를 희망한다.

    전시제목유선태 : 자연을 담은 오브제, 오브제를 담은 자연

    전시기간2025.03.07(금) - 2025.03.30(일)

    참여작가 유선태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매주 월요일

    장르회화

    관람료.

    장소가나아트센터 Gan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8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가나아트센터,스페이스97)

    연락처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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