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 Spazio della Guarigione(치유의 공간)
2025.11.12 ▶ 2026.01.25
2025.11.12 ▶ 2026.01.25

전시 포스터
박은선
Colonna Infinita- Diffusione (무한 기둥- 확산), 2025, Marmi policromi (Polychrome marbles), 36 x 36 x 137(h)cm, 36 x 36 x 207(h)cm, 36 x 36 x 207(h)cm, 36 x 36 x 107(h)cm (이미지: 가나아트 제공) 작품 사진: ⓒPark Eunsun
박은선
Colonna Infinita- Accrescimento (무한 기둥 - 증식), 2019 Granito Rosso e Giallo (Red and Yellow Granite) 148 x 148 x 518(h)cm (이미지: 가나아트 제공) 작품 사진: ⓒPark Eunsun
박은선
Colonna Infinita- Diffusione (무한 기둥- 확산), 2023 Marmi policromi (Polychrome marbles) L) 36 x 36 x 364(h)cm, M) 40 x 40 x 310(h)cm, (이미지: 가나아트 제공) 작품 사진: ⓒPark EunsunR) 36 x 36 x 364(h)cm
박은선
Colonna Infinita- Accrescimento (무한 기둥- 증식), 2025, Marmo nero Belgio (Black marble Belgium) L) 20 x 20 x 62.5(h)cm, M) 20 x 20 x 60(h)cm, R) 19 x 19 x 52.5(h)cm (이미지: 가나아트 제공) 작품 사진: ⓒPark Eunsun
박은선
Cubo (정육면체), 2025, Marmi policromi (Polychrome marbles), 140 x 160 x 250(h)cm (이미지: 가나아트 제공) 작품 사진: ⓒPark Eunsun
가나아트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조각가 박은선(Park EunSun, b. 1965- )의 개인전, 《Spazio della Guarigione(치유의 공간)》을 2025년 11월 12일부터 2026년 1월 25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3년 이후 국내에서 3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이자, 2008년 인사아트센터 전시 이후 17년 만에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전시이다.
박은선의 작업 세계 전반을 조망하는 본 전시에서는 대표작인 < Colonna Infinita(무한 기둥) >와 함께 조명을 사용하여 조각의 영역을 확장한 최근 작업 < Colonna Infinita- Diffusione(무한 기둥- 확산) >을 만나볼 수 있으며, 먹을 사용한 회화 신작들도 새롭게 선보인다. 특히 전시장 입구에는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높이 3m 30cm의 대형 조각 〈 Generation–Evoluzione(생성–진화) 〉가 설치된다. 우아한 균형미와 상승감이 느껴지는 이 조각은 ‘생성’과 ‘진화’를 주제로 한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또한 가나아트센터 야외 공연장에는 5m 높이의 < Colonna Infinita- Accrescimento(무한 기둥- 증식) >(2019)과 3m 높이의 < Colonna Infinita- Continua(무한 기둥- 연속) >(2025) 등 무게 8톤에 달하는 대형 조각 3점이 설치되어 그 규모의 웅장함에 압도되게 한다. 이 밖에도 동일한 형태를 대리석, 브론즈, 알루미늄으로 변주한 조각 작업들을 비롯한 조각작품 22점과 회화 작업 19점까지 총 41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2025년 5월, 박은선은 피에트라산타 중심부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미술관인 ‘Atelier Park Eun Sun(아틀리에-뮤지엄 박은선)’을 개관했다. 미술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Mario Botta, b. 1943- )가 설계했으며, 이곳에 한국 작가의 이름이 걸린 공간이 세워진 건 최초다. 또한 전라남도 신안군 자은도에 마리오 보타가 설계하고, 박은선의 작업 세계를 상징하는 ‘무한 기둥’을 주제로 한 ‘인피니또 미술관(Infinito Museum)’이 2026년 10월 말 개관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2025년 제19회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기간 중 《Museo Infinito – Park | Botta》 전시를 통해,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인피니또 미술관의 건축 모형과 박은선의 조각 및 회화 작품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조각과 건축이 서로 호응하는 공간적 대화를 구현했다.
“편안하고 안정된 길보다, 전업 작가로서 조각의 본고장에서 승부를 보고 싶었다.
1993년부터 세계의 조각가들이 선망하는 조각의 본고장 피에트라산타에서 작업하며
수많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거쳤다.
절벽 끝에 서있는 것 같은 피 말리는 순간들이 많았지만 좌고우면(左顧右眄) 하지 않고 진격했더니,
모든 조각가들이 가장 염원하는 ‘피에트라산타 시(市)에 작품 영구설치’라는 목표를 이루게 됐다.”
