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 넋(L’âme)

2026.02.12 ▶ 2026.03.08

가나아트센터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8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Space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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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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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철

    넋, 2015-2017, Oil on canvas, 193.3 x 130.3cm (120호), 76.1 x 51.3in (이미지: 가나아트 제공) 작품 사진: ⓒKwun Sun 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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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철

    넋, 2025, Oil on canvas, 90.9 x 72.7cm (30호), 35.8 x 28.6in. (이미지: 가나아트 제공) 작품 사진: ⓒKwun Sun 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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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철

    인왕, 2021, Oil on canvas, 50 x 120cm (변형 40호), 19.7 x 47.2in. (이미지: 가나아트 제공) 작품 사진: ⓒKwun Sun 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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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철

    꽃, 2025, Oil on canvas, 50 x 60.6cm (12호), 19.7 x 23.9in. (이미지: 가나아트 제공) 작품 사진: ⓒKwun Sun 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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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철

    목련, 2020m Oil on canvasm 22.7 x 15.8cm (1호) 8.9 x 6.2in. (이미지: 가나아트 제공) 작품 사진: ⓒKwun Sun 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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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철

    두 넋, 2023, Oil on canvas, 15.8 x 22.7cm (1호), 6.2 x 8.9in. (이미지: 가나아트 제공) 작품 사진: ⓒKwun Sun Cheol

  • Press Release

    가나아트는 한국인의 삶과 정서를 얼굴과 풍경에 담아온 권순철(Kwun Suncheol, b.1944-)의 개인전 《넋(L’âme)》을 2026년 2월 12일부터 3월 8일까지 가나아트센터 ‘SPACE 97’에서 개최한다. 본 전시는 2020년 전시 이후 6년만에 가나아트에서 선보이는 개인전으로, 한층 더 심화된 권순철의 작업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신작과 함께 대표작 <얼굴(Face)>, <넋(L’âme)>, <풍경(Landscape)> 연작을 포함한 회화 30여 점을 선보인다. 또한, 김종영미술관에서는 2026년 2월 6일부터 3월 29일까지 권순철의 60년 화업(畫業) 전반을 조망하는 《응시, 형상 너머》가 동시기에 개최된다.

    1944년 경상남도 창원에서 태어난 권순철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1989년 작업에만 전념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 이후, 30여 년간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재불 작가 모임인 소나무 작가협회(Association des Artistes SONAMOU)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을 지냈으며, 공동 아틀리에이자 전시 공간인 아르스날(Artsenal)을 중심으로 한국과 해외 미술계 간의 문화 교류와 국제적 협력을 추진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대학 때부터 한국적인 것을 찾았다. 그것은 얼굴이고, 넋이고, 산이었다. 스타일이나 주제를 바꾸는 것보다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충동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주제에 몰두하면 몰두할수록 주제가 더 강해지고, 힘이 깊어지는 것을 느낀다.”
    -권순철

    전시 제목이자 대표 연작이기도 한 ‘넋(L’âme)’은 권순철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이다. 권순철에게 넋은 단순한 영혼이나 초월적 개념이 아니라, 삶의 고통과 시간을 통과하며 남겨진 기운이자 흔적에 가깝다. 그는 <얼굴> 연작에서 출발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탐구로 나아가며, 그 확장의 지점에서 <넋> 연작을 전개한다. 얼굴의 형상이 점차 해체되고 추상화되는 이 작업은, 한국인이 살아오며 겪어온 삶의 상흔과 한(恨)의 정서를 시각적으로 응축하고자 한 시도이다. 넋이 비물질적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와 삶의 고통을 통과한 결과로서 물질의 층위 속에 각인된다는 그의 인식을 반영한다.

