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체전
2011 인상파 이후 서양미술의 거장전,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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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지오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는 20세기 초 서구 아방가르드 미술사에서 사물의 이면에 숨겨진 신비와 철학적 사유를 시각화하여 초현실주의(Surrealism)의 탄생에 결정적인 영감을 제공한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형이상학 회화(Scuola Metafisica)의 창시자이다. 그리스에서 태어나 앙리 베르그송의 시간론과 프리드리히 니체, 아서 쇼펜하우어의 허무주의 및 형이상학 철학을 흡수했던 그는, 당대 화단을 휩쓸던 미래주의의 기계 미학이나 입체주의의 조형적 분절에 동조하지 않았다. 대신 고전주의적 건축 요소와 일상적 기물을 기묘한 방식으로 병치하여 화면 위에 정지된 시공간과 실존적 소외를 구조화했다.
미술사학 및 공간 심리학 관점에서 데 키리코 미학의 정점은 비현실적으로 길게 늘어진 그림자와 왜곡된 다점 원근법을 통해 도시 공간을 거대한 환영과 불안의 지형학으로 치환한 데 있다. 그의 화면을 지배하는 황량한 이탈리아 광장, 얼굴 없는 마네킹, 기하학적 제도 기구 등의 도상들은 인과적 논리가 거부된 채 배치되어 관람객에게 깊은 심리적 고독과 정서적 데파이즈망(Dépaysement)을 유발하는 기호학적 상징물이다. 눈에 보이는 현실의 재현을 넘어 사물의 본질적 수수께끼를 탐구한 그의 독창적인 시각 언어는, 현대 회화가 가시적 세계의 타성을 극복하고 인간의 무의식과 몽환적 꿈의 영역을 개척하는 도정을 명확히 증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