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석
Bella Luna Digital Pigment Print, 100x100cm, 2007
이홍석
Bon Voyage Digital Pigment Print, 100x100cm, 2007
이홍석
Bon Voyage My Love Digital Pigment Print, 180x120cm, 2012
이홍석
Lonely Planet Digital Pigment Print, 148x148cm, 2009
이홍석
Air Taj Mahal Digital Pigment Print, 100x100cm, 2010
이홍석
Air of Petronas Twin Tower Digital Pigment Print, 100x100cm, 2010
이홍석
Inversion Layer Digital Pigment Print, 100x100cm, 2007
이홍석
Journey Kid 1 Digital Pigment Print, 100x67cm, 2012
이홍석
Natural Born Psychologist Digital Pigment Print, 120x80cm, 2012
이홍석
Jaunt In The City Digital Pigment Print, 120x80cm, 2012
이홍석
A Girl Keeps Secrets In The Strange Ways Digital Pigment Print, 100x67cm, 2011
이홍석
Elephant Long Emergency Rescue Digital Pigment Print, 150x100cm, 2011
이홍석
Giraffe Long Travel Agency Digital Pigment Print, 100x67cm, 2011
이홍석
Flying Orphan and His Cat Digital Pigment Print, 75x100cm, 2011
이홍석
The Spirit of The Tree Digital Pigment Print, 120x80cm, 2012
이홍석
Hello Mungo Digital Pigment Print, 100x73cm, 2011
나는 사진이 종종 직면하게 되는 '허구적 리얼리티'의 방향을 조금 더 솔직하게 틀어 보았다. 그리고 회화의 극사실주의Hyper Realism를 사진에 입히니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생성되었고 이러한 생성은 보다 명확한 소통을 가능케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진이 가지고 있는 리얼리티가 시간의 연속에서 단 한 부분만을 잘라내어 보여주며 피사체의 내면까지 복제하지 못했다면 해석하는 태도에 따라 부조리에 빠질 수도 있다. 하이퍼콜라주는 이런 사진의 허구적 리얼리티와 단순 복제에 의한 시뮬라크르를 지양한다. 의도적 크롭이나 선택적 부분 촬영으로 진실을 가장하느니 차라리 회화적 방법을 통하여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좀 더 솔직하게 그려내기로 한 것이다. 이런 방식이 사진이냐 회화냐 또는 제3의 또 다른 무엇이냐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표현 방식을 달리했을 뿐, 내가 추구하려는 작업의 방향이 늘 개인과 집단의 소통의 문제에 있었다는 점에서는 일정하다. 그리고 사진이 가져야 하는 리얼리티의 특성 때문에 요구되던 엄중한 모랄리티morality로 부터 떨어져 편안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좋은 방식이기도 하다.
하이퍼콜라주Hyper Collage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독창적인 태도로 부터 시작된다. 대량으로 복제되는 사진과 그림이 넘쳐나고 포토몽타주의 영역도 꾸준하게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들 또는 그것들과 다르고 싶다. 그런 개인적인 욕구가 세계를 여행하며 사진을 빌어 오브제를 수집하게 했고 곳곳에서 촬영된 오브제들로 나는 각각의 사건들을 재구성하고 있다. 작업에 등장하는 오브제들은 각각 고유의 팩트를 가지고 있지만 결국 완성된 하나의 '통합된 이미지'에선 원형의 존재를 뛰어넘는다. 단순한 이미지의 나열이나 복제가 아닌 복제된 것들이 원형의 것을 뛰어넘어 새로운 역동성과 가치를 현실에 다시 조명하는 들뢰즈의 ‘사건의 존재론’에 가까운 시뮬라크르인 것이다. 그것이 내가 추구하고 있는 하이퍼콜라주의 심리적 토대라 할 수 있다.
우울의 해부나 시각적 일렁임과 같은 일련의 작업들에서 나는 끝없이 새로운 가치와 의미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열된 이미지들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전체적인 조화를 느끼고 또 감춰진 이야기들을 찾아내는 행위만으로도 이미 관람자들의 여행은 시작될 수 있다. '통합된 이미지' 속에는 심리적 여행을 이끄는 길잡이 동물이나 다양한 형태의 오브제들을 배치했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적 여행의 시작은 외부적으로는 19세기 파리로 부터 출발점을 잡았다. 최초의 사진술이라 할 수 있는 다게레오타입의 등장, 그리고 회화가 사진의 등장으로 인해 리얼리티로 부터 벗어나 인상주의로 향하던 역동성과 같은 것들이 맞물려 있던 19세기의 감동이 이 작업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람자가 작품 속에서 이미지들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조건은 매우 간단하다. 이리저리 얽힌 미술사를 또는 난해한 사진용어들을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와 같은 솔직한 시각 하나면 충분히 즐거운 감상과 내면으로의 여행이 가능할 것이다. 하이퍼콜라주로 표현하는 작업의 중심은 결국 소통을 위한 여행이기 때문이다.
보는 것이 어렵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동물은 텍스트를 이해할 수 있는 지적능력이 없다. 인간에게만 오로지 텍스트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 것이다. 하지만 동물과 사람이 함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시각적 정보를 기초로 해서 받아들여지는 인지된 사물들인 것이다. 그런데 어떤 장면에서 인간마저 시각적으로 인지한 영상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그건 인류의 오만일 것이다.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름답지 않은 것이다. 이해되지 않는 것이 아름답게 느껴지기를 바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 어떤 미술의 헤게모니를 동원해 설득하려 해도 시각에 의존하는 미술의 영역이 사진의 영역이 아름답지 못하고 이해되지 않는 것이라면 작업자의 허구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미지의 재구성이, 사건의 존재론이 무조건 쉬워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오직 작업자 스스로만 만족할 이미지들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보편적인 내 자신에게 그리고 세상에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한동안은 쉽게 해석할 수 있는, 오역을 하더라도 그 오역마저 즐거운 상상이 될 수 있는 작업들을 하고 싶다. 나는 내 작업 방식에 하이퍼콜라주라 이름 붙였지만 용어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이야기를 하는데 또 다른 방식을 찾는다면 이것도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1968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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