    이번 전시와 동일한 제목의 작품, <넋>(2015-2017)은 권순철의 이러한 인식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이다. 화면은 더욱 추상적인 형태로 변모하였고, 인물의 흔적은 해체되거나 희미해졌지만, 물감이 쌓이고 긁히며 형성된 표면에는 강한 기운이 응축되어 있다. 화면 전반을 지배하는 짙은 청록의 바탕 위로 붉은색 계열의 거친 붓질이 반복적으로 더해지며, 화면 내부에서 무언가가 뒤틀리고 솟구치는 듯한 긴장을 만들어낸다. 이는 구체적인 인물이나 대상을 지시하기보다는, 오랜 시간 축적된 감정과 고통이 표면 위로 떠오른 흔적에 가깝다. 붓질은 일정한 방향성을 갖지는 않지만, 화면 중앙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흐르며 수직적인 힘을 만들어내고, 해체된 존재의 기운이나 흔적을 연상시키는 화면 구성을 이룬다. 이 작품은 2015년에 한 차례 완성된 이후, 2017년에 다시 화면 위에 물감을 쌓는 과정을 거쳐 마무리되었는데, 이는 그에게 있어 ‘완성’이란 단번에 도달되는 결과가 아니라 시간과 삶을 통과하며 숙성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권순철이 최근 몰두하고 있는 10호(53x45.5cm) 이하의 신작 <넋>(2025)은 기존 작업에서 유지되어 온 형상의 잔존을 더욱 급진적으로 해체하면서, 회화의 물질성과 행위성을 전면에 드러낸다. 화면 중앙에 배치된 두 개의 형상은 구체적 대상이라기보다, 물감이 축적되며 생성된 덩어리이자 존재의 흔적으로 남아 있다. 특히 두터운 마티에르(matière)는 화면에 강한 물질성을 부여하며, 표면에 드러난 균열이나 덧칠의 흔적은 작가의 신체적 행위와 그 과정에서 발생한 우연성을 그대로 품는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권순철의 회화는 점차 재현의 영역을 떠나, 기억과 존재를 다루는 사유의 장(場)으로 이동한다. 권순철의 작품에는 살아온 시간 속에서 불안과 우울을 견뎌낸 삶의 흔적들이 겹겹이 포개져, 시대의 기억과 저마다의 삶의 편린(片鱗)이 함께 스며 있다.

    “한국의 산에는 뼈와 골격, 힘이 있습니다.”
    -권순철

    이처럼 <넋> 연작에서 존재의 내면에 축적된 기운과 흔적을 화면에 응축해온 권순철의 회화는 더 이상 인물이라는 매개에 머무르지 않고 점차 외부 세계로 확장된다. 이는 형상의 소멸 이후에도 남아 있는 넋이 머무를 자리를 모색하는 과정이며, 동시에 권순철이 오랜 시간 천착해온 ‘한국적인 것’에 대한 탐구가 풍경이라는 또 다른 차원으로 이행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권순철이 화면에 담아낸 산과 꽃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풍경이다. 특히 작가 자택 근처의 인왕산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요 모티프로, 오랜 시간 그의 일상과 감정이 축적되어온 장소이다. 화면 속 인왕산은 특정 지형을 충실히 묘사하기보다 붓질과 색의 리듬을 통해 재구성되었다.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반복적이고 거친 붓터치를 겹겹이 쌓아 올린 산은, 단단하고 힘 있는 산줄기를 형상화하며 화면 속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꽃>, <목련> 연작에서 색채는 한층 밝아지고 화면은 확장되지만, 그 내부에는 여전히 응축과 긴장이 공존한다. <꽃>(2025)에서 화면을 가득 채운 꽃의 군집은 개별적인 대상의 묘사라기보다, 반복적인 붓질과 색의 중첩을 통해 하나의 응집된 기운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붉은색과 연노랑, 흰색의 꽃잎들은 명확한 윤곽을 갖기보다는 서로 스며들고 흔들리며 화면 속에서 끊임없이 진동한다. 나아가 <꽃>과 함께 전시되는 <목련>(2025) 연작은 삶과 고통과 시간을 통과한 이후에야 비로소 마주할 수 있는 풍경이다. 얼굴에서 넋으로, 넋에서 산 풍경으로 변주되어 온 과정을 고려할 때, 목련은 상처와 응축의 시간을 지나 도달한 회복의 이미지이다. 여백과 색의 호흡으로 이루어진 화면은 자연 속에서 한층 가벼워진 상태로 머무는 순간을 보여준다. 권순철은 차분한 색감과 절제된 붓질을 통해 삶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감각, 고통 이후에도 남아 있는 생의 기운을 조용히 드러낸다. 권순철의 꽃은 넋을 통과한 이후에야 가능한 희망의 형식이며,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회화적 제안이다.

    권순철은 잔혹한 역사의 상처를 통과하며 축적된 시간의 흔적과 개인 혹은 집단의 감정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들을 얼굴과 풍경이라는 시각적 형상으로 전환해왔으며, 이러한 그의 작업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확장되어 왔다. 이번 전시는 그가 50여 년에 걸쳐 축적해온 회화적 사유를 통해,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삶의 흔적과 넋을 새롭게 마주하는 자리이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본 전시를 통해 작품 속에 스며든 시간과 감정을 따라가며, 각자의 삶에 남아 있는 흔적을 조용히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전시제목권순철: 넋(L’âme)

    전시기간2026.02.12(목) - 2026.03.08(일)

    참여작가 권순철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매주 월요일

    장르회화

    관람료.

    장소가나아트센터 Gan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8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Space 97)

    주최가나아트

    연락처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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