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재
치유 캔버스에 유채, 237.8x91cm, 2010, 개인소장
고인재
Circulation 1 캔버스에 유채, 72.7x72.7cm, 2010, 개인소장
고인재
Possibility-완두콩 캔버스에 유채, 162.2x130.3cm, 2008, 개인소장
고인재
Possibility-블루베리 캔버스에 유채, 116.8x80.3cm, 2008, 개인소장
고인재
Possibility-체리 캔버스에 유채, 116.8x80.3cm, 2008, 개인소장
고인재
Possibility-대추 캔버스에 유채, 224.2x145.5cm, 2009, 개인소장
고인재
포도 연꽃다발 캔버스에 유채, 91x116.8cm, 2009, 개인소장
고인재
체리양귀비 캔버스에 유채, 72.7x60.6cm, 2010, 개인소장
고인재
앵두 물고기 캔버스에 유채, 116.8x80.3cm, 2009, 개인소장
고인재
Circulation 2 캔버스에 유채, 72.7x72.7cm, 2010, 개인소장
Nucleus series_ 고인재
작품의 키워드인 핵(nucleus)은 모든 생명체의 탄생에서 소멸까지 존재하는 세포의 모든 활동을 조절하는 중요하고 신비로운 기관이다. 그 작은 원형의 형상을 통해 생명은 인연에 따라 형성되고 소멸하게 된다.
나는 모든 생명체 중 식물성을 화두로 삼아 작업을 하였다. 동물이나 사람은 서로에게 의도하지 않아도 상처를 주고받는데 식물이야말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림의 소재는 탄생의 상징인 씨앗과 생명의 결실을 상징하는 열매로 그려지게 된다. 이것은 모든 시간의 궤적인 것이다.
반복되는 원형의 알갱이들은 상처받은 동시대 인간으로 의인화 되어지게 되며 화면에서 원형의 형상을 그리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는 것이다. 알갱이들은 군집을 이루어 2차원 평면에서 3차원의 환영을 만들며 그려지게 되고 하나의 색으로 완성된다.
나는 상처받은 모든 것을 식물성이란 개념을 통해 따스한 시선으로 헤아려주고자 한다.
■ 풍요의 나라, 박옥생(미술평론가)
핵 시리즈(Nucleus series)
작가 고인재는 블루베리, 대추, 체리, 완두콩, 앵두와 같은 열매의 군집으로 이루어진 핵 시리즈를 선보인다. 핵(nucleus)은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유전인자들을 포함하고 있는 세포 구조의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원형의 핵은 존재하는 형상들 가운데 가장 원초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인류의 유전적 정보를 담은 세포의 핵에서부터 동공을 포함한 인체구조의 중요 기관과 태양, 지구 등은 원을 기초로 한다. 하늘은 둥글다(天圓) 라는 고대의 우주 인식론과 만물이 움직이는 이치와 원리를 설명한 우주생성론을 그림으로 표현한 태극도설(주돈이, 11세기)에서도 원은 철학적 인식의 기초로 작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대자연의 변화하는 성질은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음과 양을 만들어 낸다. 음양은 소용돌이치며 중앙으로 힘이 모아져 원형으로 향해 달려간다 하겠다. 이 과정에서 소용돌이의 반은 생명의 씨앗인 곡옥(曲玉)으로 태어나기도 한다. 음과 양, 도전과 응전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갖는 원형은 조형성에서는 변화무쌍한 가능태를 은밀히 숨기고 완전한 조형성을 선보이는 것이다.
고인재의 핵 시리즈는 둥근 열매를 통해서 핵이 숨겨둔 생명창조의 기원성, 신비성, 존재의 가변성을 설명한다. 물론 이는 불교의 제행무상(諸行無常), 제법무아(諸法無我)와 같은 인식의 경지 까지 이르는 의미의 확장을 보인다. 이를 통해 조형의 궁극적 목표인 원을 향한 상징적 의미체계와 조형성에 천착하는 작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는 이육사의 청포도이다. 알알이 익어가는 열매의 군집들 속에서 신화적 원형을 아련히 끌어내는 이 시는 고인재 화면이 추구하는 하나의 단상을 이야기 하는 듯하다. 작가가 그려낸 화면의 수확된 열매들은 하나하나의 유전적 계보와 신화적 원형을 안고 있다. 터질 듯 부풀어 오른 생명 알갱이 들은 자기 증식적인 행위를 하고 생명의 과정(process)과 같은 응축된 삶의 궤적을 반질거리며 빛나는 껍질로 감싸안고 있다.
사실적으로 그려낸 생명의 핵들은 견고하게 표현된다. 체리, 포도, 블루베리 등 방금 따 낸 자연의 싱싱함이 표면의 윤기로 가득하다. 고인재의 화면은 한 개의 주재를 가득히 표현하는 단순성과 반복된 형태의 규칙성을 특징으로 한다. 이것은 고도의 집중력으로 일구어낸 과열열매로 가득찬 광각렌즈로 밀어낸 넓은 시야를 조망하고 있다. 그 화면은 오로지 생명의 신비로움과 뜨거운 태양이 자양분을 흠벅 내린 본연적 존재의 쏟아지는 과일 군집들인 것이다. 이들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혼용되어 포커스에 잘 조준된 빛남과 수줍은 듯 감추어지는 은밀함으로 변용된다. 이들의 화면은 체리빛으로 물들고, 포도빛으로 물든 단색의 화면으로 완성되고 있다.
풍요의 나라 & 치유의 과일다발
고인재의 회화는 단색화(모노크롬monochrome)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970년대 회화의 주류를 이루었던 모노크롬은 검정, 백색 등 한민족의 전통성, 정신성을 색으로 표현했다 할 수 있다. 이는 물질을 비 물질적인 것으로 환원시키는 것으로, 물질을 통해 정신성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회화의 사조였다. 그러나 작가의 화면은 한국적인 정서나 계보, 다양한 매재를 섞어 망막의 전율을 조장하는 트랜드에서 벗어나 자연을 닮은 신선한 모노크롬을 선보인다 하겠다. 고인재가 그려낸 화면은 가슴 가득 수확에서 돌아오는 풍요로운 농부의 마음을 닮았다. 즉 알갱이 하나에 인류의 역사와 생명의 생성에서 소멸에 이르는 드라마틱한 삶이 녹여 있는 상징물이지만 그것들이 군집을 이루며 하나의 색으로 완성된 화면은 시각적인 만족, 풍요로 수렴되어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즉, 사실적인 열매들이 작가의 집요한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정신으로 승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 정신은 관람자에게 풍요로 다가오며 작가가 이야기하듯이 식물성으로 가득찬 화면은 현대인들에게 내리는 치유의 묘약일 것이다. 그래서 고인재의 회화는 전통적인 모노크롬에서 벗어나 자연이 가진 생명성을 풍요로운 정신 덩어리로 변화시킨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조형세계는 작품
1985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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