-박은선
1965년 전라남도 목포에서 출생한 박은선은 경희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후 1993년 이탈리아 카라라로 건너가 카라라 국립 미술아카데미(Accademia di Belle Arti di Carrara)를 졸업했다. 조각의 성지(聖地)라 불리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 피에트라산타(Pietrasanta)에 자리를 잡은 박은선은 32년 동안 이곳에 머물며 작업해왔다. 현재 이탈리아를 거점으로 활동 중인 박은선은 이탈리아 3대 갤러리인 콘티니 갤러리(Contini Art Gallery)의 전속 작가이며, 피에트라산타 두오모광장(2024), 로마 콜로세움 고고학공원(2024), 피렌체 미켈란젤로 광장(2016)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박은선의 작업은 이탈리아 황제 포럼 박물관(Museum of the Imperial Fora), 이탈리아 헨로 재단(Henraux Foundation), 스위스 취리히 국립대학(University of Zurich),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이탈리아 여러 공공장소 및 미술관에 영구 전시되며 이탈리아 예술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박은선은 조각 예술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피에트라산타 시(市)가 매년 최고의 작가에게 주는 프라텔리 로셀리(Fratelli Rosselli)를 수상했으며, 한국인 최초이자 외국인으로는 역대 세번째로 피에트라산타 명예 시민으로 위촉 받았다.
박은선은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 b. 1958- )와 조각과 음악이라는 서로의 예술 장르를 매개로 협업을 진행하며, 장르의 경계를 뛰어 넘는 우정을 보여주고 있다. 2022년 여름, 안드레아 보첼리의 요청으로 그의 고향인 토스카나 주 라이아티코(Lajatico)에 있는 야외 공연장 테아트로 델 실렌치오(Teatro del Silenzio)에서 열린 콘서트 무대에 박은선의 대표작인 <무한 기둥>이 설치되었다. 박은선은 라이아티코 공연을 위해 8개월에 걸쳐 11m 높이의 대형 작품을 특별 제작했다. 안드레아 보첼리는 매년 저명한 예술가들의 조형 작품으로 무대를 꾸며왔는데, 박은선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 작가로는 최초로 초대받았다.
박은선은 조각의 영역을 미술관과 갤러리를 넘어 도시의 일상 속으로 확장하며, 공공미술 분야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작품은 국내에서도 공공기관과 주요 기업, 그리고 다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다수 설치되어 있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사와 도곡동 타워팰리스 앞에 그의 작업이 자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성수동 무신사 S1 사옥에 3.5m 높이의 < Collegamento tra Cubi e Sfere II >가 설치되어 도심 한가운데에 사유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또한 한남동 유엔사 부지에 들어설 더 파크사이드 단지에도 대표작 <무한 기둥>이 설치될 예정이다. 박은선의 조각은 개인의 내면을 넘어 도시와 사람을 잇는 예술적 매개로 기능하며, 현대적 공간 안에서 조형의 의미를 한층 깊고 넓게 확장시킨다.
“처음엔 던져서 깨서 다시 맞췄습니다. 해체 후 다시 결합하는 것이지요.
다시 맞추면서 심봉을 박고 깎아 나갑니다.”
-박은선
전시 제목인 《Spazio della Guarigione》는 한국어로 ‘치유의 공간’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은선이 돌이라는 가장 고전적인 재료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넘나들며 제시한 시간과 존재, 그리고 치유의 개념을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박은선은 단단한 돌에 난 균열, 그리고 틈에 스며든 빛과 소리를 통해 인간 내면의 회복과 성장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박은선은 견고한 석재(石材)를 절단하고, 그 틈을 잇는 행위를 통해 깨짐과 회복이라는 순환적 서사를 구축한다. 그에게 있어 균열은 단절이 아니라, 빛이 스며드는 통로이자 새로운 생명의 시작점이다. 명과 암, 빛과 그림자, 비움과 채움이 교차하며, 희망과 절망, 충돌과 화해 같은 상반된 감정이 하나의 조형 언어 안에서 공존하게 함으로써, 빛이 가진 양면성과 인간 존재의 내면적 균형을 함께 드러낸다. 그의 조각은 상처와 균열을 끌어안음으로써, 존재의 회복과 치유의 가능성을 일깨운다. 박은선은 작품 제목에 생명, 연속, 유대, 연결 확장, 증식 등의 소제목을 주로 붙이는데, 그에게 조각의 틈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스타일의 <무한 기둥>, <무한 기둥- 증식>, <무한 기둥- 확산> 등의 연작과 균형미와 비례, 상승감이 돋보이는 신작 < Generation–Evoluzione(생성–진화) > 등을 선보이는 본 전시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박은선의 대표작, < 무한 기둥(Colonna Infinita) >은 수직으로 끝없이 솟아오르는 기둥 형태로, 그의 예술 세계를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무한 기둥>은 대리석과 화강암을 기반으로 한 수직적 조형물로 단순히 하나의 돌기둥이 아니라, 두 가지 돌이 반복적으로 중첩되며 생성된 결과물이다. 