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관: 다면체적 물체
2025.12.04 ▶ 2025.12.31
2025.12.04 ▶ 2025.12.31

전시 포스터
권순관
f-4c-153(bird), archival pigment print, 181x150cm, 2025
권순관
f-4c-632(explosion), archival pigment print, 225x600cm, 2025
권순관
f-4c-632(explosion-detail), archival pigment print, 225x600cm, 2025
권순관
f-4c-818(monstrance-detail1), archival pigment print, 225x150cm, 2025
권순관
f-4c-818(monstrance-detail2), archival pigment print, 225x150cm, 2025
권순관
f-4c-89(circle), archival pigment print, 162x120cm, 2025
권순관
f-4c-91(two squares), archival pigment print, 150x211cm, 2025
■ 권순관의 새로운 실험
현실의 조각들로 구축하는 상상적 다면체 공간 — Polyhedral Masses
지난 20여 년 동안 현실과 이미지 사이의 보이지 않는 층위를 꾸준히 탐구해 온 작가 권순관이, 자신의 핵심 세계를 정교한 방식으로 펼쳐내는 신작 개인전 《다면체적 물체 Polyhedral Masses》를 2025년 12월 문래예술공장 갤러리 M30에서 선보인다. 엄중한 연구 태도와 감각적 실험성을 동시에 갖춘 그는, 이번 전시에서 이미지가 세계를 구성하고 왜곡하며 작동해온 방식을 하나의 다면체적 구조로 재편해 관객 앞에 드러낸다. 이는 그가 그동안 축적해 온 시각적· 철학적 탐구가 한 단계 도약한 형태로 구현되는 자리이자, 이미지와 현실의 관계를 근본부터 다시 질문하는 실험이다.
본 전시는 작가가 최근 몇 년간 집중해 온 이미지의 층위와 감각 구조를 하나의 “다면체적 공간”으로 재조직하는 데 초점을 둔다. 권순관은 최근 몇년 동안 개인적 경험, 독서, 장소 탐색 과정에서 수집한 이미지 조각들을 겹쳐 배열하며 기억·지각·사유가 서로 스며드는 새로운 감각적 구조를 다양한 매체로 구축해 왔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탐구의 연장선에서, 사진·영상·사운드·프로젝션·콜라주·글쓰기가 함께 작동하는 하나의 거대한 “시각적 구조물”로 설계되어, 관객이 이미지 생성의 내부로 직접 들어가는 경험을 제공한다. 특정한 해석이나 내러티브를 제시하기보다 이미지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감각적 연결과 새로운 의미의 가능성에 집중하며, 관객은 그 안에서 능동적으로 의미를 재구성하게 된다.
권순관의 이번 작업은 인왕산을 오르던 순간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그 자리에서 몇 년 전 신문에 실렸던 간첩 사건 보도를 떠올렸다. 기사에는 북한 노동당 225국의 지령으로 ‘왕재산’ 조직이 활동했다는 혐의가 적시되었고, 그 암호명이 ‘인왕산’이었다. 마침 같은 날 실제 인왕산에서는 다른 이유로 열린 시위가 있었고, 일부에서는 이 시위대까지 ‘인왕산’ 조직과 연관 지어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경험은 파편적 사실들이 우연한 연결을 통해 임의적 질서로 조직되고, 그러한 질서가 억압적 힘을 갖게 되는 구조에 대한 작가의 사유를 촉발했다.
