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영
전단지-나방, 전단지, 2009
송수영
나무_나무젓가락에 조각, 젓가락, 2010
송수영
지렁이 묘비 겸 가드레일, print, 2006
송수영
회색눈-비둘기, print, 2011
송수영의 작품이 항상 문제 삼고 있는 주제는 타자에 대한 윤리의식이다. 우리는 어떠한 타자에 대해서는 윤리의식을 갖지만, 어떠한 타자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 예컨대 여성, 어린이,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타자에 대해서 우리는 윤리의식을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는 그들을 존중하고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 그들이 만약 타자이기 때문에 고통을 겪게 된다면, 우리는 그들의 고통에 책임을 져야만 한다.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타자 가운데 이와 같은 윤리의식이 적용되는 부류는 많지 않다. 사실, 여성, 어린이, 외국인 노동자 또한 애초에는 윤리의식의 바깥에 방치되어 있었던 타자였다가,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기울인 끝에 가까스로 윤리의 보호구역 속으로 편입되었다.
송수영은 이처럼 윤리의식 바깥에 방치되어 있는 타자의 모습을 자신의 작품 속에 부각시킨다. 그 가운데서도 우리와 가장 멀리 있는 타자라 할 수 있는 동물의 모습을 형상으로 만든다. 송수영은 소, 양, 고양이, 비둘기, 지렁이의 모습을 작품 속에 옮긴다. 그들은 우리와 서로의 모습을 보는 것 이외에는 교감할 방법이 없으므로, 따지고 보면 타자라고 부르기에 애매한 존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돌멩이나 연필이나 지우개와 같은 사물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존재이다. 그들은 생명을 가지고 있고, 자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윤리의식의 보호가 필요한 타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들은 우리의 시선 밖에 방치되어 있다. 그들이 겪는 고통과 죽음에 대해 우리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
우리는 가끔씩 도로가에 동물의 시체가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본다. 사람의 시체가 방치되는 것은 죄악이지만, 고양이나 비둘기의 시체가 방치되는 것은 그렇지 않다. 그것은 그저 불쾌감을 주는 정도이다. 송수영의 작품은 방치되어 있는 그들의 고통과 죽음을 소환하고 재구성한다. 그는 이미 고통과 죽음의 과정을 거쳐 사물이 되어 버린 소, 양, 고양이, 비둘기, 지렁이의 모습을 장례식장의 영정사진처럼 관객 앞에 내어 놓는다. 보다 정확히 묘사하면 관객의 익숙한 일상이 영위되는 곳에서 그들의 모습이 스쳐지나가게끔 유도한다. 즉, 검정 비닐, 전단지, 나무젓가락, 지저분한 눈구덩이, 비 온 뒤의 보도 등과 같이 우리의 안온한 일상을 구성하고 있는 사물과 풍경에 방치된 타자의 고통과 죽음이 명멸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송수영의 작품은 동물에 대한 윤리의식 캠페인이 아니다. 그가 동물을 작품의 주제로 택한 이유는 단지 그들이 가장 멀리 있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송수영 작품 속에 중요한 논점은 우리가 타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윤리의식이 무척이나 선별적이고 배타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가까이 있는 타자에 대해 헌신하고 배려를 아끼지 않는 만큼, 멀리 있는 타자에 대해서는 냉혹하고 잔인하다. 이는 우리가 현재 지니고 있는 타자에 대한 윤리의식이 여전히 ‘우리’라는 동심원의 기만적인 확장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송수영의 작품은 우리에게는 너무 먼 곳에 위치해 있는 타자의 고통과 죽음을 보여주고, 우리에게 그것을 받아들일 윤리가 부재함을 깨닫게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현재 만족하고 있는 안일한 윤리관을 버리고, 보다 근원적인 타자에 대한 윤리관을 모색하도록 자극한다.
멀리 있는 타자 : 송수영의 작품에 대하여
-서울대학교 조소과 박사과정 강정호-
전시제목○-△
전시기간2011.02.02(수) - 2011.03.02(수)
참여작가 송수영
초대일시2011-02-07 17pm
관람시간10:00am~18:00pm
휴관일일요일
장르설치
관람료무료
장소신한갤러리 Shinhan Gallery (서울 중구 태평로1가 62-12 4층 신한갤러리 광화문)
연락처02-722-8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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