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공유·공존의 美學
2013.07.06 ▶ 2013.09.29
2013.07.06 ▶ 2013.09.29
김순희
Drawing in a Space Mesh, steel bar, mirror, installation view, 2010
이재명
이면(裏面) acrylic on canvas, 193.7x130.1cm, 2013
김기훈
Mr.Money 오이, 지폐, 화분, 가변크기, 2012
주대희
제발 –새장 한지의 수묵, 230x140cm, 2013
이세경
Hair on tiles Hair, white tiles, showcase, 65(w)x30(d)x58(h)cm, 2005
인세인 박
nuclear7 피그먼트 프린트, 10:9 가변출력, 2013
박종호
그리기 린넨에 유채, 181.8x227.3cm, 2011
정직성
201243 acrylic and oil on canvas, 193.9x259.1cm, 2012
이만나
벽12-1 캔버스에 유채, 130x194cm, 2012
국내에 위치한 전국 각 지역별 공․사립 기관들과 연계하여, 영은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6인과 매칭 기관 선정 작가 7인, 총 13인 작가들의 작품 전시와 더불어 전국 기관들과의 다양한 장르를 모색해보는 세미나 및 행사들을 펼쳐보며 지속적인 네트워크 방법을 찾아본다. 또한 영은창작스튜디오를 비롯하여, 각 기관들이 지니고 있는 고유성, 전국 지역별 예술 관계자의 눈으로 보는 다양한 시선들에 대해 토론하는 장을 통해 지역내가 아닌, 전국 각 지역의 다양한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전국 공․사립 기관들의 또 다른 문화를 함께 보여주고자 한다. 전국 공․사립 기관들간의 문제점과 배울점을 알아보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역할을 함께 찾아 공감(共感)하고 공유(共有)하며 공존(共存)하는 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여, 2013년을 기점으로 2014년 이후에도 매해 다양한 연계 방안을 모색하고 각 지역 관들과의 꾸준한 공생을 실현해보고자 한다.
2013년 전국 공·사립 기관매칭 작가교류展의 일환으로 『공감·공유·공존의 美學』展을 개최한다. 현재 국, 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영은 작가 6인:김기훈, 김순희, 신선주, 이만나, 인세인 박, 정직성 / 매칭기관 선정작가 7인: 경기도미술관-김동훈&원동민, 광주시립미술관-주대희, 금호미술관-이재명, 송은아트스페이스-이세경, OCI미술관-박종호,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임지혁 이상 12인)들이 영은미술관 전시 공간에서 작품 속 다양한 이야기를 공감(共感)해 볼 수 있는 전시이다. 국내 창작스튜디오를 겸비한 전국의 공․ 사립 미술관 및 지속적인 작가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기관들의 아카이브,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서로 간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상호 소통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김기훈의 작품들을 들여다보면, 일정한 큐브 속에 식물을 키우는 작업의 경우, 식물에 의해 형태가 결정지어지기 보다 이미 정해진 틀 (큐브)에 의해 식물의 형태가 결정되어 자라게 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오이를 주제로 한 작업의 경우, 오이 넝쿨이 철망에 의존하여 타고 올라가기도 하고, 그 속에 작가가 지정한 몇 가지의 오브제 (지폐, 붓 등)을 활용하여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김순희 작업의 전 과정은 수많은 Draft를 통해 시작되어 수정, 보완을 거쳐 하나의 결정체, 작품으로 표현되어 지는데, 이 모든 과정은 마치 건축설계의 한 과정과도 같다. 공간과 그리드(Grid), 드로잉이 한 데 어우러져 눈에 보여지는 형상 뿐만이 아닌, 상상 속의 공간, 일루젼(Illusion) 에 의한 무한한 공간과 드로잉이 작업의 일련 과정에서 결과로 보여진다. 회화의 드로잉이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 되는 과정을 통해 작품의 무한함을 상상하게 된다. 점과 선, 기하학적 사물의 결합이 구현하는 전체적인 다양성을 엿보는 것은 물론 작가가 제시한 다양한 통로를 통해 비쳐진 시지각적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
신선주의 작품 소재로 등장하는 무기적인 건축물, 건축물의 외벽 또는 그의 일부는 장소성, 문화성을 가지고 있긴 하나, 드러내어 상징하거나 유명 명소를 지향하지 않고, 지극히 작가의 시야에 포착된 공간이다. 'Black door', 'Black window' 등의 작품명에서 보듯 대상을 직관적이고 정면성을 가지고 관계하고 있다. 신선주식 작업으로써의 회화적 변용(transformation)을 표출하고 있는 작품들을 통해, 작가만의 무채색 톤 속 강렬한 흑백의 명암대비로 표현된 건축물의 중후한 깊이감과 독특한 구도를 통해 표현된 작가만의 작품 세계를 함께 명상할 수 있다.