박은선은 망치나 끌을 사용하여 하나의 덩어리를 깎아내며 형상을 만들어내는 전통적인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작업 방식을 고안해냈다. 대리석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카라라(Carrara) 지역에서 생산되는 두 가지 색의 대리석을 주로 사용하며, 때로는 화강암도 병용한다. 이 재료들을 수평으로 잘라 켜켜이 쌓은 다음, 깨뜨리고 벌려가며 의도적으로 틈을 만들어 낸다. 하나의 돌을 깨고, 다른 색깔의 돌을 깨서 에폭시로 판을 붙여 나가는 과정을 반복한 뒤 마지막에 형태를 다듬는다. 번갈아 쌓아 올린 서로 다른 색의 석판(石板)이 만들어 낸 줄무늬가 리듬감을 만들고 일부러 만든 틈은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게 하는데, 이 때 서로 다른 색의 결합은 외국에 거주하는 작가 자신의 이중성을 상징한다. 박은선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이탈리아에서 다져온 대리석(Marmo) 작업 기술을 결합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작업은 서양의 건축 미학과 동양의 여백의 미가 만들어내는 긴장과 조화를 통해, 물질과 정신이 교차하는 지점을 사유하게 한다. <무한 기둥>은 한국과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2024-2025 한∙이 상호문화교류의 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로마 곳곳에 전시되며, 국가 간 문화교류의 상징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멀쩡한 돌을 깨뜨리고, 힘들게 벌려 틈을 만드는 작가는 나 뿐일 거다.
그런데 그 틈과 균열이 내겐 숨통이다.
꽉 막힌 것에 신선한 생명의 공기를 불어넣듯 말이다.”
-박은선
박은선의 작업은 ‘균열과 축적’으로 이루어지는데 단단한 돌의 표면에 드러난 균열은 돌이 가지고 있는 시간과 자연의 흔적이며, 그에게 틈(균열)은 힘든 삶에 대한 숨통이자 사유의 장(場)이다. 박은선은 <무한 기둥>을 통해 끝없이 뻗어 나가는 형태의 반복 속에서, 인간이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욕망의 영속성과 그 안에 내재된 본질을 탐구한다. 맨 처음 이 작업을 시작했을 때 작품의 모티브는 ‘무한’이 아닌 ‘기둥’의 형태였다. 우연히 길을 걷다 마주친 깨진 하수도관이 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다. 도로 정비 과정에서 드러난 거칠고 솔직한 형태에서 그는 깊은 인상을 받았고, 그 속에는 자신감과 온전히 쏟아낸 희생 정신이 드러나 있었다. 박은선은 “속이거나 꾸미려는 순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된다”고 말하며, 진정성을 작업의 근원으로 삼는다.
“내 작품은 인간의 내부 상태를 느낄 수 있게 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
내 작품의 특징인 흰색과 회색, 빨간색과 검은색의 조합은 정돈과 혼란의 대비를 보여준다.
두 가지 색의 배합은 이면성을 상징한다. (…)
내 작품은 인간의 소망, 진보, 희망으로 연결될 수 있는 무한공간으로의 팽창,
또는 끝없이 증식하는 힘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고자 한다.”
-박은선“
매끈한 표면의 대리석 구(球)가 알알이 매달려 기둥을 이루고 색색의 빛을 내는 < Colonna Infinita- Diffusione(무한 기둥- 확산) >(2025) 연작은 COVID-19(팬데믹) 기간에 나온 작업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역발상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디퓨지오네’는 이탈리아어로 ‘확산’을 의미하는데, 박은선은 이 작업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다시 만나는 희망의 확산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박은선은 오랜 시간 천착해 온 수직적 기둥 구조를 수평적이고 유기적인 흐름으로 전환하며, 에너지의 방향성을 ‘상승(Ascensione)’에서 ‘확산(Diffusione)’으로 변화시켰다. <무한 기둥- 확산> 연작의 전개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바로 LED 조명을 설치하여 대리석 고유의 색과 결을 더 생생하게 드러냈다는 점이다. 조각가에게 가장 큰 약점은 ‘색’인데, 돌이라는 자연 그대로의 자료를 활용하다 보니 색을 사용하는 것이 다른 회화 작가들에 비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대리석 고유의 색을 표현해낼 방법을 고민하다가 LED 조명을 대리석 안에 달기 위해 구 내부를 파내어 8mm 두께로 만든 다음 LED등을 달아 색을 표현했다. 구 내부에 들어가는 조명은 실제 요트에 쓰이는 최고급 LED등으로, 빛이 확산되며 만들어내는 미묘한 색채의 층을 구현했다. 여기서 빛은 단순한 조명 효과를 넘어, 돌의 내면과 외면을 연결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작동한다.
