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백조의 호수 on print, 40x30 inch, 2010
정호영
백조의 호수 on print, 40x30 inch, 2010
정호영
백조의 호수 on print, 40x30 inch, 2010
정호영
백조의 호수 on print, 40x30 inch, 2010
백조의 호수-정호영 사진展
共 存 共 生 (공존공생)
작가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욕망으로 사라져가는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해석하고자 했다.
자연을 영속적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시작한 개발이 결국 생명력을 파괴시킴을 안타까워하는 작가의 심정이 작품에 담겨져 있다.
자연의 소유물을 멀리서 지켜보고 그대로의 모습을 조심스레 담아내는 것이 작가의 특징이다.
지배하고 우위에 서고자 하는 인간이 아닌 공존하는 동물의 일원의 존재로 소통하고자 한다.
순간 속에 전체를 담다.
사진은 일종의 순간 속에 담은 자연 모방이다. 자연이란 그냥 흘러가는 모양을 이르는 말이고, 모방은 단순한 현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원리를 담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따라서 자연 모방이란 우주가 흘러가는 원리를 담은 한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을 담는 작업이 사진이다. 사진은 단순한 현상만을 담는다고 사진이 아니다. 특히 예술로서의 사진은 자연의 모방과 함께 미적 감각도 담아내야 한다. 미술은 면(面) 위에 자연의 모방과 미적 요소를, 음악은 선(線) 위에 자연의 모방과 미적요소를, 건축은 공간(空間)에 자연의 원리와 미적 요소를 담아야 한다. 반면에 사진은 면, 공간과 선 위에 순식간에 자연의 원리와 미적요소가 담겨야 기록적 사진이 아니라 예술적 사진으로 살아난다. 여기에서 공간이란 입체적 요소 즉 원근, 경중, 강약, 거칠고 부드러움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생동감 있게 담겨야 한다는 뜻이다. 한 장의 사진 속에 천의무봉(天衣無縫)하다는 말처럼 인위적 흔적을 최대한 없애고 자연 그대로를 얼마나 잘 담아내느냐에 따라 독자들을 감동하게 하고 훌륭한 사진이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정호영 작가의 사진들은 대부분이 자연을 대상으로 하였을 뿐 아니라 자연의 원리를 담아내려는 노력이 담겨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특히 그 대상으로 고니를 선택하였다는 사실은 평화로움과 부드러움을 더 해 자연의 흐름을 보여주기 위함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푸르고 검은 바탕에 흰색을 드러냄으로써 고니의 존재를 잘 드러내기 위함이며 나무들을 곁들어 조화로움을 더 한 층 배가시키기 위함이다. 이는 다양한 존재를 즉 상대적 세계를 절대적 세계로 승화시키기 위함이다. 떼를 지어 다니는 고니 속에 선두에 선 고니가 날개를 퍼덕이면서 길(道)을 만들어 가는 모습은 참 인상적이다. 다시 말해 자연의 원리를 고니들의 길(道)로 만들어가는 것은 천문(天文)을 인문(人文)으로 적용하는 우리 인간 원리와 같은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생명은 한가지이면서 여러 가지다(一則多 多則一). 고니들의 세계는 물의 세계에서 존재한다. 물은 그들의 세계이자 벗어나야하는 세계이기도 하다. 물에 살아가는 고니들의 그림자는 자기들의 나름대로의 반성적 존재임을 드러낸다.
내 속에 나아닌 존재를 발견하는 순간이다. 이 또한 작가의 기발한 착상이다. 고니의 그림자를 통해 자기 존재를 반성하고, 비상 속에 일탈을 보여주며, 그들의 세계인 물속에서는 나뿐만 아니라 여럿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간적으로 보면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순간 속에 보여준다. 여기에 나무의 길이와 풀과 고니의 짧음(長短) 그리고 단단한 땅과 부드러운 물의 속성을(柔强), 수면의 고요함과 움직임을(靜動) 조화시킴으로써 세계의 상대성과 절대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대상으로 등장하는 나무, 강, 풀, 하늘 등의 조화로운 배치는 고니의 아름다움과 부드러움 그리고 자유로움을 그대로 잘 드러내고 있다.
즉, 사진을 접하는 독자로 하여금 그 사진 속 즉 선경 속에 빠져들게 한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정호영 작가의 사진들이 자연의 원리 속에 조화롭게 살아가는 고니의 세계를 아름답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담아내었다고 할 수 있다. 각박한 세계 속에 자연을 내 앞에 둔 듯 착각을 줄 정도로 사실적이면서 교훈이다. 한 마디로 감동적이다. 이러한 결과는 수년간의 사색과 훈련 그리고 삶의 고뇌가 있어야 한다. 순간은 인생, 인생은 순간인 것처럼 그 짧은 순간의 셔터 누름에 ‘자연(自然)’을 압축하여 다 보여준 정호영 작가의 작품은 부단한 사색과 표현의 산물이다.
시인, 문학평론가, 문학박사 채종한 ( 위덕대학교 교수)
백조는 고니류(고니, 큰고니, 혹고니)를 통틀어 백조라 한다. 백조는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는 러시아의 툰드라 지역 및 시베리아 지역에서 지낸다. 그 곳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운 후 우리나라엔 매년 10월말 경부터 날아와 겨울을 보낸 후 이듬해 3월경 다시 고향인 러시아와 시베리아의 툰드라 지역으로 회귀하기에 우리나라에선 겨울철새로 분류하고 있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멸종위기 종으로 지정되어, 범세계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조류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발이란 이름으로 백조들의 서식처가 무분별하게 훼손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보기가 힘들어 지는 형편이다. 우리나라에선 1968년 천연기념물 201호로 지정하여 보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백조의 월동 서식지는 경기도 광주의 경안천 습지, 충남 서산의 간척지, 서천의 금강하구, 전남 강진의 강진만, 돌산도의 굴전마을, 부산 을숙도 낙동강 하구,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 창녕의 우포늪, 경북 안강의 소류지, 대구 인근 안심습지, 경북 영천 수원지, 강원 속초의 영랑호 등지이다.
백조의 그 순백의 아름다운 몸짓을 표현하고자 19세기경부터 서양의 음악과 오페라에도 자주 등장했다. 1828년 슈베르트가 작곡한 <백조의 노래>, 1876년 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백조의 호수>, 1886년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연주되었던 관현악 조곡<동물사육제>는 지금도 전 세계의 음악인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사랑을 받고 있다.
아름다운 몸짓에 매료되어 백조를 짝사랑을 한 지 10여년. 경남 창녕의 우포늪, 창원의 주남저수지, 전남 돌산도의 굴전마을, 부산 신호지역의 낙동강 하구, 경북 안강의 소류지, 대구 근교의 안심습지, 경북 영천의 수원지, 충남 서천의 금강하구 등 백조가 있다는 말만 들으면 달려가 담은 내 사랑 백조. 쉽게 사람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야생동물인 백조는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서식환경이 파괴되어, 이젠 우리나라를 매년 찾아오는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동물과 인간의 이 땅에서의 공존은 불가능한 것일까?
1961년 대구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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