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운
Vertical sea 무지실커튼_스프링_스테인레스_모터_센서, 285x720x6cm, 2010
최종운
A storm in the black 코카콜라_알루미늄_모터, 30x100x100cm, 2010
최종운
Twin storm 빨강&파랑리본_모터_스테인레스_알루미늄_모터, 150x60x60cm, 2010
“사색하는 긴장” 최종운 개인전
고요함 속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공기의 흐름에서 주는 팽팽한 떨림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다.
사물을 바라봄과 그에 따른 다양한 시각적 움직임을 끌어내고 있는 작가 최종운의 “사색하는 긴장”의 전시장에 들어서면, 수술로 만들어진 거대한 회색 실 커튼이 눈에 들어온다. 한 면을 가득 드리우고 있는 “Vertical Sea: 수직의 바다” 작품은 인간에 의해 파괴된 거침없는 자연의 반항을 그려낸다. 일정한 진동이 가해지고 그 진동은 좌우로 진동이 전파되어가며, 상하운동으로 전이된다. 이는 마치 물결치는 파도의 수면을 연상하게 한다. 무서운 파괴적 소리를 내며 청각을 자극하는 동시에 시각적으로 일렁이는 파도는 우리를 멈춰 서게 한다. 또한 그 커튼 넘어 상상되는 다른 긴장감에 다시 한번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실한 사색의 시간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어서 정지된 것과 움직이는 것의 대비에서 일어나는 시각적 동요를 일으키고 있는 “A storm in the black” 작품 앞에 서게 된다. 수면아래 일어나는 소용돌이는 잔잔한 수면의 평온을 깨고, 소용돌이 속으로 힘차게 끌어들이고 있다. 가벼움과 무거움,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등 상이한 성질의 대비를 극명하게 들어냄으로써 그 긴장감이 고조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개인적인 설명이 부여되지 않고, 매우 객관적이며 사실적 감정에 충실할 수 있는 공간에 던져져 있다.
이러한 공간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은 덧붙여 내고 부풀릴 필요 없는 진정한 객관적, 공간적 해석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작가가 취하고 있는 재료적인 문제나 표현의 방식과 상관없는 작가만의 진지한 사고의 흐름에 따를 뿐이다. 이러한 흐름은 관객에게 그 영향력을 다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보는 이의 개인적인 철학적 바탕을 기준으로 하거나 습득된 교육에 의해 자연스러운 해석이 더해지는 무한히 열린 공간으로 변화한다.
이러한 자유로운 공간을 들어내는 과정은 작가 최종운이 물질의 실험과 기계적 조작에 의한 거대한 자연의 현상을 한정된 전시장으로 끌어들이면서 그가 말하고 있는 사색적 범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다시 되새기게 한다.
작가 최종운의 이전 작업에서 보여진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액체 공산품을 이용한 -음료수, 화장품, 세제용품, 글리세린, 약품 등 액상화된 제품을 길고 얇은 관 안에 담아낸다거나, 투명한 사각 아크릴에 액상 물질을 부어 출렁이는 두 개 유체 층이 섞이지 않으면서 벽에서 흔들리는 현상을 담아 수평선을 만들어내는- 작업은 분명 화학적 물질성을 이용한 실험적 행위와 근접하게 보여진다. 하지만 그에게는 재료를 다루어 습득된 학습을 이용하는 것에 익숙한 것이 아닌 그 현상과 성질을 비유적으로 보이고자 하는 대용품에 불과할 뿐이다.
그가 만들어낸 작업은 무한대 인 듯 거칠고도 거대함 마저 느껴진다. 이는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순수함으로 회귀하려는 본능과 현실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그로 인해 만들어져 가는 인공적인 모습에 노출된 우리들의 양극화 된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작가 최종운은 그가 끌어내고자 하는 그의 철학과 사색적 과정을 “사색하는 긴장”전에서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는 그가 말하는 진실한 내면을 바라봐야 할 그 공간 안에 서 있다.
■ 김은정
1975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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