“구(球)에 있는 틈새는 내가 의도적으로 매끄럽게 만든 표면과는 다르게 서로 대비되는 감정을 표현한다.
사랑-미움, 슬픔-행복, 흥분-고요. 이 모두가 인간의 존재 과정 중,
하나에서 또 다른 하나로 이전되는 자연스러운 심리 상태다.”
-박은선
< Cubo >(2025)는 유색 대리석을 결합하여 만든 292개의 구(球)를 천장애 설치된 스테인리스 판과 연결한 와이어에 매달아 놓은 정육면체(큐브) 형태의 설치 조각이다. 작품명에서도 알 수 있듯, 대리석 구를 반복적으로 배열하여 큐브의 형태를 구축하며 그 정형 속에서 구조적 긴장감을 느끼도록 설계했다. 와이어에 구를 하나하나 연결해 정확한 위치에 맞추는 과정은 높은 정확성과 섬세함을 요구하며, 박은선은 이러한 배열과 반복을 통해 작품 속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조화를 탐구한다. < Cubo >(2025)는 천장에 매달린 조각을 밀면 돌과 돌 사이가 부딪히며 짜랑짜랑 하는 소리가 난다. 돌을 다듬는 과정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를 조각의 일부로 끌어 들인 것이다. 그는 형태나 재료의 물성에 머물지 않고, 작품이 놓이는 상황과 환경에 따라 새로운 조형적 가능성을 탐구하며 그에 걸맞은 형태를 찾아낸다. < Cubo >(2025)는 시각장애인인 안드레아 보첼리가 박은선의 조각 틈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듣거나 손으로 형태를 더듬으며, 오감으로 작품을 경험했다는 일화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작품이다. 이 경험을 계기로 박은선은 조각이 지닌 감각적 확장성에 주목하며, 조각을 통해 단순히 형태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보고, 듣고, 느끼는 다감각적(Multisensory) 예술을 구현하고자 했다. 나아가 이러한 조형적 탐구를 인터렉티브 아트(Interactive Art) 영역으로 확장하여, 작품과 관람객의 감각이 상호적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예술적 장을 열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신작 회화 < Untitled >(2025)는 그의 대표작 <무한 기둥>을 평면화한 작품이다. 수직으로 상승하는 기둥의 형태를 수평으로 전환하고, 먹의 농담을 통해 그 형태가 스며들고 배어 나오는 과정을 반복했다. 마(麻)로 짠 캔버스 위에 먹이 자연스럽게 번지며, 물성과 정신성이 교차하는 화면을 만들어낸다. 박은선은 한국 전통 문화의 상징적 재료인 마와 먹을 통해 재료 본연의 물성을 최대한 살리는 동시에, 자신만의 예술적 정체성과 동양적 미감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얼마나 더 깊이, 더 치열하게 파고드느냐가 관건이다. 더 새롭고, 더 묵직한 작품을 내놓는 게 내 숙제다.”
-박은선
박은선은 전시를 준비할 때 공간과 작품이 맺는 역학적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내 작품이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숨쉬길 바란다.”고 하며, 장소가 지닌 고유한 환경과 건축적 질서를 인위적으로 바꾸지 않고 최대한 유지하는 선에서, 작품이 자연스럽게 호흡하며 조화를 이루는 방식을 끊임없이 탐구한다. 이번 《Spazio della Guarigione(치유의 공간)》 전시에서 이러한 작가의 철학은 전시장 전체 흐름 속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박은선은 관람객이 전시 공간을 거닐며 작품과 시선을 교차시키는 과정을 통해, 다층적 관점과 확장된 시각적 경험을 얻기를 바란다.
가나아트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간 국내에서는 자주, 다양하게 만날 수 없었던 박은선의 주요 작품들을 선보이며, 시간과 무한, 존재와 회복에 대한 사유를 나누는 예술적 치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가나아트 관계자는 “박은선 작가는 이미 유럽 무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한국 조각가 중 한 명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그 위상과 작품의 진면목이 충분히 체감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이번 전시가 그 간극을 좁히고, 박은선이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가로 다시 한번 인식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제목박은선: Spazio della Guarigione(치유의 공간)
전시기간2025.11.12(수) - 2026.01.25(일)
참여작가 박은선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매주 월요일
장르회화, 조각
관람료.
장소가나아트센터 Gan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8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
주최가나아트
연락처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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