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의 판화: 나는 그것을 보았다.
2026.09.15 ▶ 2027.02.14
2026.09.15 ▶ 2027.02.14

전시 포스터
대구미술관은 개관 15주년을 맞이하여 소장품 특별전으로 스페인의 거장 프란시스코 데 고야의 대표적인 판화연작 《전쟁의 참화》 82점 중 41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대구미술관이 스페인의 거장 고야의 작품을 소장했음을 알리고 공개하는 자리이기에 의미가 깊다.
프란시스코 데 고야(Francisco José de Goya, 1746~1828, 스페인)는 스페인의 궁정화가이자 천재 화가이다. 고야는 1775년에 마드리드에서 왕립 태피스트리 공장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1789년 43세에 궁정화가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1792년 46세에 큰 병을 앓아 청력을 상실하며 작업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주문받은 초상화는 계속 그리되 자신의 그림과 판화를 제작하기 시작했으며, 대부분 어두운 분위기를 띄었다.
호베야노스, 세안 베르무데스 같은 계몽주의 지식인들과도 가까웠던 그는 1799년 판화집인 《변덕들》을 통해 미신과 무지, 낡은 관습을 풍자했다. 이성으로 세상을 밝힐 수 있다고 믿었던 시기의 작품이다. 다만 이 작품들은 금방 회수되었다. 계몽의 이상을 믿었지만, 고야는 그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낼 수 없는 자리에 있었다.
1808년 나폴레옹의 군대가 스페인에 들어왔을 때 고야는 62세였다. 그는 전쟁 기간에도 궁정화가 직위를 유지했고 프랑스가 세운 정권아래에서도 일했다. 그 때문에 전쟁이 끝난 직후에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스페인의 편에도, 프랑스의 편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그 자리에서 고야는 몸소 겪은 전쟁에 대한 판화 82점을 제작했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작품인 《전쟁의 참화》는 1810년부터 1820년 사이에 제작된 작품으로 고야 사후 35년이 지난 뒤인 1863년 마드리드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아카데미에서 출판되며 세상에 공개되었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은 대부분 1906년 인쇄된 4번째 판본이다. <전쟁(Guerra)>, <기근(Hambre)> <암시적 카프리초(Caprichos enfáticos)>로 나눠진 이 판화집은 스페인의 독립전쟁과 그로 인한 현상들을 보여주며 주로 잔혹한 폭력과 학살, 기근 등의 장면을 드러낸다.
한편 《전쟁의 참화》란 제목은 고야 자신이 지은 것이 아니다. 친구인 세안 베르무데스에게 준 인쇄본 앨범에 고야가 직접 쓴 제목은 “보나파르트와의 스페인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치명적인 결과, 그리고 기타 극적인 변덕들”이다. 아카데미에서 출판하며 대중에게 핵심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대표제목을 축약했다고 전해진다. 각 작품의 하단에는 제목이 붙어있는데, 이는 문제를 제기하거나 반어적 해석 역할을 한다. <전쟁>에서는 폭력성을 <기근>에서는 전쟁이 야기한 굶주림으로 인한 비극적 상황들, <암시적 카프리초>에서는 전쟁 종료 후 왕정 복구 직후 일어난 일련의 상황들을 겨냥하고 있다.
《전쟁의 참화》는 무언가를 재현하거나 찬양하지 않는다. 보통의 전쟁그림에서 보여지는 피해자/
가해자의 구분이 없으며 영웅적 서사가 없다. 그저 이름 없는 사람들이 이름 없는 사람들에게 무
언가를 저지르고 있다. 고야는 판마다 짧은 말을 적어넣었다. “나는 그것을 보았다.” “왜?” 등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상황에 대해 짧은 판단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증
거보다는 대부분 전해들은 이야기와 상상으로 재구성한 장면들이다. 그러니 “나는 보았다.”라는
선언은 태도의 선언에 가깝다. 외면하지 않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우리는 고야가 본 것을 함께 보고 있다. 2026년 이 작품들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엇을 진실이라 부를 것인가. 타인의 고통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고야는 대답하지 않고 작품을 남겼다. 이제 우리가 고민해볼 차례이다.
이 작품들은 벨기에 안트베르펜에 위치한 리드미술관(Museum de Reede) 해리 루텐(Harry Rutten) 관장으로부터 기증받았다. 기증에 도움을 주신 트랜스패트롤(Transpetrol)과 현대중공업(HHI)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전시제목고야의 판화: 나는 그것을 보았다.
전시기간2026.09.15(화) - 2027.02.14(일)
참여작가 프란시스코 데 고야
관람시간4월 - 10월 10:00am - 07:00pm
11월 - 3월 10:00am - 06:00pm
휴관일매주 월요일 정기휴관
장르판화
관람료1,000원
장소대구미술관 DAEGU ART MUSEUM (대구 수성구 미술관로 40 (삼덕동, 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 6전시실 )
연락처053-430-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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