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여정Uncertain road
2013.05.02 ▶ 2013.06.02
2013.05.02 ▶ 2013.06.02
채우승
자락 drapery 012-7 resin, fiberglass, 88x180cm, 2012
채우승
자락 drapery 012-5 resin, fiberglass, 145x50x17cm, 2012
정보영
함께-속해-있다 belonging-together-within Oil on canvas, 112x145cm, 2013
정보영
함께-속해-있다 belonging-together-within Oil on canvas, 97x145cm, 2013
고요한 움직임, 존재의 숨결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고 했다. 오감 중에서 시각을 중시하는 것임을 알게 하는 이 문장은 눈 앞에 존재하는 사물을 바라보며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에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물들을 모티브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예술가들에게도 시각이 가장 중시되는 감각일까. 예술가가 선택한 사물은 있는 그대로 외형의 모습만을 간직한 채 예술작품 안에서 존재하는 것일까.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싶은 작가의 내면 혹은 의도를 바탕으로 일상 속 사물을 대상으로 취하는 행위부터가 작품의 제작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질 정보영, 채우승 두 작가의 작품을 보고 느끼면서 볼 수 없지만 보이지 않는 것도 존재하고 있음을 상상해본다.
정보영은 실제공간과 부재의 요소를 병존시키는 방법으로 실재의 부재를 탐구한다. 특히 창문을 통해 건축물 내부로 유입되는 빛의 흐름을 포착한 모습을 그 근거로 제시하였는데 외부의 빛 뿐만 아니라 촛불 또한 대표적인 도상이다. 시간의 경과와 대기의 흐름에 따라 촛불이 타들어 감으로 인해 초의 형태는 변형된다
채우승은 합성수지를 사용한 <자락 drapery> 연작에서 천 자락의 비정형적인 형태를 재현한다. 이 부조(浮彫)들은 전시장의 벽면, 기둥의 모서리, 구석 곳곳에 놓여짐으로써 전시 공간에 스며든다. 백색의 부드러운 곡선과 이로 인해 드리워진 음영(陰影)은 원래부터 존재하였던 사물로 여겨지거나 독립적인 개체로 보이게 하는 모호한 느낌을 자아내며 잠시 바람이 깃들어 있었던 것처럼, 고요한 움직임이 느껴진다. 특히 식물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은 신작<자락 drapery 012-7, 88x180cm, Resin, Fiberglass, 2012> 은 마치 강렬한 태양의 빛을 향해 뻗어나는 것처럼 여러 갈래로 굴곡이 져 있어, 외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존재는 언제나 보이는 실체와 보이지 않는 실체에 둘러싸여 있었다. 정보영, 채우승 두 작가는 존재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실체를 의식한다. 우리는 짧은 순간에 눈앞에 놓여진 대상의 외형만을 포착하지만 이들은 항상 머물러 있던 보이지 않는 실체의 흔적을 제시함으로써 이것이 무엇인지, 대상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우리가 인식할 수 있게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다.
- 갤러리 소소 큐레이터 고은주
1973년 출생
1960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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