이만나의 작품에는 일상 풍경 속 낯선 느낌의, 혹은 일반적인 느낌의 벽이 존재하고 어둠 속 자연이 머금고 있는 빛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작가에게 있어 '벽'이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을 끊임 없이 비추어 볼 수 있는 매개체이며, 일련의 과정을 상징한다. 이는 작가 본인만이 아닌, 작품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 역시 작품 속 벽을 통해 많은 것들을 투영시켜 보고, 비추어볼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하는데, 이렇듯 작품 속에 내재 된 많은 이야기들과 함께 대화하고, 생각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그 속에 담겨져 있을 숨겨진 의미를 모색해보거나 상상해 볼 수가 있다. 그의 작품 속에 표현된 '색' 과 '톤' 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절묘한 느낌을 자아내는 깊숙한 깊이감을 머금고 있는데, 작가는 우리 일상 속에 늘 존재하는 자연 풍경, 공간 속 벽에 대해 그만의 독특한 '색'과 '톤'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끊임 없이 들려주고 있다.
인세인 박 작품 속 이미지는 직설적 의미 그대로가 아니다. 뉴스에 나오는 세기말 적인 사건들, 신파적인 삼류 드라마나 컬트영화, 뻔한 카피라이트의 광고, 싸구려 쇼프로그램이나 저급한 포르노무비 등 이러한 이미지들은 작가의 머리 속을 둥둥 떠다니며 헤집고 다닌다. 이는 특정한 사회관이나 종교관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그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투영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단지 눈 앞에 그러한 이미지가 있었고, 보여지고 있을 뿐인 것이다. 작가 혹은 우리 주변의 세계가 머금고 있는 이미지를 내면으로 흡수하고 내뱉는 것이 인세인 박 작업의 목적이자 방식이다.
정직성은 급격한 개발이라는 한국적인 도시환경 속의 특수한 공간 질서에 주목하여 추상의 형태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거주자가 생존을 위해 임시방편적으로 만들어내는 구조들, 다양하고 자율생장적인 공간 질서에 주목하고, 이러한 현실의 리얼리티에 뿌리를 두되 보이는 것의 재현에 그치지 않는다. 두 발로 걸으며 공간을 체험하는 몸의 이동을 창작근간으로 하되 추상의 형식으로 대담하게 나아가는 작가의 회화 논리는 민중미술과 형식주의 미술, 두 진영간 뿌리 깊은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 현대미술의 지형도 속에서 특수한 의미를 갖는다. 그 자체의 본성으로써 아름다운 형태인 추상 미술이 그 자체의 본성 바깥의 드러남이라는 것을 정직성 식의 역동적이고 강렬하며 구조적인 회화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경기도미술관-김홍수&원동민 작가는 현실과 허상, 죽음과 삶, 추와 미에 대해 만화경의 이미지로 환원시켜 행복보다는 성공과 성취를 이야기 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지친 삶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매체의 발달과 뉴 미디어의 범람으로 개성시대를 외치지만 결국 획일화 되어가는 사람들, 쓰임보다는 소비를 강조하는 시대. 이러한 현대인의 모습을 영상 콜라쥬 기법으로 구성하고 있다. 화면은 대비되는 두 가지 이미지가 서로 충돌하고 있으며, 처음 접한 이미지는 마치 꽃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일상의 단편적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주대희 그는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반추하며 그 당시 어린 아이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기존 미술에서 나타나던 어린 아이의 언제나 천진스럽고 낙천적인 이상향의 모습(근원적으로 동아시아 전통의 본체적 모습으로 가식이 없고 진실무망하다. 그러나 이것은 어른이 임의적으로 부여한 본질과는 무관한 타자적 시선으로 본 왜곡상이다.) .주대희는 이러한 왜곡된 시선을 강하게 부정하고, 어린이 입장에서 강변한다. 그의 작품에서 어린이의 표정은 두려워하고, 슬퍼하고, 외로워하고, 울부짖고 있다. 그들의 실제 모습이 이러하다고 호소한다. 이는 환경에 의해 상처 받은 모습이며, 고정된 이상성을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금호미술관-이재명은 서울이라는 거대도시의 높고 세련된 건물들로 비춰지는 화려함이 아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많은 강압적 시스템과, 도시적 삶에 따른 여러 관계들 속에서 느낀 소외감과 거리감 등 존재적 불안감 즉, 현대적 도시의 삶 이면에 보이지 않는 시스템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받는 공통적인 불편함에 시선을 두고 있다. 그런 감정은 대도시의 현대적 건물들의 멋진 파사드가 아닌, 주목 받지 못하고 감춰진 곳인 건물의 한쪽 구석 혹은 지붕에 위치한 실외기 · 환풍기 등 기계에서 시작하여 옥상 골목 그리고 어떤 장소들로 이어진다.
