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진
유목동물 한지에 수묵 및 아크릴, 150x107cm, 2010
허 진
유목동물+인간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130x162cm, 2010
허 진
유목동물+인간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145x112cm 2개, 2010
허 진
유목동물+인간 한지에 수묵채색, 122x162cm, 2010
허 진
유목동물+인간 한지에 수묵채색, 112x145cm, 2010
허 진
유목동물+인간-문명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73x121cm, 2010
허 진
유목동물+인간-문명 한지에 수묵채색, 162x130cm, 2010
허 진
익명인간-여로 한지에 수묵채색, 130x162cm 6개, 2010
허 진
익명인간-여로 한지에 수묵채색, 130x162cm 6개, 2010
허 진
익명인간-여로 한지에 수묵채색, 130x162cm 6개, 2010
허진 : 억압된 일탈 : The repressed deviations展
성곡미술관은 중견․중진작가 집중조명 기획시리즈 여섯 번째로 <허진 : 억압된 일탈>展을 개최합니다. 2010년 <김동유 : 지독한 그리기>와 <김영헌 : Electronic Nostalgia, Broken Dream>, <박화영 : C.U.B.A.>, 2011년 <손정은 : 명명할 수 없는 풍경>, <차종례 : 무한으로 돌아가다>展에 이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 20여 년 동안 천착해온 인간과 자연의 공생 관계에 관한 지적 고민의 현재를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1980년대 후반, 당시 세상에 존재하는 이런저런 모순적 구조를 예리하게 지적하고 파헤치는 현실비판 작업으로 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허진은 지난 20여 년 동안 인간과 자연의 문제를 생태학적 관점에서 풀어낸 '유목인간/동물' 연작과 과학화, 문명화된 현대사회 속에서 중심을 잃고 방황하는 인간 내면을 치밀하게 들춰낸 '익명인간' 시리즈 등을 꾸준하게 선보여 왔습니다.
이번 집중조명전에는 고도로 물질화된 현대과학문명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 인간실존에 대한 반성적 탐구와 환경과 생태, 이주와 정주 등의 문제에 대한 허진의 특유의 비판적 시각과 현재적, 미래적 해석이 돋보이는 근작 40여점이 집중 소개됩니다. 특히 가장 최근의 관심 중 하나인 '이종융합동물+유토피아', '생태순환' 등은 유전공학에 대한 가능성과 한계를 지적한 것으로 과학에 대한 맹신을 경계하고 대자연과 공생하는 인간의 지혜로운 미래적 삶이 필요함을 시각적으로 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는 물질/과학만능과 본격적인 전지구화시대 속에서 좌표를 잃고 방랑하는 현대인의 상처 입은 영혼과 끝없는 정착에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반영한 설치작업, '노마드/안티-노마드' 등을 조심스레 선보입니다. 1층에 설치된 이 작업은 어릴 적 꿈과 추억이 배어 있는 할아버지의 수석을 오브제로 사용한 것으로 경직된 사고와 작업의 틀을 벗어나고자하는 작가의 애지적(愛智的) 몸짓이라 하겠습니다. 현대과학문명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비로소 돌아보는 작가 자신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주변의 이야기들을 환기하는 작업으로 이전의 허진 작업을 떠올리면 상당한 파격으로 보입니다.
생태학적 관심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과의 공생 관계에 주목해온 허진은 현실에 예민하게 반응하기도하면서 동시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합니다. 최근 들어 화면 속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라든가, 몇몇 형광색들로 주조된 화면, 어릴 적 기억들을 반추하고 그것을 현재 시제와 결합하는 '생태순환도' 등이 그것입니다. 주지하다시피, 말은 가장 역동적이고 유목적인 것을 상징하는 대표적 동물입니다. 허진의 그림 속에서 말은 하나의 분명한, 희망과 소통의 가능성과 증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말은 허진 작가 자신을 역동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모순된 세상과 제한된 어법 밖의 또다른 세상으로 내달리고 싶은 작가 자신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허진은 분채와 함께 아크릴 물감, 금분, 은분 등을 혼합하여 화면을 주조합니다. 튀는 소재와 색을 물리적으로 조율하기 위함입니다. 존재의 심리적 두께는 인정하되 함께하는, 공생하는 세상을 지향하는 따스한 마음으로 이해됩니다. 자연과 인공, 인간과 동물 등이 함께 어우러진 허진의 또다른 세상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박천남
1962년 서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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