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상
Torso_The sculpture 7 acrylic on stone clay, resin, aluminium, 147x174x70cm, 2010
권오상
Torso_The sculpture 11 acrylic on stone clay, resin, aluminium, 141x185x70cm, 2010
권오상
Torso_The sculpture 13 acrylic on stone clay, resin, aluminium, 150x180x70cm, 2010
권오상
Torso_The sculpture 14 acrylic on stone clay, resin, aluminium, 147x175x70cm, 2010
권오상의 개인전 <토르소>가 갤러리2에서 열린다. 최근 몇 년간 해외에서 개인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2006년 아라리오 천안 개인전 이후 4년, 서울에서는 2001년 인사미술공간 이후 거의 10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데오도란트 타입’, ‘더 플랫’, ‘더 스컬프쳐’ 등의 일련의 연작들에서 작가의 일관된 관심은 이 시대를 대변하는 ‘조각’을 만드는 것이었다. 사진을 이용한 가벼운 ‘조각’인 ‘데오도란트 타입’이나 패션 잡지의 이미지를 오려 철사로 세운 간단한 조각을 만든 ‘더 플랫’에서 작가는 현실을 반영하는 동시에 판타지를 내포하고 있는 광고의 영향력을 현대적 조각의 개념과 연결시켰다. 그리고 ‘더 스컬프쳐’ 시리즈에서는 넓은 화이트 큐브 공간을 점유할 수 있는 형태로, 납작하면서 가장 현대적인 덩어리인 수퍼카를 선택했다. 이 작업에서 그는 수퍼카를 브론즈로 제작함으로써 그것이 현대적인 이미지를 담은 전통 ‘조각’ 작품임을 시사했다.
권오상은 이번 개인전에서 ‘더 스컬프쳐’의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인다. 제목 그대로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조각다운 조각’이다. 이번에 그가 선택한 소재는 오토바이다. 권오상은 디자인된 공산품들이 인체나 동물의 형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대적인 조각을 만드는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 중에서도 그가 선택한 오토바이들은 대중적인 오토바이가 아니라, 역사에 남을만한 아름다운 디자인들 (두카티 폴스마트 1000(2005년), 두카티 마크 헤일우드 900ss(1978년), 엠브이 아구스타-브루탈레(2006년), 두카티 -데스모세디치(스토너 선수의 moto GP 2008년 경기의 우승 머신), 두카티 750ss(1974년) 등)이다. 소재 선택에서부터 작업의 전 과정에서 작가는 현대적인 조각과 예술적으로 보인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있다.
우선 작가는 본인이 선택한 오토바이 모델을 조각으로 제작하는데 있어서, 인터넷에서 찾아낸 이미지와 수치를 바탕으로 했다. 이런 과정으로 첫번째 제작한 작품에서 작가는 본인의 작품이 실제 오토바이 형태와 큰 차이가 있어서 놀랐다고 한다. 그러나 실물과 제작한 작품이 같고 다름이 작가의 의도가 아닌 이상 이는 중요한 논의거리가 아니다. 그보다는 그가 실물을 캐스팅하지 않았고, 옆에 두지도 않고, 또 사진을 찍거나 직접 경험하지 않은 채로 수치와 이미지에 의존했다는 점인데, 이는 그의 작품을 다분히 추상적이며 감성적인 방향으로 오해하게끔 유도하는 지점이다
한편, 그냥 지나쳐버리기 쉽지만, 이 오토바이 조각들에는 핸들과 바퀴가 없다. 그래서 제목이 토르소이다. 그는 현대조각에서 인체미를 순수화하기 위해 목이나 팔 다리를 생략하여 상징적인 효과를 얻으려고 했던 것처럼 순수한 조형성을 위해 오토바이의 팔 다리, 즉 핸들과 바퀴를 제거했다. 이 토르소들은 알루미늄 위에 스톤 클레이를 소조 형식으로 덧붙이고, 채색과 레진코팅까지 여러 단계와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 예술품이다. 대중매체를 참조하고, 공산품을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권오상의 조각은 이 시대의 현대적인 조각은 무엇인가와 예술품처럼 보이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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