송은아트스페이스-이세경이 작품에 주로 이용하는 재료는 머리카락이다. 머리카락이라는 소재는 자라날때는 아름다움과 생동력을 상징하지만, 잘린 머리카락은 더러움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에 불과하다. 작가는 흰 도자기나, 타일, 접시위에 머리카락을 붙여 17, 18세기 네덜란드나 포르투칼의 전통 타일무늬를 표현하였다. 역사적인 무늬와 장식 패턴에 근거해 머리카락을 흰 접시나 도자기의 표면에 붙이고 코팅한 뒤 좌대 위나 유리 진열장 안에 설치함으로써 작업은 완성된다.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평범한 도자기나 접시가 흔히 지저분하다고 여겨지는 머리카락에 의해 장식되어 박물관이나 소장가의 집에서 귀중히 보관하고 있는 역사적인 컬렉션과 같은 물건이 되고 그런 가치를 지니게 된다는 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OCI미술관-박종호는 그리기와 그려지는 것,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의 관계가 끊임없이 순환되는 화면 구조를 통해 그림의 안과 밖의 경계를 넘나들며, 실재와 가상 이미지 사이에서 갖는 우리의 시각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이미 그려진 그림을 다시 그림 안에 그려 넣는다거나, 그림과 똑같이 설치의 형식으로 외부에 재현해 화면 안과 밖의 경계를 모호하게 무너뜨린다. 이미지와 관련된 재현의 문제를 회화로 표현할 수 있는 여러 형식적 실험과 동어반복적인 작업과정을 통해 구체화시킴으로써 사회 속에서 망각하게 되는 존재 혹은 실재에 대한 고민과 관심의 지점을 드러낸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임지혁은 자신의 작업에 대해 말하길, 손이 가는대로,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작업을 하다보면, 스스로의 어떤 것이 작품 속에 반영되는 것 같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병이 나아지면서, 어릴적 감성들이 되돌아오고 작업에 그것들이 반영되어 지는 것을 보면 흥미로우며, 나 자신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면서, 어떤 부분에서는 옳고 그름에서 해방되고, 그것을 하나로 포용한 내 마음과 상상에서 생산된, 스스로의 내면에 내재된 것들이 하나의 작품 속에 녹아들어 간 결과물을 보면 논리적으로 그것을 분해하고 해체시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의 탄생물인 본인의 작품을 보는 관람객들에게 작가는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작가의 결과물을 귀 기울여 받아들여주기를 바란다. 국내 창작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은미술관은 국내 공․사립 기관들과 연계하여 각 기관과의 다양한 장르를 모색해가며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각 기관들 서로가 지닌 고유성, 예술 관계자의 눈으로 보는 다양한 시선들에 대해 토론하는 장을 열어 전국 각 지역의 다양한 예술 후원 기관들과 예술인을 소개하고 그들이 지닌 다채로운 문화를 선보이고자 하며,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함께 공감하고 공유하며 공존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영은미술관
1968년 출생
1960년 출생
1971년 출생
1976년 서울출생
1983년 서울출생
1982년 출생
1973년 서울출생
1980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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