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과 시간_움직이는 조각
2013.02.08 ▶ 2013.03.31
2013.02.08 ▶ 2013.03.31
하광석
리얼리티-일루전 디지털 비디오 & 사운드, 빔 프로젝터, 돔 미러, 물, 가변설치, 2012
최선호
별처럼 2013-001 플라스틱, 스틸, 대나무 모빌, 350x400x200cm, 2013
왕지원
절제 02 우레탄, 메탈 재료, 가변설치, 2013
신정필
것들 나무, 자석, 철, 가변 크기, 2012
한진수
초록 몬스터의 악몽 혼합 재료, 170x60x120cm, 2013
노해율
무브리스-화이트 필드 철, 풍선, LED조명, 30x30x160cm,50EA, 2013
박종영
마리오네트 11-정의의 여신 홍송, 미송, 스테인리스 스틸,인형 눈, 전기모터, 낚시줄, 가변설치, 2013
최종운
수직의 바다 사운드 시스템, 실커튼, 스프링, 스테인리스 스틸, 모터, 센서, 1020x330x50cm, 2012
천민정
춤추는 오바마 채널 비디오 설치, 스티로폼 조각, 가변설치, 2012
‘중력과 시간’은 움직임을 연상시킨다.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은 중력을 벗어나 존재할 수 없다. 시간은 사물의 변화를 인식하기 위한 개념으로 우리는 움직임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게 된다. 중력과 시간에 대한 인식은 20세기 초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의 상대성 이론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면서 이후 시대의 패러다임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예술에 있어서도 특히 실제적 공간과 매스(mass)를 다루는 조각에 큰 변화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공간예술에 속했던 조형예술에 시간이 개입하기 시작하였다. 독자는 ‘움직이는 조각’이라는 부제로부터 ‘키네틱 아트(Kinetic Art)’를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키네틱’은 물리학 용어로 ‘운동의’ 또는 ‘활동적인, 동적인’이란 뜻을 가지며 키네틱 아트는 ‘움직이는 예술’이라 번역될 수 있다. 키네틱 아트는 1950년대 후반부터 활발해진 미술경향의 하나로 작품 그 자체가 움직이거나 작품 속에 움직임을 표현한 예술작품을 일컬으며 대부분 확장된 의미에서 조각의 형태로 나타난다.
전통적 조각은 부동적이며 중량감을 지닌 것으로 ‘3차원 공간에서의 매스’를 기본 개념으로 한다. 그러나 현대 조각은 ‘추상성’의 도입을 통해 중력과 매스라는 대전제에서 한걸음 벗어났으며, ‘키네틱’을 통해 전혀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칼더(Alexander Calder)의 <모빌(Mobile)>은 키네틱 예술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작품 중 하나이다. 이러한 조각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가까운 예로, 올림픽공원에 소장된 대부분의 조각들은 시대적 배경과 함께 야외 조각의 특성상 전통적 조각 개념에 충실한 작품이 많지만, 그 중에는 혁신적인 키네틱 조각도 다수 눈에 띈다. 소마미술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조지 리키(George Ricky)의 <비스듬히 세워진 두 개의 선들(Two Lines Oblique Up)>, 마크 에이드리안(Marc Adrian)의
이러한 키네틱 작품들은 여느 조각들보다 보는 이의 시선을 끈다. 움직이는 물체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거의 인간의 본능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에 덧붙여 사람들에게 스스로 작품을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이나 어떤 변화를 야기시키는 현장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면 비록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분명 흥미로워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키네틱 아트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키네틱 아트는 실제 움직임을 포함하는 조형예술로써 그것이 작품 자체의 움직임이건 관객의 움직임이건 반드시 실제 운동이 있어야 하며, 실제 운동을 사용해서 변형과 환각을 만들어내고 허구의 공간을 연출한다. 현대 미술에서는 키네틱 아트가 추구한 움직임에 의한 공간의 가시화 및 시간성의 도입, 관객 참여에 의한 변화 수용, 전통적 매체를 벗어나 미술과 다양한 매체 특히 테크놀로지와의 결합 등이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비록 미술사적으로 키네틱 아트는 1970년대 이후 급격히 쇠락했다고 기술되어 있지만, 필자는 키네틱 아트가 현대의 광범위한 사고체계와 빠르게 변화하는 과학기술에 발맞추어 다양한 미디어 아트로 진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이트 아트(Light Art), 비디오 아트(Video Art), 레이저 아트(Laser Art), 컴퓨터 아트(Computer Art) 등 매체에 따라 달리 명명되지만 큰 틀에서는 키네틱 아트를 계기로 확장된 미술의 영역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중력과 시간-움직이는 조각》전시는 운동의 개념을 미술에 끌어들여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키네틱 아트의 의미를 조명하고 1970년대 이후 다양한 미디어 아트로 확장되고 있는 키네틱 아트의 명맥을 되짚어보는 전시이다. 또한 작가의 예술적 의도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써 ‘미술’에 있어서 ‘움직임’의 기능과 역할에 주목하여 ‘움직임’이 작품에 부여하는 미학적 ‘의미’를 고찰하고, ‘움직임’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중력과 시간을 시각화 ․ 공간화 한 작품을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에 참여한 노해율, 박종영, 신성환, 신정필, 에브리웨어, 왕지원, 천민정, 최선호, 최종운, 하광석, 한진수 등 11명 작가들을 통해 초기 키네틱 아트에서부터 현대의 미디어 아트까지 다채로운 움직임의 예술을 만나보길 바란다.
■ 정나영 (SOMA 큐레이터)
1979년 출생
1978년 출생
1980년 출생
1958년 출생
1975년 출생
1970년 출생
1974년 서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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