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구
윤두서 알루미늄에 유화, 240x120cm, 2013
강형구
자화상 캔버스에 유화, 194x259cm, 2013
강형구
오드리 햅번 캔버스에 유채, 194x259cm, 2013
강형구
여자 알루미늄에 유채, 120x240cm, 2013
아라리오 갤러리는 2013년 11월 8일부터 12월 20일까지 강형구(b.1951~) 개인전 [각인 刻印]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1년 싱가포르 현대 미술관에서 개최되었던 대규모 회고전 이후 첫 서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최근 제작한 신작 총 13점과 함께 드로잉 30여 점으로 구성된다.
초상에 각인된 시대성
강형구는 그 동안 극사실적주의 기법을 바탕으로 한 초상화가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각인> 이라는 주제를 통해 특정 인물의 얼굴에 각인되어 있는 시대성, 혹은 본질을 사로잡으려 하는 그의 작품 세계의 핵심에 집중하였다. 작가 스스로 자신은 “초상화라는 장르를 차용함으로써 시대상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한 바 있듯, 이번 전시는 과거와 현재, 서구와 동양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인물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특히, 조선시대 화가 윤두서의 자화상을 재해석한 “윤두서의 초상”은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작품으로 강형구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를 극명하게 보여줄 것이다.
변화된 스타일
더불어, 이번 전시는 작품 전반을 극사실적으로 처리하는 기존의 스타일에서 특정 부분을 강조한 채, 나머지 부분들은 힘을 빼는 “듯” 보이나 실제는 더한 시간과 과정을 소비시키는(전면을 극사실적으로 그린 후 특정 부분들은 지워가는 작품 제작과정 때문) 그의 최근 작품 경향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화풍의 변화는 같은 경향을 시도하는 타 대형 초상화가와의 차별성을 더욱 강조한다.
“화풍이 정립되었다는 것은 작가에게 대단한 불행이다”
- 강형구
윤두서의 초상, 그리고 강형구의 초상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롭게 선보이는 13 점의 신작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조선시대 화가 윤두서의 초상이다. 윤두서는 조선시대 유학자 신분의 화가로서 국보로 지정된 그의 자화상은 오늘날까지 많은 문화 예술인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의 자화상은 당시 상황에서는 과히 파격적인 구성과 생략으로 그려졌는데, 그의 자화상에 묘사된 윤두서의 초상은 얼굴과 수염에만 초점이 맞춰져 실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게 과장되어 표현되어 있다. 자신과 정면 대결이라도 벌이는 것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윤두서의 자화상은 예술가의 고뇌와 삶의 기록을 한 점의 그림으로 집약된 최고의 초상으로 평가받는다. 작가 강형구에게 이러한 인물의 초상 작업은 하나의 도전이 되었고, 완성된 윤두서의 초상화는 강형구의 또 다른 자화상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함께 전시된 강형구 자신의 자화상과 화가 윤두서의 초상화를 대비해 보는 것은 본 전시의 가장 큰 즐거움이 될 것 이다.
미국 여행 중 그린 100장의 드로잉
전시에 포함된 30여 점의 드로잉은 강형구 작가가 한 달 동안 미국을 여행하며 매일 제작한 드로잉 100여 점 중 선택한 작품들이다. 기존의 캐리커쳐 스타일 드로잉이 인물의 개성을 강조하는 것에 특성을 둔다면, 이번 전시에 포함된 드로잉들은 강형구 작가의 작업들이 얼마만큼 순간적 필치와 하나의 작은 터치 속에 ‘영원’을 담고 있는 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서른 명에 달하는 각기 다른 인물을 묘사한 자유로운 드로잉은 전시된 회화 작품들과의 연관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작가에 의해 한 인물에게 성격이 부여되는 과정을 역추적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작가 강형구는 우리나라 동시대 현대 미술계에서 대형 인물 초상의 사유적 표현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대표 작가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를 무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세계 유수 미술관 및 기관에서의 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수준과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기여를 해왔다. 작가가 그리는 초상화에는 미술사의 중요 인물뿐 아니라 세계 역사가 변화되는 시점의 기로에 있었던 주요 인물, 많은 대중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던 영화배우 등이 등장한다. 하지만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그 인물은 작가에 의해 시선과 포즈, 단색 톤, 과장되고 확대된 세부 묘사로 새로운 성격의 인물로 재 탄생하게 된다. 강형구는 2001년 첫 개인전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광주비엔날레, 서울시립미술관, 런던 사치 갤러리, 싱가포르 미즈마 갤러리 등에서 다양한 그룹 전에 참여해 왔다. 또한 2009년 아라리오 서울과 뉴욕에서의 개인전 이후, 2011년 싱가포르 국립 현대 미술관 전관에서 대규모의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이를 통해 아시아 및 세계 미술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작가는 현재 영은미술관 레지던시에 거주하며, 작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해외 경매를 통해 소개된 그의 주요 작업은 낮은 추정가의 8배가 넘게 낙찰된 파란 빈센트 반 고흐(194 x 259cm, 캔버스에 유화, 추정가 USD 64,284-77,141, 낙찰가 USD 587,240, 2007, 크리스티 홍콩경매)와 워홀 테스트(116.8 x 91cm, 6 점, 추정가 USD 102,537-153,806, 낙찰가 USD 462,381, 2008, 크리스티 홍콩 경매) 등이 있다. 또한 올해 5월에 열린 크리스티 홍콩 세일에서는 그의 녹색 먼로의 알루미늄 작업이 낮은 추정가의 3배 높은 가격에 낙찰되기도 하였다. (Monroe in Green,122 x 244 cm, 알루미늄에 유화, 추정가 64,403-103,044 USD, 낙찰가 USD 189,345)
1955년 충청북도 영동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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