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미자
무제 디지털프린팅,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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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사랑학
‘길은 본래 주인이 없어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 옛 선비 신경준의 문장이다.
여기서 길에 주인이 없다는 말은, 길을 아무나 가질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되레 아무도 가질 수 없다는 말이다.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주인이라는 단정은, 소유의 시공간적 한계를 내포한다.
한때 주인이었어도 현재 길을 걷지 않으면 주인 자격이 박탈된다는 말이다.
길을 가는 사람도 한정된 소유에 그친다면 길을 낸 사람은 어떠한가.
길은 이미 누군가의 흔적이다. 그 흔적이 세월의 더께를 뒤집어 써 비로소 길이 되었다.
길이 끝나는 곳에는 반드시 길이 있다.
길은 길을 향하여 움직이고 다른 길을 만났을 때 비로소 제 수명을 다한다.
그러니까 길은, 다른 세상을 꿈꾼 누군가의 흔적이다.
다른 세상이 사무친 누군가가 무던히도 애쓴 흔적이다.
그러면 길을 바라보는 사람은 또 누구인가.
누군가가 점령하고 있는 길이 아니라, 텅 비어 되레 완성된 길의
풍경을 응시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길을 보러 먼길 달려와 멀찍이서 마냥
바라보기만 하다 돌아서는 사람은, 길을 가는 사람보다 그 길을 사랑하는 사람인가 아닌가. 길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길은, 아마도 저 먼 곳의 사랑이다.
잠시나마 소유했다고 믿는 감정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일지 진즉에
알아 버리고 만 사람의 사랑이다.
사랑은,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주저하는 데 머무른다.
길을 사랑하는 것은 이토록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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