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t-철사로 뜨개질되는...Ⅱ
2011.02.21 ▶ 2011.03.13
초대일시ㅣ 2011년 02월 22일 화요일 06:00pm
2011.02.21 ▶ 2011.03.13
초대일시ㅣ 2011년 02월 22일 화요일 06:00pm
이원경
Plant-철사로 뜨개질되는... Wire, 가변크기, 2011
이원경
Plant-철사로 뜨개질되는... wire, 가변크기, 2011
이원경
Plant-철사로 뜨개질되는... wire, 가변크기, 2011
이원경
Plant-철사로 뜨개질되는... wire, 가변크기, 2011
한국의 대표적인 화장품기업인 한국화장품의 브랜드숍인 더 샘의 명동 1호점 3층에 개관한 더 샘 갤러리의 전시이다. 더 샘 갤러리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가장 많이 찾게 되는 명동에 위치함으로써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또 일반인의 접근성이 좋은 화장품 매장에 위치, 미술 전문 회사인 마이아츠와 함께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후원하여 예술 산업 지원을 통한 미술문화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번 이원경의 작품은 근작인 금속실(철사)로 만든 다양한 형태의 식물들, 또 식물에서 파생된 이미지로 만든 입체로 가상의 정원을 함께 소개한다. 남성적(이라고 생각되는) 재료(철사)를 여성적(이라 여겨지는) 제작기법(뜨개질)으로 식물도 동물도 아닌 형태를 만들고, 새와 풀의 이미지를 결합시킨다. 같은 식물 내에서도 무와 생강, 혹은 씨앗과 줄기 등 서로 이질적인 요소를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었다. 이질적인 종(種)과 형태가 섞여있기 때문에 이원경의 작품을 보면서 “이것은 △△이다” 라고 한눈에 정체를 쉽게 파악하기 힘들다.
따라서 관람자는 어디서 본 듯하면서도 아닌 듯한 그런 혼란을 느끼게 된다. 입체작품에서는 과거의 회화작품보다 사물의 원래 이미지가 더욱 배제되고, 추상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더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알아보기 힘들다. 초기 작품에서 사물과 동물의 속성을 섞어 놓아 고정관념을 흔들었다면, 이제 고정 관념을 형성하는 것조차 못하도록 만든다. 고정관념은 사물이나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체험과 판단에서 나온 것인 만큼 그 안에 폭력성이 내포돼 있다.
“너는 △△야” 라는 단언, “□□는 원래□□야” 와 같은 판단은 상대에게서의 변화의 가능성, 발전의 가능성을 보지 않으려 한다. 꽃이 아닌 것 같은 ‘이상한’ 꽃, 송곳이 아닌 것 같은 ‘이상한’ 송곳, 금속으로 만들어진 ‘이상한’ 식물의 정원에서 작가는 우리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변신의 가능성을 찾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감성과 사고의 가능성을 찾는 것일 지도 모른다. 타인을 위해, 그리고 ‘타인의 타인’ 인 우리 자신을 위해, 가장 연약한 것이 오히려 가장 강한 것이 되고, 가장 강한 것이 가장 연약해질 수 있다는 역설의 진리를 이 작가 이원경의 역설적인 사물의 정원 속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 이수정 (대전시립미술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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