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
꿈을 싣고 가는 자동차 Acrylic on Canvas, 130x130cm, 2010, 개인소장
꿈과 상상력의 미학_존재론적 성찰에 관한 행복한 꿈의 변주
예술은 작가의 영혼이 내재된 개성과 정신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며 창조의 근원은 꿈과 상상력과 보이지 않는 세계이다. 이러한 내면 정서와 더불어 회화 고유의 작업으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조형성에 천착해 온 작가 김명곤은 자연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진지함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주제로 명상적이고 관조적인 회화성을 추구하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자신의 삶 속에 존재론적 인식을 반영하는 오브제들을 선택하여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현대인들의 잃어버린 꿈의 세계를 생명력 있는 사물의 본질과 조우하는 미학적 조형 어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표현되는 절제의 아름다움은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선묘법이다. 그동안 화면 구성에서 주로 번지기의 반복과 한국적인 표현 방식을 탐구해 왔던 그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들에서는 주제와 풍경이 결합된 작업으로 회화의 내재된 평면성과 화면의 유려한 색채를 강조함과 동시에 자연적인 조형성의 융합을 통하여 서정적인 공간을 창출하고 있다.
작가 김명곤은 우리에게 친숙한 일상의 이미지들을 순수한 시각적 아름다움과 섬세한 색채적인 접근을 통하여 심미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탁월한 예술적 감각을 지니고 있다. 조형적 암시가 풍부한 상상력과 결합하여 일상의 자연 속에서 참다운 인생의 의미를 유추해내고 있는 그의 작업들은 삶을 관조하는 보편적인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즉 생명이 무생물속에서 함께 존재함으로 해서 생명력을 얻는다는 그의 독특한 주제적 접근은 생명력이 없는 자동차와 도시건물 등에 생명을 상징하는 식물들을 뒤덮어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여 인간과 함께 움직이는 생명체가 된다. 이러한 그의 작업은 관람객의 시선의 위치에 따라서 변화한다. 작품을 근거리에서 바라보면 평면성이 강조되고 원거리에서 바라보면 입체적 공간감이 돋보이도록 제작한 것이다. 더불어 생명과 소망을 상징하는 풀의 이미지는 면과 선이 결합되는 선묘로 제작되었는데 그리하여 관객들에게 보이는 화면은 기존의 색을 문질러 표현하는 작품들과는 다른, 무한의 연장과 자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조형적인 공간으로 창조되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들에 등장하는 자동차와 건물 그리고 자전거 등의 사물들은 그 일상적인 의미를 넘어서 꿈과 현실의 대립을 융화시키고 있다. 이렇듯 작가의 상상력이 비판적 정신의 구속 없이 자유롭게 발휘되는 곳에서 일종의 초현실적인 공간이 창조된다. 주변의 사물과 대상 속에 생명력 있는 풀을 삽입하여 형식적으로는 주변과 환경을 평면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풀의 이미지는 선묘를 반복해서 입체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즉 화면에서 평면과 입체가 서로 충돌하게 하여 더욱더 생동감 있는 입체적인 명암의 변화는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의 경계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고 있는데 이는 작가 특유의 조형 감각으로 우리의 상상력에 감각적인 광택을 부여하며 완벽한 밀도와 균형을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한 차원 승화된 작업 과정이 반복적으로 교차된 작품들에서는 우주의 생명력과 그를 에워싸고 있는 사물들과의 관계를 꿈과 상상력 그리고 자연의 서정성을 경험하고 추출하려는 작가 특유의 섬세한 낭만적 열정과 만나게 된다.
김명곤 작가 작품의 풍부성은 인간 내면의 가장 깊은 곳에 내재해 있는 노스탤지어적 감성을 유추해 내는 시각적 함축미에 있다. 그의 작품에서 표현된 사물의 편린들은 우리에게 잃어버린 꿈을 회상하게 하는 추억의 장치가 된다. 작가에게 꿈은 무한한 자유와 희망을 선사한다. 그는 주변에서 보이는 일상적인 사물들을 그대로 차용하여 화면에 새로운 꿈의 공간을 창조한다. 이러한 공간에서 「꿈을 싣고 가는 자동차」와 같은 동화적 에피소드는 그 현실성을 부여받고 관람객들에게 공감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작품들은 예술과 일상의 실재 사이를 연결 지어주는 미학적 은유로 우리에게 정서적 울림의 진동 효과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아트페어에서 특유의 섬세하고 내면적인 깊이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주목받은 바 있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예술과 삶의 경계를 아우르는 화면 구성으로 감성적인 미의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 ■ 신현주_미술사, 미술비평
1969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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