1951년에서 1996년 사이 신문 기사 속에서 원형· 삼각형· 암호명이 인물 사진 위에 덧씌워지고, 그 표식 아래 4,495명이 ‘간첩’으로 규정되었다는 국가정보원 자료는 이미지가 단순한 기록을 넘어 현실을 구성하는 강력한 장치임을 보여준다. 이로써 ‘인왕산’은 작가에게 우리가 현실의 대상으로 믿는 가치와 이름이 형성되는 과정을 드러내는 하나의 상징적 표면이 되었다. 이때 가오싱젠의 소설 『영혼의 산』은 중요한 사유의 참조점이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이 공적인 기록과 역사의 언어가 진실을 담보하지 못함을 깨닫고, 언어와 서사를 해체하며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자아를 찾아 나서는 여정은 작가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소설 속 주인공이 감각·기억·역사를 가로지르며 ‘영혼의 산’을 찾는 여정처럼, 작가는 인왕산에서 떠오른 사건의 잔여, 보도의 이미지, 개인적 기억을 겹쳐 보고, 심리적·사회적 풍경을 재구성해 현실과 이미지의 틈에서 새로운 세계를 찾는 작업의 방향을 탐구하게 되었다.
권순관은 이처럼 이미지가 현실을 규정하고 고정하는 작동 방식을 해체하기 위해 오랫동안 신문의 망점을 이루는 다각형 형태, 신문 이미지, 인터뷰 기록, 미공개 아카이브 등을 수집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정교한 콜라주부터 직관적이고 파편적인 조합, 상상적인 글쓰기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도를 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러한 콜라주의 평면들이 접합할 때 생겨나는 각도에 주목하고 이를 확장하여 전시장의 구조 전체로 적용한다. 스크린, 조명, 사진 스탠드, 삼각대, 반사판, 투과 필름 등 실제 작업 도구들이 해체되어 조형적 장치로 재조합되고, 관람자는 완성된 이미지가 아니라 이미지가 수집·분해·부유·재조립되는 공정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이는 “이미지의 생성 과정 그 자체를 보여주는 전시”라는 점에서 작가의 기존 작업을 근본적으로 확장한다.
전시의 중심에는 강력한 시각적 중심축인 회전 장치 ‘모듈레이터(Modulator)’가 배치된다. 이는 여러 이미지 층위를 연결해온 작가의 방식이 물리적으로 구현된 ‘움직이는 세계’로, 수집된 오브제와 기계장치가 콜라주처럼 배치된다. 각 사물은 맥락을 잃은 잔여처럼 보이지만, 회전과 빛의 변화를 따라 새로운 의미의 가능성을 드러내며 “이미지는 어떻게 의미를 갖게 되는가”라는 작가의 질문에 대한 공간적 응답이 된다. 전시장 곳곳에는 상상적인 작가의 글쓰기, 아카이브 스크랩, 콜라주 원본, 리스 필름, 슬라이드 프로젝션, 대형 출력물이 배치된다. 이는 단순한 자료 열람이 아닌, 관람자가 이미지의 생성–변형–해체–소멸의 전 과정을 직접 통과하도록 구성된 하나의 세계이며, 기억·기록·표식·오브제·빛과 그림자가 서로 충돌하도록 하는 다층적 감각 지형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구성된 ‘다면체적 물체(Polyhedral Masses)’는 현실의 의미 조각들이 머물고 충돌하고 스며들다 사라지는 임의적 공간이며, 이곳에서 이미지는 고정된 증거나 기록이 아닌 살아 있는 존재로 작동한다. 관람자는 현실과 환영, 기록과 상상, 사실과 허구가 뒤섞이는 경계의 지점을 체감하며, 무엇이 현실이고, 이미지인지, “이미지는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 “사라진 사건은 어떻게 떠오르는가?”, 그리고 어떻게 “이미지는 질서가 되는가” 라는 질문과 직접 마주하게 된다.
전시제목권순관: 다면체적 물체
전시기간2025.12.04(목) - 2025.12.31(수)
참여작가 권순관
관람시간12:00am - 06:00pm
휴관일매주 월요일 휴관
장르사진
관람료무료
장소서울시창작공간 문래예술공장 SEOUL ART SPACE MULLAE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88길 5-4 (문래동1가, 문래예술공장) 스튜디오 M30)
주최권순관, space bv
후원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 도움: (사)평화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연락처02.2676.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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